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지만 웃으면서 명예졸업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
스타들의 싱글 라이프를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는 '나 혼자 산다'가 10주년을 맞았다. 인기와 화제성만큼이나 논란이 많았지만, '위기론'을 극복하고 화려한 전성기를 되찾았다.
4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전현무와 박나래, 기안84, 이장우, 키, 코드 쿤스트, 김대호, 연출 허항 PD가 참석해 10주년을 자축했다.
10주년 케이크를 커팅한 멤버들의 분위기가 화기애애 했다. 전현무는 "10주년이라는 것은 10년째 혼자라는 것이다. 10년째 전회장 맞고 있다"고 인사했다. 박나래는 "청일점과 홍일점을 다 맡고 있는 미녀 개그우먼"이라고 소개했고, 기안84는 "8년째 하고 있는데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다.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을 만큼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장우는 "팜유 활동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고, 키는 "'나혼산'에서 막내를 맡고 있다"고 했다. 코드 쿤스트(코쿤)은 "혼자 사는 것이 1인 가구의 큰 자랑은 아닌데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나 혼자 산다'는 2013년 3월 시작,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독신 남녀와 1인 가정 증가 세태를 반영해 인기를 얻었고, 스타들이 혼자 사는 일상을 담아내 관찰 리얼리티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 연예대상서 수차례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했고 대상 수상자(전현무, 박나래)를 2차례 배출한 MBC 간판 프로그램이다.
'나혼자산다' 초창기 멤버인 전현무는 "10년 가까이 있다보니, 초창기에는 혼자 사는 것이 짠할 때 들어왔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짠하게 봤다면, 지금은 혼자 사는 사람도 많고 1인 가구 라이프를 즐기는 시대가 됐다.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사회가 변한 것 같다. 초창기에는 '결혼해야 하는데 어쩔려고 그러니'라고 했다면, 지금은 혼자 사는 사람을 응원해준다. 결혼하라는 이야기도 안한다"고 웃었다. 이어 "확실히 1인 가구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고 10년의 시간을 이야기 했다.
박나래는 "개인적으로 무지개 회원 모임 처음 나왔을 때 어색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끈끈해지고 가족같은 느낌이 있다. 함께 성장했던 프로그램이다"고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무지개 회원 7년차인 기안84는 "만화가였고 먹고 자는 것이 노출됐는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주변에서 '결혼을 하라' '말아라'고 하는데, 그 고민 사이에 있으면서 나이를 먹어간다"라고 말했다.
4년차가 된 이장우는 "결혼을 햐면 배신감을 느낄 것 같다. 그런 파트너십으로 결혼을 못하고 있다"고 웃었다. 키는 "제 일상을 보여주기 전과 후로 바뀐 제 모습을 생각하면, 현무형, 기안이형처럼 사는 사람 처음 본다. 굳은살이 생겼다고 생각할 때 김대호 형님이 엄청난 일상을 보여줬다. 다른 사람의 일상을 통해 배우려고 하는 것이 저 안에서 많이 달라졌다"고 달라진 변화를 이야기 했다.
코쿤은 "학창시절부터 다른 사람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나혼산'이 확장판 같다. 덕업일치 같다. 재미있다. 내가 볼 수 없었던 사람의 삶을 통해 많이 배우고 빼먹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출연진 논란 등으로 위기론까지 불거졌던 '나 혼자 산다'는 새로운 출연자들을 발굴하며 N차 전성기를 맞았다. '나 혼자 산다'는 기존 멤버들에 갇힌 '익숙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새 얼굴 찾기였다.
허항 PD는 섭외 조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절대 조건은 1인 가구로 살아야 하고, 섭외 과정에서 어떤 분의 일상이 궁금한지 고민한다. 회의실에서 만남이 성사된 1인 가구 연예인과 미팅을 진행하고, '좋은 에너지와 신선한 느낌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무지개 회원 후보군이 된다. 느낌을 믿고 섭외한다"고 답했다.
'출연을 위해 급하게 혼자 사는 사람을 걸러내는 장치가 있냐'는 질문에 "혼자 산지 2년 된 사회초년생도 나왔다. 갓 독립한 사람들의 일상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다. '나혼산'에 나오기 위해 혼자 산다면 PD 입장에서는 고맙지만 얼마만큼 진정성 있는 일상을 보여주는 것인지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로 10년째 방송되고 있는 '나 혼자 산다'는 출연자들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 정체성이자 자부심이기도 했다. 큰 변곡점을 만들기보다, 천천히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롱런 비결로 진실성을 꼽은 허항 PD는 "일상이 그렇지 않은데 억지로 하면 느낀다. 본인의 일상을 거짓없이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제작진은 최대한 진실되게 전달하려고 했다.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유지해주고 있다. 그것이 프로그램의 영혼이다. 11주년, 12주년에도 그 부분을 지키면서 만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관찰 예능을 해왔지만 진짜 찐이다. 때에 따라서 '이거 나가면 시청률 나오겠어' '심심하겠다'라고 하는데 정말 리얼이다. 재미를 위해서 뭔가를 추구하거나 무리한 설정을 하지 않는 것이 보인다. 찐이 갖고 있는 힘이 있다. 오래 하다보니 찐들이 뭉쳐서 케미가 나온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위기의 순간에 대해 "진짜를 담은 프로그램인데 10년 내내 진짜만 보여줬다. 어느 순간 시청률이 안 나올 때가 있다. 3,4년 전인가 그랬다. '지루한 건 진짜 안 보는구나' 싶었다. 정체성과 본질은 유지하고 싶은데, 안 볼 때 제작진이 아이러니함을 느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정통으로 뚫었다. 인내한 결과 오늘이 왔다"고 정체성을 이야기 했다.
허항 PD는 "위기가 크고 작게 많았다. 작은 논란이나 오해가 생겼을 때 비상 상황이 생겼고, 대처를 하기 위해서 고민을 했다. '나혼산'은 일상에서 살 때 그렇듯이 파도를 타면서 가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혼자 산다'는 올 연말 시상식을 앞두고 '집안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기안84와 팜유즈 전현무는 MBC연예대상에서 대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허항 PD는 "기안84의 활약이 크기 때문에 대세론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혼산' PD로서가 아니라,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확답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시점이다. PD로서 두 분을 응원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다. 결과가 나와봐야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한 번의 대상을 받았던 전현무의 세 번째 대상이냐, 기안84의 첫 대상이냐. 저는 팜유즈로 활동하면서 전회장과 같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전회장이 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오래 봐온 기안84가 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기안84의 눈을 보고 있으면, 진심으로 오빠가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안84는 "(전)현무 형이 처음으로 같이 봐온 연예인이고, 형 덕분에 사회화도 되고 많이 배웠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현무는 "대상 소감이냐"고 맞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기안84는 "대상을 받아도 똑같이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기울어져 있다. 분석을 해봤는데, 야구로 비유하자면 5회까지는 제가 단연코 앞서있었다. 기안84가 갠지스강 입수할 때 동점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갑자기 마라톤을 하면서 7대4로 지고 있다. 저는 9회말 2아웃에 머물러 있다. 대만 팜유즈가 만루홈런을 치면 제가 이기지만, 아니면 대패한다. 기안84의 확률이 높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코드쿤스트는 "이 두 사람 중에 받는다는 것 자체가 오만하다. 수많은 방송국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다. 대상 날까지 긴장감을 갖고 감사함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나래는 "집안 싸움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해피엔딩이 될 것 같다. 누구든 웃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안84는 "(전)현무 형이 시상식 사회를 보는데 '만약 네가 대상을 받으면 너의 머리를?'이라고 했다. 그게 고마웠다. 솔직하게 말해줘서, 그만큼 가깝다는 것이 우리의 힘이 아닌가 싶다. 언제까지 프로그램 할지 모르겠지만 웃으면서 명예졸업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 혼자 산다'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한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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