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운이야 7월달로 다 했지.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49세 생일을 맞아 4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를 앞둔 14일 잠실구장. 1루 덕아웃에 모인 취재진을 상대로 김 감독은 1위 수성의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선수들을 무리시키지는 않겠지만 상대에 관계 없이 어떤 경기이든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굳은 각오를 나타냈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다가 막판에 2위를 하면 참 아쉽겠다"는 말에 그는 "그것처럼 허무한 게 또 있겠느냐"며 정규시즌 우승 외에는 어떤 것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최근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있지만 두산은 전날까지 3연승 가도를 달렸다.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하며 시즌 최악의 위기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김 감독은 "어차피 좋았던 운은 7월달로 다 했다"며 "이제는 무조건 이기는 것 밖에 없다"고 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다. 김 감독은 마무리 이현승이 빠진 자리를 윤명준과 김성배 더블클로저 체제로 운용할 계획이다. 오른손 타자 에반스의 자리는 1루와 2루 수비를 모두 볼 수 있는 고영민을 승격시켜 메우기로 했다. 선수의 이름값이란 측면에선 비중 차이가 적지 않지만 가진 자원을 총 동원해 사력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이날 경기 전 두산 선수단은 김 감독을 위해 생일 케이크와 조그마한 선물을 마련했다. 김 감독은 "케이크는 상관 없다. 같이 마련해준 자그마한 뭔가가 하나 있는데, 그게 뭔지 정말 궁금하다"며 알듯 모를듯한 미소를 지었다. "고액 연봉 선수도 많은데 봉투 안에 감사 편지만 달랑 써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취재진의 우려(?)에도 그는 "글쎄 정말 궁금하고 기대된다"며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프로필상 1967년 9월12일 생이지만 그는 이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 생일을 치른다. 그는 "어려서 리틀야구부에 가입하려고 하는데 나이가 미달했다. 그러자 아버지가 야구를 해야 한다며 생일을 바꿔서 가입시켜주시더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남다른 관심 속에 야구 선수로 성장했고, 프로 감독을 맡아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일구어냈다. 올해에는 시즌 초부터 선두를 독주하면서 부임 첫 두 해 연속 우승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이 한창 힘들 때이지만 벼텨야 한다. 어차피 좋았던 운은 7월로 다 끝났다. 이제는 매 경기 사력을 다해 이기는 수밖에 없다"며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김 감독의 뜻이 전해졌는지 두산 선수들은 이날 경기를 깔끔하게 승리하고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피말리는 순위싸움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김 감독으로선 그 어떤 것보다 기쁘고 반가운 선물이었을 것이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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