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평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야구 감독은 누구나 선망하는 최고의 자리로 꼽히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져야 하는 위치다.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올 시즌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할 시간이다.
과연 누가 살아남고, 누가 떠날지 야구계에서는 벌써부터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올 시즌 뒤 계약이 만료되는 감독은 모두 5명. 조범현 kt 위즈 감독. 김용희 SK 와이번스 감독,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다. 이 가운데 시즌 중반 일찌감치 3년 재계약이 확정된 김태형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운명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김경문 감독의 입지는 안정적이라는 평이 많다. 구단의 돈독한 신임 속에 창단 5년 째인 팀을 단숨에 리그의 강호로 끌어올린 '빌딩' 능력이 최대 강점. 다만 구단이 지난 겨울 3루수 박석민을 4년 96억원이란 거액에 영입할 만큼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강력히 도전장을 내민 상태여서 포스트시즌 결과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NC의 색깔과 캐릭터를 확실하게 잡은 점, 구단이 사령탑을 교체할 뚜렷한 명분과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김 감독의 잔류를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류중일 감독의 경우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에 2011∼2014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성과가 뚜렷하다. 올 시즌 삼성이 하위권으로 추락한 책임이 있지만 주전들의 줄부상, 팀의 '뼈대'인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가 맞물리면서 '동정론'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아무리 저비용 고효율과 성과 제일주의를 지향하는 제일기획이 모기업이라 하더라도 이런 현실을 외면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까지 삼성 측의 공식 반응은 "시즌이 끝난 뒤 평가에 들어간다. 아직 결정은 나지 않았다"는 원론적인 수준이다.
반면 김용희 감독과 조범현 감독의 경우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SK는 우승에 도전한 지난해 5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허망하게 패해 탈락했다. 올 시즌에는 시즌 막판 가장 중요한 시기에 충격의 9연패를 당하면서 가을 야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구단 안팎에서는 김용희 감독에 대해 "경기를 풀어가는 디테일이 다소 약한 편이었다. 당초 기대치에는 크게 못미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크게 반전되지 않는한 재계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조범현 감독의 거취도 아직 미지수다. 지난 2년간 신생팀을 맡아 최선을 다했지만 2년 연속 최하위라는 결과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선수단 내에서 불거진 각종 사고와 잡음으로 구단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점도 악재로 꼽힌다. 감독 한 명이 성인인 프로 선수 수십 명을 일일이 통제할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팀의 최고 지도자가 결과 및 조직내 사고의 최종 책임자'라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룹의 결정을 기다려 봐야 한다.
계약기간은 1년 남아 있지만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인물이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다. 지난해 부임한 그는 '팀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던 부임 당시 기대와 달리 끝없는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경기 운영 및 전략 등에서 야구계 안팎의 비판을 크게 받은데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모그룹 한화가 공들여 '모셔온' 지도자라는 점, 전통적으로 한화는 감독의 계약기간을 철저히 준수해주는 편이라는 점에서 다음 시즌 한 번 더 기회를 잡을 공산이 크다.
기존 감독들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후임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하다. 특히 지난 2012∼2013년 두산 베어스에서 덕장의 면모를 보여준 김진욱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등 몇몇 인물의 이름이 야구계에선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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