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난달 24일 미국으로 건너간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와 관계자들 앞에 선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서다.
황재균은 오는 22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어필한다. 황재균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해외진출에 걸림돌은 없다. 일단 쇼케이스 자리에서 갖고 있는 기량을 발휘할 일만 남았다.
황재균은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뛰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타율(3할3푼5리) 홈런(27개) 타점(113개)뿐 아니라 장타율과 출루율도 각각 5할7푼과 3할9푼4리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지난 2007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이후 최고 성적이다.
롯데 선수로는 지난해 짐 아두치에 이어 두 번째, 토종선수로는 팀 첫 번째로 '20-20 클럽'(27홈런, 25도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황재균은 KBO리그에서 홈런을 펑펑 쏘아올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던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나 강정호(피츠버그)처럼 장거리 타자는 아니다. 개인 기록에서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나 관계자가 관심을 두고 지켜볼 만한 기록이 있다.
바로 삼진 숫자다. 황재균은 지난 시즌 종료 후에도 메이저리그를 노크했다. 팀 동료 손아섭과 함께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에 나섰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순 없었다. 그는 포스팅에서 메이저리그 팀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쓴약을 들이킨 셈이 됐다. FA 자격을 얻는 올 시즌 황재균은 누구보다 열심히 타석에서 배트를 휘두르고 뛰었다. 3루수 수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황재균은 정규시즌 일정을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공개적으로 해외진출을 선언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셈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현지 스카우팅 리포트는 황재균에 대해 "3루수로 어깨가 좋고 타석에서 빠른 공에 강점을 보인다. 하지만 지나치게 삼진이 많다"고 평가했다.
황재균은 지난 시즌 534타수를 기록하는 동안 122개의 삼진을 당했다. 올 시즌은 달랐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과 견줘 출장 경기수가 줄어들었지만 498타수를 기록하는 동안 66개의 삼진에 그쳤다. 반면 안타와 홈런은 늘었다. 1개 차이지만 볼넷도 더 얻어냈다.
올 시즌 KBO리그 전체를 살펴봐도 타격 10걸 안에 든 선수 중 황재균은 최소 삼진 3위에 해당한다. 장타율 10위 안에 든 선수들 중에서는 황재균의 삼진 숫자가 가장 적다.
삼진을 당하는 횟수가 줄어든 데는 백스윙 동작이 크지 않고 간결해졌다는 평가가 따른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지난 시즌과 비교해 좀 더 나아졌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또한 상대투수가 좌완이든 우완이든 언더핸드든 가리지 않고 모두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한 부분도 황재균에게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는 올 시즌 우완 상대 3할3푼8리, 좌완 3할1푼1리, 언더 및 사이드암 3할6푼5리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황재균의 진로가 결정되는 시간은 좀 더 뒤로 밀릴 수 있다. 쇼케이스를 마친 뒤 바로 해외진출 여부가 가려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오는 12월 초 예정됐기 때문이다. 쇼케이스에서 구단 스카우트 및 관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해도 협상 과정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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