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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넘쳤던 서울E 레니 감독, '신중 모드'로 변신


승격 실패 후 겸손, 수비 보강에 상대팀 실력 존중 등 자세 전환

[이성필기자] 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 처음 참가한 신생팀 서울 이랜드FC(이하 서울E)는 1996년 수원 삼성 이후 프로축구에 뛰어든 기업구단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관심이 집중됐다. 서울E는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홈으로 쓰면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넘치는 자신감이었다. 경험이 없는 막내팀이었지만 마틴 레니 감독은 창단 첫 해 클래식 승격을 이루겠다고 수없이 강조했다. 충분히 승격 가능하다는 시나리오까지 있었다.

서울E의 지난해 최종 성적은 4위였다. 승격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수원FC와 3-3으로 비겼지만 무승부시 상위 팀이 PO에 오른다는 규정에 따라 승격 꿈을 접어야 했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서울E의 레니 감독은 챌린지의 환경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차분하게 움직이는 방향으로 자세를 고쳐 잡은 것으로 보인다. 경상남도 남해 전지훈련에서 만난 레니 감독은 지난해 챌린지 경험을 돌아보고 올해 구상을 밝혔다.

레니 감독은 팀의 수비진을 정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공격에 대해서는 "상위권 팀들의 수준 차이가 거의 없다. 그렇지만 (특정 선수에 의해) 차이는 발생한다. 지난해의 경우 아드리아노(당시 대전 시티즌), 조나탄(당시 대구FC) 같은 선수가 있는 팀은 훨씬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서울E는 이번 오프시즌에 이규로, 김동철 등 클래식 경험이 있는 수비수들을 대거 수혈했다. 레니 감독은 "수비가 정말 중요하다. 지난해 신생팀이라 팬들의 재미를 높이는 축구를 했지만, 수비가 아쉬웠다. 그래서 올해 전지훈련에는 수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지훈련 연습경기 3승 2무(8득점 1실점)의 성적을 내면서 일단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레니 감독은 "물론 수비도 중요하지만, 공격도 계속 해야 한다. 공격적으로, 재미가 있는 축구를 할 것이다"라며 기존의 스타일을 기본으로 수비 비중은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들의 이름값을 보고 영입하는 데 열을 올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실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영입이 이뤄졌다. 조원희 등 노장급을 빨리 정리한 것도 명성에 기대지 않기 위함이다. 레니 감독은 "훈련에서 선수가 보여주는 모습에 관심을 두고 있다. 팀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5골을 넣었던 벨루소를 강원FC에서 영입해 주민규, 타라바이 등 기존 공격 자원에 힘을 보탠 것이 그런 예다.

상대팀들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도 보였다. 올 시즌 승격 경쟁팀 전망에 대해 "대구가 지난해 우승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에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 아쉬움을 지우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것 같다. 부천FC 1995도 지난해 싸워보니 더 강한 팀이 될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자가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레니 감독은 "서울E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팬도 있고 유스나 스카우트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좋은 축구를 해보려고 한다"라고 얘기했다.

선수들에게는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승격에 대한 선수들의 간절한 마음을 안다. 그렇지만 (승격은)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 우리팀은 젊어서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남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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