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종윤(롯데 자이언츠)에게 지난해는 잊고 싶은 기억이 더 많다.
시즌 출발은 상당히 좋았다. 롯데는 kt 위즈와 치른 홈 개막전에서 신생팀의 패기에 눌려 끌려갔다. 그러나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다. 박종윤의 역전 3점포에 힘입어서다.
호사다마랄까. 박종윤이 극적인 승리의 주역이 된 것까지는 좋았다. 박종윤은 당시 첫 타석에서 자신의 타구에 맞는 바람에 다쳤다. 오른발등 안쪽 부위에 강하게 충격이 왔다.
통증을 참고 뛰었는데 경기 후 검진 결과 미세골절 진단이 나왔다. 그는 부상 회복과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당초 예상보다 일찍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하지만 후유증이 있었다. 통증이 계속 남아있는 채로 경기에 나서다보니 일단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타격시 디딤발이 되는 오른쪽 발에 문제가 있어 안정된 타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공을 맞히기 급급했고 유인구에도 쉽게 배트가 나갔다.
박종윤은 2014시즌에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3할타자가 됐다. 그는 123경기에 나서 타율 3할9리(440타수 136안타)를 기록했다.
'거포'들이 주로 맡는 1루수 수비를 보면서 홈런과 타점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박종윤도 그동안 멀게만 보이고 때론 아쉽게 놓친 3할 타율을 드디어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1년 뒤인 2015시즌 받은 성적표는 다시 제자리다. 지난 시즌 부상 탓에 98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은 2할5푼5리(314타수 80안타)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결장 경기가 많아 타점 수가 확 줄었다.
결과적으로 박종윤은 복귀를 너무 서둘렀다. 지난 시즌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해도 코칭스태프의 조급한 마음이 낳은 좋지 않은 사례가 되버렸다.
박종윤은 정규시즌 종료 후 대만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 캠프에 참가했다. 이종운 전 감독에 이어 새로 팀 지휘봉을 잡은 조원우 감독이 선수단과 함께 한 첫 공식일정이었다.
지난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구단 시무식 후 만난 박종윤은 한창 시즌을 치를 때와 체형이 비슷했다. 마무리 캠프부터 시작한 운동을 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통증은 없다"며 "부상에서는 말끔히 회복됐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박종윤에게도 올 시즌은 중요하다.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그는 "다시 3할 타율을 꼭 달성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그는 자신을 향한 팬들의 질책과 비난도 잘 알고 있다. 다른 팀 주전 1루수들과 견줘 떨어지는 장타력과 출루율 때문이다.
박종윤은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정말 보탬이 되겠다"며 "그 다음이 개인 성적"이라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개인성적이란 앞서 얘기한 3할 타율 재입성이다. 1루수 수비력은 KBO리그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타석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증명해야 한다.
조 감독의 신뢰는 자신감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박종윤은 "마무리 캠프에서 감독님께서 '걱정하지 말고 운동에만 집중하라'고 하셨다"며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준비를 잘 할 것이다. 나 또한 시즌 개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고 기대를 높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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