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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롯데 조원우 감독 "김상호·김준태 등은 수확"


FA·외국인선수 재계약 여부 등 오프시즌 과제 많아…'방향성' 중요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제자리 걸음.'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 정규리그 일정을 마쳤다.

롯데는 시즌 개막전과 최종전을 모두 이겼다. 그 두 경기 상대는 공교롭게도 모두 넥센이었다. 하지만 시즌 종료 시점 두 팀이 처한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

넥센은 3위로 일찌감치 준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간 반면 롯데는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넥센과 마지막 경기에서 8-5로 승리를 거둬 롯데의 시즌 최종 순위는 8위(66승 78패)다.

그나마 삼성 라이온즈(65승 1무 78패)를 제치고 9위를 면했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손에 쥔 성적표는 실망스러울 뿐이다. 두 시즌 연속 8위로 제자리에 머물렀다. 거둔 승수도 66승으로 같다.

이종운 전 감독에 이어 조원우 감독까지 2년 연속 초보 사령탑에게 지휘봉을 맡겼으나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롯데는 5강 후보로 꼽혔다. 각 방송사 해설위원과 야구 관계자 그리고 여러 매체들은 '충분히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자유계약선수(FA) 손승락과 윤길현 영입으로 팀의 약점이던 마무리와 불펜을 보강했다. 지난 시즌 맹활약을 보여준 외국인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했다. 전력 누수보다는 플러스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기대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월간승률에서 단 한 번도 5할을 넘지 못했다. 송승준이 부상으로 일찌감치 선발로테이션에서 빠지는 바람에 중간계투진까지 삐걱댔다. 외국인선수 활약도 지난해와 견줘 뚝 떨어졌다.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꾸준히 등판했으나 기대만큼 던져주지 못했고, 도핑에 적발돼 팀을 떠난 짐 아두치를 대신해 영입한 저스틴 맥스웰도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송승준 뿐 아니라 오승택, 그리고 팀 전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황재균, 강민호도 줄줄이 부상에 시달렸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연달아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반짝할 때가 있었으나 이내 연패에 빠지며 순위경쟁에서 밀려났다. 두 차례 실시한 트레이드 효과도 적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다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자 조원우 감독의 경기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초보 사령탑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른 것이다.

그래도 미래의 희망을 엿보게 하며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있다. 롯데도 팀 성적을 떠나 세대교체를 준비해야 한다. 이는 어떤 팀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부분에서 조 감독은 "투수와 야수에서 그런 역할을 한 선수가 있다"고 했다.

조 감독은 "마운드에서는 박세웅 박진형 박시영이, 야수쪽에서는 김준태와 김상호"라고 얘기했다. 박세웅은 시즌 후반 들어 승리와 한 번도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다. 27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해 139이닝을 소화했다. 7승 12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내년 시즌을 더 기대할 수 있다.

박진형과 박시영은 감초 역할을 잘 해줬다. 박진형은 선발, 중간을 오가며 39경기에 등판했다. 6승 2패 3홀드를 기록했다. 프로 입단 연차로 따지면 중고참 급에 속한 박시영도 기회를 잡았다. 그는 42경기에 나와 2승 1패 3홀드를 기록했다. 조 감독은 "김원중도 내년 충분히 기대를 걸 수 있다"며 "1군에 몇 경기 등판하지 않았지만 구위가 시즌 초반과 비교해 좋아졌다"고 했다.

야수들 가운데서는 김준태와 김상호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준태는 시즌 최종전에서 맹활약하며 인상적인 시즌 마무리를 했다. 포수 겸 9번타자로 선발출전해 시즌 2호 솔로포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조 감독은 "(김)준태의 경우 시즌 초반에는 반신반의한 부분도 있었지만 제 역할을 잘 해줬다"고 평가했다. 김준태는 '안방마님' 강민호의 백업 노릇을 맡으며 6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5리(120타수 33안타) 2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김상호는 퓨처스(2군)를 통해 두각을 나타낸 재목이다. 그는 퓨처스에서 5할대에 가까운 맹타를 선보이다 1군에 콜업된 뒤 박종윤을 대신해 올 시즌 롯데 1루수 주전 자리를 꿰찼다.

김상호는 11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366타스 106안타) 7홈런 56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등 장타 생산력은 아직 모자라지만 향후 거포로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보였다. 조 감독은 "주전 경쟁에 자극제를 준 선수들"이라고 덧붙였다.

시즌은 끝났다. 하지만 롯데 선수단과 조 감독은 쉴 틈이 없다. 당장 마무리훈련 계획도 세워야 하고 황재균 등 자유계약선수(FA)에 대한 대비도 마련해야 한다. 황재균이 팀 잔류를 선택한다면 걱정할 일이 없겠지만 해외진출을 하거나 KBO리그 타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당장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

조 감독은 올 시즌 세밀한 야구를 선언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구단도 갈팡질팡했다. 당장 '가을야구'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지도, 그렇다고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지도 않았다. 어정쩡하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하다가 모두 놓친 셈이 됐다. 계약기간 2년에 롯데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에게 이제 1년이라는 시간만 남았다. 팀의 '방향성'을 어디에 두느냐가 오프시즌 롯데와 조 감독에게 가장 큰 과제가 됐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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