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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여 안녕~' 은퇴 이경수와 '3841'


KB손해보험 홈 최종전서 이경수 공식 은퇴식, 팬들에게 감사 인사

[류한준기자] 승패는 상관 없었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 팬들은 2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에 앞서 한 선수의 이름을 계속 외쳤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허리 부상이 악화돼 은퇴를 결정한 이경수가 정든 홈코트를 찾았기 때문이다. 이경수는 이날 대한항공과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이경수는 팀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오진 않았다. 대신 체육관을 찾은 많은 팬들이 이경수의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이경수는 경기 전 선수들이 유니폼 위에 입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코트에 등장했다. 경기 시작에 앞서 기념 시구(서브)를 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서브를 시도했던, 익숙했던 자리다.

이경수의 시구가 끝나자 소속팀 후배들과 원정팀 대한항공 선수들도 박수를 보냈다. 체육관을 찾은 KB손해보험 팬들도 다시 한 번 박수와 함성으로 떠나는 이경수를 격려했다.

그는 한양대 재학시절부터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대형 레프트 자원으로 꼽혔고 V리그 출범 이전 실업시절 각 팀의 영입경쟁은 치열했다. 드래프트 파동도 거쳤고 자유영입으로 그를 데려온 LG화재(현 KB손해보험)는 다른 팀들이 이경수의 선수 자격을 문제 삼자 슈퍼리그 불참이란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경수는 이런 파동을 겪으며 한동안 무적선수로 지냈다. 약 20개월 동안 소속팀 없이 대한배구협회 등록선수로 국제대회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등 '코트의 미아' 신세를 경험했다.

그는 법원 중재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LG화재 유니폼을 입고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이후 V리그가 출범한 뒤 이경수는 소속팀과 프로배구를 대표하는 간판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경수는 팀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LG화재는 LIG손해보험을 거쳐 KB손해보험으로 간판을 바꿔달았지만 V리그 출범 후 늘 하위권에 있었다. 다크호스로 꼽히기도 했고 매번 '올 시즌은 달라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포스트시즌과 인연이 없었다.

이경수는 2005-06시즌과 2010-11시즌 이렇게 두 차례 '봄배구' 무대에 나갔을 뿐이다. '비운의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그러나 이경수는 V리그 역사에서 뚜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그는 남녀부 통틀어 첫 번째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이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기준 기록인 개인 첫 3천 득점도 가장 먼저 돌파했다. 이경수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3천841점을 올렸다. 현재까지 남자부 통산 최다 득점기록이다.

KB손해보험 구단은 이 기록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유니폼도 제작했다. 이경수가 V리그에서 뛰는 동안 올린 총 득점이 등번호로 새겨진 레플리카 저지가 홈팬들에게 선을 보였다.

이경수에 이어 통산 득점 2위 자리에는 팀 동료이자 후배 김요한이 올라있다. 김요한은 지난 25일 치른 OK저축은행전까지 3천660점을 기록했다. 3위는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인 박철우(삼성화재)로 3천648점이다.

박철우는 2016-17시즌 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요한과 박철우 모두 다음 시즌에는 이경수의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조이뉴스24 구미=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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