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팀(Leeds United FC)에서 뛰었던 한 선수(Allen Smith)가 Leeds 팀에서는 활약이 좋다가 다른 팀으로 옮기고 나서 부진함을 축구팬들이 안타까워하며 시작된 "그의 리즈(Leeds)"는 일반 명사화 됐다. 최근엔 과거의 멋진 모습을 회상하고자 할 때 '리즈 시절'이란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옥스포드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하는 옥스포드 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은 약 60만 개의 단어를 다루며, 3개월마다 어휘를 새롭게 업데이트하며 언어와 문화 흐름에 가장 민감하게 대응하는 사전으로 손 꼽힌다.
지난 10월 한국어 단어 26개를 사전에 새롭게 등재하면서 한국문화 열풍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 주었다. 한류를 'Korean Wave'로 표기했다가 아예 'Hallyu'라는 단어로 인정해 준 점은 지난 10년간 출렁이는 한국문화의 물결이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느낌이다. K-pop 뿐만 아니라 언어에까지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킨 일등 공신 중 하나는 단연 BTS다.
지난 4일 간(27th,29th Nov, 1st, 2nd Dec)에 걸쳐 LA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에서 열린 콘서트 현장은 여러가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All eyes on Jimin(내 시선은 온통 지민)"이라고 말하는 외국 유투버들의 말처럼 지민의 현란한 퍼포먼스는 모든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민(박지민)의 발동작과 함께 그가 신은 신발도 전 세계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거리다. 이번 공연 때 입은 의상 중 순수하면서도 파워풀하고, 잔잔하다가도 갑작스러운 현란함을 돋보이게 하는 화이트 룩이 눈에 띄었다.
지민의 화이트 룩을 완성시키는 건 흰색 신발이었다. '쩔어'를 부를 때 지민은 흰색 밀리터리 부츠를 신었다. 그가 신은 부츠는 military boots, combat boots라고 불리며 이는 단단하면서 발목까지 묶는 끈이 있는 군화에서 유래된 것이다. 캔버스(Converse)란 브랜드명이 일반 명사화된 것과 마찬가지로 독일 브랜드인 Dr. Martens은 Doc. Martens, Docs. 또는 DMs같이 표기하며 밀리터리 부츠를 대신하는 보통 명사로 쓰이기도 한다.
'Butter'의 퍼포먼스를 위해 지민은 앞 부분이 약간 뾰족한 흰색의 옥스포드(Oxfords)를 신고 등장했다. 이는 끈으로 묶는 단화를 총칭하며 1600년대에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교 학생들이 신기 시작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역시 고유명사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옥스포드는 앞 부분에 아무 장식이 없는 plain toe(플레인 토)가 기본형이다. 신발 앞부분의 조각(tip)이 날개와 같은 W자형을 하고 있는 구두는 wingtip oxfords(윙팁 옥스포드)라고 한다.
이번 BTS LA 공연은 글로벌 박스스코어 역대 흥행 순위 6위에 올랐다. 한류라는 단어를 일반 명사로 만든 일등 공신인 BTS는 이번 공연을 통해 그들의 노래 가사처럼 확실하게 '쩌는' 멋진 모습으로 또 다른 역사를 썼다.
리더인 RM(김남준)이 마지막 무대에서 남긴 인사말이다.
"To me, what if I got too old to do music… like I was 23 or 25 or when we were so new and fresh. For two years, I’ve been working out. That was for tonight. Through these four nights, I’ve found out that my doubt has just flown away. I am blessed and grateful that I could do this in this present time. So, through these four nights, I promise that some day we come back. I’ll be even better when I’m 30 or 35 or 40. Thank you for being here together for this historical night for me, my life."
"제가 음악을 하기에 너무 나이가 든 건 아닐까, 스물 셋 때처럼, 스물 다섯 때처럼, 우리가 새롭게 신선했을 때처럼. 지난 2년 동안 (팬데믹 동안) 운동도 하고, 그건 오늘 밤을 위해서였어요. 지난 4일의 시간 동안, 저의 걱정은 다 날아가 버렸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제가 이곳 스타디움에서 이렇게 공연을 한다는 거에 감사함과 축복을 느낍니다. 이 4일 간의 시간을 통해, 제가 하나 약속할 게요. 언젠가 저희가 다시 돌아올 올 때, 제가 30살이든 35든 40살이든 더 강해져서 올게요. 이 역사적인 날을 위해, 또 제 삶을 위해서 이곳에 있어줘서 감사합니다."
역사를 쓰고 있는 BTS에게 이렇게 회답하고 싶다.
"WE are blessed and grateful that you guys made the world a better place to live and share that world with us."
"세상을 살기에 더 좋게 만들어 줘서 우리가! 감사하고, 그 세상을 우리 랑 함께 줘서 고맙습니다"라고. 그들에게 리즈 시절 같은 건 영원히 없을 것이다.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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