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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예술과 비즈니스의 경계를 넘나들다: 팬 커뮤니케이션 코리아 김용배 대표


"창조적인 작품 활동과 문화 마케팅 그리고 예술 경영, 그 접점을 찾다.“

[조이뉴스24 박상욱 기자] 예술경영(Art Management)은 창작 활동과 비즈 모델을 융합하여, 예술 행위가 우리 삶과 생활 속에서 지속 가능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기획, 운영, 마케팅, 재정 관리 등을 수행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예술가들이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관객 및 시장과 연결해 예술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또한 예술경영은 창작자(예술가), 관객(시장), 투자자(기업·정부)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예술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단순한 작품 기획을 넘어, 예술을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시키며, 문화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중요한 산업 분야이다.

그런데 그런 것이 정말 가능하기는 할까?

작품 활동은 물론 예술과 사업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우리 문화의 미래 비전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예술경영인이자 예술감독인 김용배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김 대표는 현재 예술과 비즈니스의 경계를 허물며, 창의적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과 예술가를 연결하는 실험 모델 구축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현재 팬 커뮤니케이션 코리아의 대표이며, 갤러리 Inner Space 대표이고 또한 성수 아트 페어의 총감독이며, 현대 미술 작가이기도 하다.

팬 커뮤니케이션 김용배 대표 [사진=김용배]

예술과 비즈니스의 조화(25년간의 여정): 예술 활동과 수익사업은 공존할 수 있을까?

"처음 사회생활의 시작은 광고 회사였다. 그 안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조직 안에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한계를 느꼈고, 결국 회사를 나와 2000년에 창업을 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버는 것도 없이, 그때는 그냥 일하는 것 그 자체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돈을 벌기보다는 제 돈을 써가면서 그렇게 일을 했으니까.”

김 대표는 당시는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이라 지금과 많이 달랐다고 한다.

당시에는 전통적인 매체(TV, 라디오, 신문, 잡지)를 통해 광고 사업을 운영했었는데, 점차 광고가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의 감성을 잇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

그러면서 앞으로는 디자인과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고,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마케팅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발 빠르게 영상 제작사와 아트 비즈니스 회사를 설립했다고 한다.

"초기에는 적자만 봤다. 하지만 예술적 요소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이 점점 주목받기 시작했고, 어느 날 그렇게 기회가 찾아왔다.“

LED 장미 정원, 예술과 마케팅의 혁신 사례

김 대표가 기획한 대표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는 ‘LED 장미 정원’이다.

2014년, 글로벌 브랜드 오메가(OMEGA)의 시계 ‘버터플라이’ 출시를 기념해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대규모 LED 장미 25,000송이를 설치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프로모션이었지만,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이라는 컨셉이 소비자들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갔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홍콩, 상하이, 런던 등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고, 브랜드 마케팅과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방식이 되었다.”

특히, 2019년 영국에서는 여왕 소아암 센터 기부 프로젝트로 확장해 런던 그로스베너 광장에 '영원히 시들지 않는 정원(The Ever After Garden)' 이름으로 2만 송이의 LED 장미가 기부금 모금 캠페인으로 사용했고, 25만 파운드, 한화 약 3억 8천여만 원이 모금되었다고 한다.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로 발전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

영국 그로스베너 광장 전경 [사진=김용배]

기업과 예술가를 연결하는 '팝업 갤러리' 프로젝트

현재 그는 성수동에 위치한 갤러리 공간을 운영하며, 기업과 아티스트를 연결하는 ‘팝업 갤러리’ 개념을 도입했다.

"기업들은 이제 단순한 브랜드 마케팅이 아니라 예술적 감성을 원한다. 아티스트들과 협업하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공간을 활용한 팝업 전시로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접근은 예술가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들도 이제 작품을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명동성당 전경 [사진=김용배]

글로벌 시장 진출과 예술 경영의 새로운 시도

김 대표는 러시아, 일본, 태국 등에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진출도 시도하고 있다.

"사실 해외 진출이라고 하면 다들 겁부터 내는데 시도하지 않아서 어려운 거지 시도 하고 나서부터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어의 문제보다 의지의 문제가 더 큰 장벽이라고 생각한다. 법인을 만들고 도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생겨났습니다. 태국에 법인을 세웠을 때, 한국-태국 간 K-POP 공연과 예술 프로젝트 문의가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가 성장하려면 현지에서 직접 경험을 쌓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작과 전시가 함께 하는 공간

김 대표는 현재 창작과 전시가 공존하는 공간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에 3~4천 평 규모의 땅을 마련했다. 단순한 갤러리가 아니라, 작가들이 직접 창작하고 곧바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또한, 서울 도심에 300석 규모의 실험적 공연장을 세우는 것도 준비 중 이라고 밝혔다.

"뮤지컬처럼 큰 규모의 공연이 아니라, 마임, 퍼포먼스, 실험적인 연극이 끊임없이 열리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가들이 지속적으로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그의 목표라고 말했다.

성수아트페어 전경 [사진=김용배]

예술 경영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김 대표는 예술과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성공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를 강조했다.

"이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최소 10년 이상 한 분야를 파고들어야 해요. 5년 해놓고 장래성이 없다고 말하는 건 절대 안된다.”

또 그는 수익보다 ‘가치’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은 관객과 소비자가 만족해야 성공하는 분야입니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모두와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서 그만큼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알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그래서 권하고 싶지는 않다는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예술과 비즈니스, 그 경계를 허문다.

김 대표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업가이자, 사업 감각이 뛰어난 예술 경영인이다.

그는 마케팅과 예술이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고, 기업과 아티스트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예술가와 협업하며, 창작과 비즈니스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의 여정은 단순한 사업의 확장이 아니라, 예술과 비즈니스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길임이 분명해 보였다.

예술과 비즈니스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김 대표.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성공 이야기가 아니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는 하나의 상징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더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예술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쓰는 그의 여정이 그의 작품 ”시들지 않는 꽃“처럼 언제나 변함없이 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수원=박상욱 기자(sangwook@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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