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프로축구 K리그는 대부분 팀들이 해외 전지훈련에서 돌아와 국내 마무리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날씨가 각 팀들의 희비를 엇갈리게 하고 있다. 당장 지난 주말부터 동해안을 중심으로 쏟아졌던 눈 폭탄이 여러 팀들을 애먹이고 있다.
경상남도 남해 스포츠파크에서 마무리훈련을 하던 수원 삼성은 그라운드 사정이 너무 나빠 울산으로 훈련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지난 여름 폭염으로 남해의 잔디 생육 상태가 엉망이 되면서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없게 됐고 고민끝에 울산을 택한 것.
윤성효 감독의 머릿속에는 12일 오후 울산으로 이동해 13일 휴식한 뒤 14일부터 훈련한다는 구상이 들어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13일 울산에는 20cm가 넘는 폭설이 내리면서 훈련은 전면 취소됐고 수원 선수단은 다시 짐을 싸 남해로 발길을 돌렸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동계 훈련은 리듬이 중요하다. 눈으로 하루를 허비하면서 신체 리듬이 깨질까봐 조심스럽다"라고 걱정했다.
따뜻한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강원FC 선수단은 제설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클럽하우스와 강릉종합운동장에 1m 가까운 엄청난 눈이 쌓였기 때문.
가슴 높이까지 차오를 정도로 쌓인 눈의 양이 상당하다. 경기장 앞에 세워둔 구단 직원들의 차량은 눈에 파묻혀서 빼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동 지방 전체가 제설 작업에 매달려 유관 기관의 지원은 바랄 처지가 아니다. 구단 직원들을 중심으로 시즌 준비하기도 바쁜데 눈까지 치워야 하는 과외일이 생겼다. 당장 오는 19일로 예정된 미디어데이를 치러야 해 머리까지 아프다.
16일부터 강릉에서 마무리훈련을 할 예정이던 강원FC는 당장 선수들이 눈부터 치우느라 체력을 소진할까봐 걱정에 빠졌다. 몇몇 선수는 구단 직원들에게 "올해도 눈 치워야 하느냐"라고 문자를 보낼 정도로 처지가 딱하다.
더군다나 4월까지도 눈이 내리는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강원FC는 눈과의 전쟁을 계속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FC서울과 강릉 홈 개막전을 폭설과 함께 치렀던 기억이 생생해 눈이 반가울 리 없다.
제주도 전지훈련을 끝내고 포항으로 복귀한 포항 스틸러스도 마찬가지. 송라 클럽하우스가 눈으로 뒤덮여 수소문 끝에 경상남도 합천에서 마무리훈련을 하기로 했다. 강서 클럽하우스가 눈에 파묻힌 부산 아이파크도 인근 초, 중, 고등학교 체육관을 훈련 장소로 수소문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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