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K리그는 한국 축구의 근간입니다. K리그가 살아야만 국가 대표팀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K리그 공격수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끝난 2013 동아시안컵 때문입니다. 홍명보 감독님의 국가대표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이 대회에서 K리그 공격수들은 처참히 무너졌습니다. 김동섭(성남), 김신욱(울산), 서동현(제주)은 3경기에서 단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했습니다. 비난의 화살이 이들에게 쏠리는 이유입니다.
K리그에서는 정상급 활약을 했던 공격수들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회로 인해 '평가 절하'되고 있습니다. K리그 공격수들은 '자질 부족'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자연스럽게 대부분의 축구팬들이 유럽파를 외치게 됐습니다. 골을 위해서는 유럽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럽파가 곧 '진리'가 됐습니다.
K리그에서는 잘 나가던 공격수들이 홍명보 감독님의 지도 아래 침묵했습니다. 홍 감독님께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국제대회를 치르기에는 역량이 부족한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겠지요.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홍 감독님께서 K리그 공격수들의 날개를 펴주지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위축된 K리그 공격수들. 결국 홍 감독님께서 다시 살리셔야 합니다. 그들이 당당히 어깨를 펴고 마음껏 활개칠 수 있는 무대와 기회가 다시 마련돼야 합니다. 이대로 K리그 공격수들을 외면하거나 방치한다면 K리그 위상은 무너지고, K리그 발전도 없습니다. 팬들은 K리그를 더욱 무시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대표팀의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습니까. 동아시안컵의 좌절은 이미 지난 일입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오는 8월14일 열리는 페루와의 친선경기가 K리그 공격수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무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독님께서 페루전까지 국내파 위주로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8월14일까지 없던 선수를 만들어내거나 최고의 공격수로 키우기에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1기에 포함됐던 3명의 공격수들을 재신임해서 다시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K리그의 '숨은 진주'를 찾는 것입니다. 누구나 알 만한 유명한 공격수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홍 감독님의 눈에 가능성이 보였다면 그 가능성을 믿고 과감하게 발탁하십시오. A매치 경험이 없어도 좋습니다. 팬들은 언제나 새로운 스타를 기다립니다. 대표팀의 새로운 미래를 발굴하는 것도 대표팀 감독의 의무 중 하나입니다.
마침 오는 31일부터 K리그가 다시 시작됩니다. 동아시안컵으로 인해 휴식기를 가졌던 K리그가 다시 기지개를 켭니다. 감독님께서 K리그를 더욱 진지하고 예리하게 바라볼 때입니다. K리그의 숨은 공격수들을 캐내기 위해 열심히 뛰셔야 합니다.
자케로니 일본 대표팀 감독도 유럽파 편애로 비난을 받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가키타니 요이치로(세레소 오사카)라는 신예 스타를 탄생시켜 한 방에 비난을 종식시켰습니다. 가키타니가 자케로니 감독의 '신의 한 수'였지요. 가키타니로 인해 감독을 향하던 부정적인 시선이 사라졌고, J리그에 대한 애정이 입증됐습니다. 또 J리그의 위상을 높이고, J리그의 미래, 대표팀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페루전에서 'K리그의 가키타니'가 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국내파 위주의 대표팀입니다. 그렇다면 K리그 공격수들이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파를 향한 시선을 일단은 K리그 공격수들로 돌려 놓아야 합니다. 페루전이 끝난 후에도 유럽파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된다면 K리그 공격수들의 미래는 없습니다.
홍명보 감독님, K리그 공격수들을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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