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우리는 현재진행형 가수입니다."
가수 김현철과 김창기, 안치환, 한영애 등 대중 음악 레전드들이 무대 위에 오른다. 거장이나 스타는 사라진 것이 아닌,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음악을 하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존경심과 다양성 부재에 대한 아쉬움 사이에서, '오늘'을 노래한다.
김현철과 김창기, 한영애는 26일 오후 '사운드 프로젝트' 기자회견을 열고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사운드 프로젝트'는 한국 대중음악계 황금기였던 1960~1990년대 뮤지션들을 조명하는 공연을 기획하는 프로젝트다. 어덜트 컨템포러리 음악시장(성인 문화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음악소비를 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시장) 조성을 통해서 다양한 뮤지션들의 지속가능한 음반, 공연 활동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기획의도다.
김창기는 "동물원 시절부터 음악을 하다가 안 하다가 했다"라며 "코로나 시국에 다른 의사들은 망하는데 정신과 의사라 바빴다. 그런데 제안을 받고 얼떨결에 공연하게 됐다"라고 참여 계기를 전했다. 그는 "음악은 내게 놀이이자 취미"라며 "즐겁게 놀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영애는 "나도 김창기와 마찬가지로 뽑혔다. 시작은 1970~80년 대를 관통하지만 다양한 무대들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대중음악에 대한 존경심이 생겨나고 있다. 그 세계를 들여다볼 여유와 깊은 애정이 생겼다. 이 프로젝트를 많이 응원한다"라고 말했다.
'사운드 프로젝트'는 크게 '스토리콘서트'와 '레전드 음반의 LP 제작'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스토리콘서트'는 가슴을 울릴 라이브 공연은 물론이고 아티스트가 각각의 노래를 만든 이유와 배경까지 함께 들려주는 특별한 구성의 콘서트다. 스토리콘서트는 9월 1·2일 김현철 'city Breeze & Love Song'을 시작으로 9월 3일·4일 한영애 '불어오라 바람아', 9월 5일 김창기 '잊혀지는 것', 11월 19일~21일 안치환 '너를 사랑한 이유'로 이어진다. 코로나 블루를 날려 버릴 만큼 음악 에너지가 충만한 라이브 공연이 될 전망이다.
김창기는 "예전 곡을 통해 그 감성을 공유했던 사람들과 추억을 나눠보려고 한다. 최근에 낸 음악도 들려주며 청년 김창기가 어떻게 허접한 아저씨가 되어갔는지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한영애 "음악이라는 것이 늘 추억이라는 것과 함께 한다. 요즘엔 주제가 '견딘다'다. 어떤 바람이라도 불어오라, 가사 한 구절로 대신 하겠다. '불어오라 바람아. 내 너를 가슴에 품고 고통의 산맥 위에서 새 바람이 될지니'라는 가사가 있다. 앞으로 어떤 바람이 와도 당신을 만날 수 있어라는 의미로 공연을 풀어가겠다"라고 말했다.
김현철은 "아직까지 공연장이 풀리지 않은 상태다. 두 분과 공연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뒤늦게 참여하게 됐다. 11집에 있는 음악을 들려드리게 된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공연이 어떤 식이 될지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선주문 성격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레전드 음반이 LP음반으로 재발매된다. 안치환은 5집 앨범 'Desire'를 2LP로, 한영애는 전설적인 라이브앨범 '아.우.성'을 2LP로 재발매한다. 김창기는 그의 솔로 베스트 곡들과 미발표, 리레코딩, 리믹싱 곡들을 포함한 신보 앨범 '아직도 복잡한 마음'을 LP음반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영애는 "우리가 지나간 앨범, 음원 들으면 다양한 생각이 들어서 더 못 내곤 했는데 공연 못 했던 아쉬움 때문일까, 아우성 라이브 앨범을 LP로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영애는 "장비를 제일 많이 갔고 왔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며 "예전에 2장 짜리로 발매를 했는데 이번에 1장 짜리로 내자고 했다가 혼났다. 있는 그대로 내자고 하더라. 그래서 2장 짜리로 나가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영애는 "시간이 지나도 음악이라는 형태는 변하지 않는다. 어떤 기기를 통해서든 늘 함께, 시대를 관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영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현재의 K-POP'의 기반이 되는 거장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사운드 프로젝트'는 중장년층의 추억 소환과 세대 융합은 물론, 그 시대 뮤지션들의 활발한 음악적 활동의 토대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곁들어졌다.
한영애는 "거장이나 스타는 어느 시대에나 있다. 지금 현재도 스타는 어딘가에 존재해있다. 음악을 세대 관통해서 듣자는 생각이다. 다양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거장이나 스타가 안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영애는 "지금은 트로트다. '어떻게 판을 깔아줄 수 있지'라고 한 적이 있다. 록 음악도 활발히 하고, 한쪽에서는 시티팝, 통기타 플랫폼도 있으면 좋겠다. 다양하지 않은 것에서 스타의 부재를 느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음악 산업이라는 것은 변한다. 어떤 의미에서든 스타는 존재한다. 다양해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현철은 "스타라는 것이 한 번 탄생하면 영원한 스타일 수 밖에 없다. 수많은 스타들이 발견되어 왔고, 그 분들이 계속 음악을 하고 있다.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고 돌아봐주면 그 자리에서 음악을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창기는 "장르 뿐만 아니라 노래의 의미들을 곱씹어보고 삶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들을 노출시켜준다면, 음악의 질이 격상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을 보탰다.
김현철과 한영애는 현재 방영 중인 KBS2 '새가수'에도 출연 중이다.
옛 음악 다시듣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한영애는 "1950년대 음악이라도 2021년도의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라며 "요즘에 유행하는 소리가 있다. '옛날거 같다' '구식이야'라고 할 수 있지만, '2021년에 내가 이 노래를 듣고 있다'는 열린 마음이라면(어떨까). 유행가니까 한 시대 지나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우러지면 좋겠다. 지속적으로 들어달라"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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