[김형태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극적인 연장 끝내기 승리로 와일드카드를 손에 넣고 준플레이오프로 올라섰다.
넥센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2015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11회말 상대 끝내기 실책으로 천금의 결승점을 얻어 5-4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1승만 올려도 와일드카드를 따내는 유리한 입장이었던 정규시즌 4위 넥센은 한 경기로 SK와 승부를 마무리짓고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이스와 만나게 됐다.
어렵게 5위 자리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 무대에 턱걸이했던 SK는 한 경기 맛만 보는 것으로 가을야구를 접고 시즌 일정을 마감했다. 11회초 한 점을 내 눈앞에 왔던 승리를 11회말 끝내기 실책까지 나오며 2실점하고 져 허탈감이 컸다.
3-3으로 맞선 채 접어든 연장전. 11회 공방에서 두 팀 모두 실책 때문에 웃다 울고, 울다 웃었다.
11회초 SK가 선두타자 정상호의 안타 등으로 2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최정 타석 때 넥센 포수 박동원의 패스트볼이 나오면서 SK가 4-3으로 앞섰다. 앞선 1사 1, 2루에서 대타 박재상의 2루수 정면 땅볼 타구 때 넥센은 유격수 김하성의 1루 원바운드 송구로 병살을 놓친 것이 실점으로 이어진 셈이었다.
하지만 넥센도 11회말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기어이 다시 뒤집었다. 1사 후 김민성과 스나이더가 연속 2루타를 쳐 동점을 만들면서 분위기는 다시 넥센 쪽으로 넘어왔다. 계속해서 2사 만루 찬스를 이어간 넥센은 윤석민이 SK 7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한 박정배의 공을 받아쳤으나 내야에 높이 뜨고 말았다. 다소 애매한 위치의 플라이볼이었지만 SK 유격수 김성현이 쫓아와 글러브에 담는가 했다. 하지만 글러브를 튕긴 공이 그라운드로 떨어졌고, 3루에 있던 스나이더가 홈을 밟음으로써 경기는 극적이면서도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초단기전답게 총력전으로 맞선 두 팀이었고 경기 내용도 끝까지 접전이었다.
1회말 넥센이 SK 선발 김광현의 제구 난조를 틈타 선제점을 올렸다. 1사 후 고종욱이 볼넷 출루해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흔들린 김광현은 이택근과 박병호에게도 연속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넥센은 유한준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가볍게 한 점을 선취했다. 이후 김민성이 또 볼넷을 골라 2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지만 박헌도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먼저 1점을 내준 SK는 제대로 반격을 못했다, 넥센 선발 밴헤켄의 구위에 눌린 탓이다. 넥센은 2, 3, 4회 매이닝 안타 하나씩을 때려냈지만 후속타가 이어지지 않아 달아나는 점수를 뽑지 못했다.
잠잠하던 SK의 공격력에 불을 붙이며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이 브라운의 홈런 한 방이었다. 브라운은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밴헤켄의 2구째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밴헤켄의 이날 경기 첫 피안타가 동점 홈런이 된 것.
이어 박정권이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 엮어낸 2사 3루 기회에서 나주환이 좌중간 쪽으로 득점타를 날렸다. 이 때 넥센 좌익수 박헌도가 무리하게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공을 뒤로 빠트려 단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를 3루타로 만들어줬다. 넥센은 운도 따르지 않았다. 3루까지 뛴 나주환을 잡기 위해 중계된 송구가 주자에 맞고 옆으로 빠졌고, 그 사이 나주환은 홈까지 밟았다. 순식간에 3-1로 역전이 되는 순간이었다.
넥센도 그냥 물러설 리가 없었다. 7회말 SK 두번째 투수 켈리를 상대로 2점을 뽑아 동점 추격을 했다. 1사 후 서건창이 볼넷 출루하자 곧바로 고종욱이 우중간을 꿰뚫는 3루타를 날려 서건창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이택근의 1루 땅볼 때 고종욱이 홈인해 3-3,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으며 연장 승부를 불렀다.
양 팀은 마운드에 정예 투수들을 쏟아부었다. 일단 선발 투수들은 각자 제 몫은 해냈다.
김광현은 1회초 볼넷을 4개나 내주며 선취점을 내주는 등 출발이 불안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더 이상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갈수록 구위도 좋아져 5회까지 3피안타 4볼넷 1실점으로 막아냈다.
밴헤켄은 4회까지 사사구 2개만 내주고 거의 완벽하게 SK 타선을 봉쇄했다. 하지만 5회 브라운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뒤 흔들리면서 장타를 잇따라 맞았고, 수비 도움도 받지 못해 역전 점수를 내준 것이 아쉬웠다. 6.2이닝 7피안타(1홈런) 3사사구 3실점(2자책)한 밴헤켄은 삼진을 9개나 잡아냈다.
김광현 강판 이후 SK는 선발 요원인 켈리(3이닝 2실점)를 이어던지게 했고 전유수(0.2이닝) 정우람(1.2이닝 2실점 1자책) 윤길현(0.1이닝) 신재웅(0이닝) 박정배(0이닝) 등 불펜진을 줄줄이 마운드에 올렸다. 켈리가 동점 허용을 한 것, 정우람이 11회말 리드를 지켜내며 경기를 끝내주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넥센은 밴헤켄에 이어 손승락(0.1이닝) 조상우(3이닝) 한현희(1이닝 1실점)를 구원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현희는 11회초 1실점하고 팀 타선의 역전 끝내기 승리 덕분에 머쓱한 승리투수가 됐다.
조이뉴스24 목동=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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