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남단 항구도시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이 '대~한민국'의 함성과 붉은 물결로 출렁거렸다. 동시에 거리응원의 메카 서울광장과 광화문을 비롯 한반도 곳곳은 벅찬 승리의 감격으로 들썩였다.
사상 첫 '원정 16강' 도전에 나선 태극전사들이 국민들에게 기분좋은 승리를 선물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 첫 경기에서 이정수와 박지성의 릴레이골로 그리스를 2-0으로 꺾었다.
산뜻하게 1승을 먼저 챙긴 한국은 승점 3점을 확보하며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더불어 3회 연속 월드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는 유쾌한 기록도 세웠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박주영과 염기훈을 투톱으로 세우고 미드필드 중앙에 기성용과 김정우, 좌우 측면에 박지성과 이청용을 포진시킨 4-4-2 포메이션으로 그리스전에 나섰다.
포백 수비라인은 좌우 양쪽에 이영표와 힘이 좋은 차두리가 자리잡고 이정수와 조용형이 중앙을 지켰다. 또 이운재 대신 최근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온 정성룡이 이번 남아공월드컵 첫 경기의 골키퍼 장갑을 끼었다.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 감독도 유럽 예선 득점왕 테오파니스 게카스와 191cm 장신 공격수 앙헬로스 하리스테아스를 최전방에 내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대한민국에게 첫골의 기회는 의외로 빨리 다가왔다. 한국은 전반 7분 그리스 지역 우측 코너 부근에서 기성용이 프리킥을 크로스로 올려주자 이정수가 오른발 인사이드 슛으로 그리스 골문 왼쪽 구석에 정확하게 찔러넣어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후 전반 끝날 때까지 경기장은 완전한 대한민국 페이스.
한국은 전반 15분 그리스 진영 우측에서 차두리가 던진 공을 이어받은 이청용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골문 쪽으로 드리블하며 완벽한 슈팅찬스를 만들었다.
순간 그리스 수비수 토로시디스가 이청용을 뒷쪽에서 건드려 넘어뜨렸고 이는 누가봐도 페널티킥 상황이었다. 하지만 뉴질랜드 출신 마이클 헤스터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아 땅을 쳐야 했다.
한국의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반 28분 박주영이 박지성의 롱 스루패스를 받아 미드필드에서 10여m 드리블한 뒤 그리스 GK 조르바스와 1대1 상황을 맞았으나 아쉽게도 슈팅한 볼이 골키퍼 왼발에 걸리며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그리스는 심판의 유리한 판정 속에 전반 막판 몇 차례 한국 문전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후반전에도 '럭키세븐'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한국팀의 주장 박지성. 박지성은 후반 7분 중원에서 그리스 수비수의 볼을 가로채 그대로 돌파, 수비 2명을 제치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서 왼발슛으로 한국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후반 29분 기성용 대신 김남일을 투입해 수비를 강화하고 막판 그리스의 공세에 대비했다. 특히 후반 35분 그리스 게카스에게 결정적인 슈팅기회를 허용했으나 골키퍼 정성룡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고 2점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산뜻한 1승을 챙긴 한국은 오는 17일 오후 8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B조 최강이자 이번 남아공월드컵 강력한 우승후보 가운데 하나인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조이뉴스24 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