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올해도 많은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그 결실을 맺을 시기가 왔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지상파 3사의 '2016 연기대상' 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히트작이 많았던 KBS와 SBS에 비해 MBC 드라마는 암울했다. 시청률이나 화제성을 봤을 때 크게 성공한 대박 드라마가 사라졌다.
그나마 'W''가 작품성 면에서 인정 받으며 인기를 얻었고,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과 '결혼계약', 이병훈 감독의 '옥중화'가 체면치레를 했다. 기대작으로 내밀었던 '화려한 유혹'과 '몬스터' '불야성' 등이 아쉬운 성적을 냈고, '쇼핑왕 루이' 등은 호평 받았지만 시청률이 아쉽다.
'2016 MBC연기대상' 시상식의 대상은 100% 시청자 문자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MBC는 2014년부터 대상을 시청자 문자 투표로 선정해왔다. 이에 따라 2014년에는 '왔다! 장보리'의 배우 이유리, 2015년에는 '킬미, 힐미'의 배우 지성이 각각 대상 트로피를 차지한 바 있다.
대상 후보가 넘쳐 고민이 많은 다른 방송사와 달리 MBC는 대상 후보군이 적어 혹은 독보적인 배우가 없어 선택이 더 어렵게 됐다. MBC 대상은 누가 품게 될까.
◇'W' 이종석-한효주, 맥락 있는 연기 빛났다
'W'는 기존 한국 드라마의 문법을 '맥락 있게' 벗어났다. 예측불허 전개와 파격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쫄깃하게 만들었고, 마지막회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첫회 이후 수목극 1위를 꿰차며 작품성 뿐만 아니라 시청률도 다 잡았다.
'W'에서 호연을 펼친 이종석과 한효주는 MBC의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들이다.
이종석은 웹툰을 찢고 나온 완벽한 비주얼부터 강철과 높은 케미를 자랑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부터 로맨스남까지 폭넓은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이끌었다. 'W'로 생애 첫 대상을 품게 될지 주목되는 부분. 특히 시청자 투표로 대상이 선정되는 만큼, 많은 팬을 확보한 이종석이 유리한 고지에 섰다는 평이다.
한효주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대중성을 다 갖춘 배우임을 입증했다.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은 물론 극 후반부 연인과 아버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복잡한 심리까지 다채롭게 표현했다. 한효주가 수상하게 되면 2010년 '동이' 이후 7년 만의 MBC 연기대상 수상자가 된다.
◇'가화만사성' 김소연, 명불허전 연기력
연기력으로만 놓고 봤을 때 김소연은 대상 후보 1순위에 꼽힌다.
김소연은 지난 8월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에서 중식당 가화만사성의 창업자 봉삼봉(김영철)의 맏딸 봉해령 역을 맡았다. 아들을 잃은 엄마였고, 시모의 모진 구박을 듣는 며느리였으며, 남편의 불륜과 이혼으로 힘들어하는 아내였다. 새롭게 시작한 사랑은 알고보니 아들의 죽음과 연관된 '악연'이었고, 시한부 삶을 사는 남편은 그녀에게 손을 내민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품고 있는 봉해령에 설득력을 부여한건 김소연이었다. 진부하고 뻔한 삼각관계를 눈물 쏟아지는 절절한 멜로로 바꾸는 힘도 김소연에게서 나왔다. 김소연이 등장하면 '가화만사성'은 가족극에서 멜로로 바뀌었다. 새로운 사랑과 전 남편과의 삼각관계는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기보다 되려 응원이 쏟아졌을 만큼 김소연의 연기는 훌륭했다.
김소연은 앞서 통합 드라마 시상식이었던 '제9회 코리아드라마어워즈'에서 '동네 변호사 조들호' 박신양, '닥터스' 김래원, '태양의 후예' 송중기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생애 첫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쇼핑왕루이' 서인국, 역주행 신드롬의 주인공
'쇼핑왕 루이'는 서인국이 만든 기적의 로맨스였다. '최약체'라는 평가를 딛고 역주행으로 수목극 1위를 만들어냈다. 강력한 '흥행 무기' 대신 오롯이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만으로 일궈낸 반전이었다.
교통사고 후 기억상실에 걸린 남자 주인공. 어찌보면 흔한 상황 설정이었지만 캐릭터의 결은 180도 달랐다. 쇼핑이 취미인 럭셔리 도련님에서 하루아침에 꽃거지가 된 루이는 세상 물정 모르는 남자. 행동 하나하나가 웃음을 자아내는 사랑스러운 남주였다. 무엇보다 서인국의 로맨틱한 눈빛과 디테일한 감정선이 더해지며 여심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서인국을 대상 후보로 놓기에는 아직까지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 그러나 드라마 '쇼핑왕 루이'처럼 서인국의 반전 수상 가능성도 존재한다. 드라마가 하반기에 방영된 만큼 종영 여운이 남아있는 데다 시청자 투표 또한 서인국에 마냥 불리하지만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옥중화' 진세연, 이병훈 감독 또 대상 연기자 배출할까
연기대상 후보에 '옥중화'의 진세연도 배제할 수 없다.
'옥중화'는 '대장금', '허준', '동이' '마의' 등을 연출한 사극 거장 이병훈 감독의 신작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출발한 작품. 이병훈 감독은 '대장금' 이영애와 '동이' 한효주에 이은 여성 히로인으로 진세연을 택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병훈 감독의 명성에 비하면 연출과 스토리도 아쉬움을 낳았고 초반 시청률은 부진했다. 후반부 들어 옥녀가 전옥서를 벗어나 궁궐로 들어가면서 신분 회복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며 자존심을 지켰다.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진세연 또한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원톱으로 사극을 온전히 끌고 나가기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지만, 진세연은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했다는 칭찬도 동시에 들었다.
지금껏 이병훈 감독은 이영애와 한효주, 조승우 등 대부분의 출연작에서 대상을 배출했고, 올해는 진세연이 그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바. 다만 진세연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크게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청자 투표에서 다소 불리한 것으로 예상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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