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어디서 본 듯하다. 소위 말해 '아는 맛'이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들 하지만, 알고 있기 때문에 뻔한 점이 있다. 그럼에도 '비공식작전'은 익숙하기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하정우, 주지훈의 케미가 돋보인다. 특히 하정우의 연기 스타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오랜만에 유쾌한 재미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버디 액션 영화다.
1987년, 5년째 중동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교관 민준은 어느 날 수화기 너머로 20개월 전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의 암호 메시지를 듣게 된다. 성공하면 미국 발령이라는 희망찬 포부에 가득 찬 그는 비공식적으로 동료를 구출하는 임무에 자원해 레바논으로 향한다.
공항 도착 직후, 그는 몸값을 노리는 공항 경비대의 총알 세례를 피해 우연히 한국인 택시기사 판수의 차를 타게 된다. 갱단까지 돈을 노리고 그를 쫓는 지뢰밭 같은 상황 속, 기댈 곳은 유일한 한국인인 판수뿐이다. 그렇게 어딘가 미심쩍은 판수와 손을 잡은 민준의 비공식작전이 펼쳐진다.
1986년 발생했던 최초의 한국 외교관 납치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작품은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등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과 '신과함께' 시리즈로 쌍천만을 이뤄낸 하정우, 주지훈이 다시 뭉쳐 기대를 모았다.
사건의 시작인 피랍과 21개월 뒤 생환이라는 실제 사건 속 인물들의 스토리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워낸 '비공식작전'은 해외에서 벌어진 납치 사건, 탈출과 구조라는 소재로 인해 앞서 개봉된 영화 '모가디슈', '교섭' 등을 떠올리게 된다. 김성훈 감독은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레시피와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음식이 된다"라고 말했지만, 역시나 '많이 봐왔던' 이야기임을 지울 수가 없다.
하정우와 주지훈의 티키타카 케미 역시 '신과함께'에서 봤던 그림이라 신선함은 떨어진다. 그럼에도 하정우와 주지훈이 완성해내는 짠내나지만 유쾌한 매력은 이 극의 장점이다. 무겁고 진지한 상황 속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유머와 인간미는 숨구멍이 되어 준다.
'비공식작전'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는 카체이싱, 추격전을 비롯한 액션 시퀀스다. 어떻게든 인질을 구해내겠다는 절실함으로 아슬아슬하게 적들을 따돌리는 하정우와 주지훈의 추격전은 그 자체로 심장을 덜컹거리게 한다. 여기에 더해 모로코 로케이션으로 담아낸 이국적인 비주얼도 '비공식작전'만의 남다른 스케일을 확인케 한다.
다만 후반부 인간애를 강조하며 등장하는 일명 '신파' 장면들은 호불호가 강하게 갈린다. 엔딩까지 모두가 딱 예상할 수 있는 그림이다. 조금만 더 담백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 '비공식작전'이다.
8월 2일 개봉. 러닝타임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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