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선발투수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역시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실점을 하더라도 선발투수가 최대한 이닝을 끌어주면 팀의 경기운영이 무척 수월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장원준(31, 두산 베어스)은 거의 모든 지도자들이 탐내는 투수다. 던졌다 하면 기본 6이닝을 책임져준다. 경기 내내 완벽한 투구를 펼치는 건 아니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팀에 승리 기회를 안겨준다. 다른 말로 하면 '퀄리티스타트(QS) 머신'이다.
실제로 장원준과 QS는 떼놓기 어렵다. 그가 등판하면 기본 6이닝을 소화한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전날까지 10차례 마운드를 밟아 7번 QS를 기록했다. 6이닝 이상 8번에 5.2이닝 투구가 한 번 있다. 5회를 마치지 못하고 강판된 적이 전혀 없다. 무실점 기록은 지난 4월24일 잠실 한화전(6.1이닝 무실점) 한 번 뿐이지만 최다 실점도 4점에 그쳤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예측이 가능한 결과를 내준다. 올 시즌 두산의 활화산 같은 타격이 뒷받침되면서 어렵지 않게 승리를 챙기고 있다. 6일까지 특급이라고는 볼 수 없는 평균자책점 3.73에 시즌 7승(2패)을 기록한 주요인이다.
장원준의 꾸준한 피칭은 7일에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경기에서 장원준은 6.2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 탈삼진 6개에 볼넷 4개의 성적. 투구수는 118개로 꽤 많았다. 직전 등판인 지난달 31일 창원 NC전(124구)에 이어 시즌 2번째 최다 투구였다.
NC전에서 많이 던진 탓에 그는 6일을 푹 쉬고 예정보다 이틀 늦은 이날 경기에 나섰다. 오랜만의 등판이어서인지 초반엔 투구감을 찾는데 다소 애를 먹었다. 초반 투구수가 급격히 불어나며 다소 고전했다.
하지만 큰 고비는 없었다. 1회말 1사 후 이대형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마르테와 박경수, 힘있는 두 오른손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에는 제구 난조로 볼넷 2개를 허용했지만 2사 1,2루에서 배병옥을 역시 삼진처리하고 끝냈다. 3회와 4회에도 사사구 한 개씩을 허용했지만 역시 무사히 수비를 마쳤다. 이 사이 두산 타선은 4회 4점, 5회 1점을 내면서 장원준을 측면에서 지원했다.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펼친 장원준은 7-0으로 승부가 기운 7회 처음이자 마지막 실점을 기록했다. 김선민을 볼넷, 박기혁을 우전안타로 내보낸 뒤 폭투로 득점권에 몰렸다. 무사 2,3루에서 이해창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는 순간 김선민의 득점을 지켜봤다. 그는 다음 타자 배병옥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투구수가 한계를 초과하자 우완 윤명준으로 교체됐다. 윤명준이 오정복을 2루땅볼로 잡으면서 추가 실점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결국 두산이 9-1로 승리하면서 장원준은 8승째를 어려움 없이 챙겼다. 신재영(넥센) 등과 함께 다승 공동 1위로 부상했다. 지난해까지 6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장원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올해에도 그저 10승을 거두는 게 최우선 목표다.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면 나머지 성적도 어느 정도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7월 올스타 휴식기를 맞기도 전에 장원준은 일찌감치 목표를 이룰 기세다.
조이뉴스24 수원=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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