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군팀 상주 상무가 소리소문없이 순위를 끌어 올리더니 4위까지 올라섰다.
상주는 19라운드 성남FC전에서 3-2로 승리하면서 승점 29점으로 4위가 됐다. 2위 FC서울(31점)과는 승점 2점차에 불과하다.
상주의 공격력은 불을 뿜고 있다. 득점 부문에서도 1위(37득점)를 달리고 있다. FC서울(35득점)과 전북 현대(34득점) 등 공격적인 성향의 팀을 뒤로 밀어버리는 놀라운 능력을 과시 중이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상주의 선전은 놀라운 일이다. 승강제 도입 후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면서 클래식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런데 올해는 챌린지(2부리그) 강등권 플레이오프권인 11위 전남 드래곤즈(18점)에 11점 차이나 난다. 자동 강등인 12위 수원FC(13점)에는 16점 차이다. 연패하지 않는다면 하위권으로 쉽게 미끄러지지 않고 잔류 희망을 볼 수 있다. 최근 경기만 봐도 FC서울, 성남 등 쉽지 않은 팀을 이기는 등 힘을 보여주고 있다.
조진호 감독은 "욕심이 생긴다. 병장들이 전역하기 전까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고 싶은 목표가 있다"라며 오는 9월 주력 선수들이 원소속팀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최대한 승수를 쌓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상주의 돌풍에는 주전으로 나서는 대다수가 공격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가대표급 풀백 이용과 박진포가 측면에서 활발한 오버래핑을 해주면 중앙에서 박기동이나 박준태가 해결해준다. 중앙에서 끊겨도 '황볼트'로 불리는 황일수가 치고 들어가 슈팅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시즌 중간에 합류한 신진호와 김성준이 나눠서 패스를 연결해주고 김성환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상대 공격을 차단한다. 조커들도 화려하다. 임상협, 조영철, 한지호 등 공격 전개 능력이 좋은 자원들이 언제든지 골을 넣을 준비를 마쳤다.
상주를 상대했던 한 구단의 수석코치는 "솔직히 상주의 선수 구성을 보면 국가대표급이다. 특히 측면 자원들의 능력이 뛰어나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니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의 공격적인 성향도 상주의 상승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B코치는 "조 감독은 대전 시티즌 시절에 이루지 못했던 축구를 상주에서 다 보여주고 있다. 상주가 성적 부담이 다른 구단보다는 적은 것이 사실 아니냐. 공격적인 선수 구성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평가했다.
상주는 최대한 승점을 벌어야 한다. 9월 이용, 박기동, 박준태 등 다수의 자원이 전역하면 팀이 하향세를 탈 수 있다. 조 감독도 이 점을 알고 8월까지는 이기는 축구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상주 경기를 자주 찾아 보면서 선수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이정협이 상주를 통해 국가대표로 발돋움한 사례는 상주에 대한 생각을 바꿔 놓았다.
올해도 이용이 지난 6월 유럽 평가전을 통해 부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박기동, 신진호 등 과거 대표팀에 한 번이라도 승선했던 자원들이 대표팀 복귀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는 후문이다. 조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이 자주 상주 경기를 관전했으면 좋겠다"며 더 많은 관심을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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