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한국은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2승 1패로 통과하며 A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16강에서 포르투갈의 깔끔한 역습 두 번에 수비가 무너지는 등 부족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1-3으로 패하며 8강 진출의 꿈을 접었다.
큰 경기에서는 수비를 잘해야 이긴다는 명제를 뼈져리게 확인했다. 한국 축구의 고질병인 '수비 불안'은 16강, 8강 등 단판으로 갈리는 승부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탈리아-프랑스의 U-20 월드컵 16강전은 수비의 중요성이 제대로 확인된 경기였다.
A대표팀이 아닌 연령별 대표팀의 경기였지만 '아트사커'로 대표되는 프랑스와 '빗장 수비(카테나치오)'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180도 다른 경기 스타일를 비교해 보는 재미는 확실했다.
양팀은 U-20 월드컵 본선에서는 처음 만났지만 지난해 7월 격돌했던 경험이 있다. U-20 월드컵 유럽 예선을 겸해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만났다. 당시 프랑스가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이탈리아의 끈끈한 수비를 무너트리고 4-0으로 이기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양팀의 스타일은 확실했다. 프랑스는 E조에서 온두라스(3-0), 베트남(4-0), 뉴질랜드(2-0) 등 비교적 수월한 상대와 싸워 9득점 무실점으로 3전 전승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는 달랐다. 죽음의 조였던 D조에서 우루과이(0-1)에 패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2-0)을 이기며 기사회생했다. 일본과의 3차전에서는 2골을 넣고도 내리 두 골을 내줘 2-2로 비기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운명적인 만남에서 양팀은 똑같이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중원 싸움을 지배하는 자가 이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4-3-3을 4-4-1-1 내지는 4-2-3-1로 자유롭게 변형하며 프랑스의 공격을 막았다.
프랑스는 4-1-4-1에 가까웠다.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포메이션이었다. 넣어야 이긴다는 자세였다. 전반 20분까지 슈팅수에서 5대1로 압도적이었지만 수비의 몸에 걸리는 등 정확도는 떨어졌다.
반면 이탈리아는 확실한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치 도전적인 한국을 상대로 포르투갈이 측면 뒷공간만 집요하게 노리며 도전하는 것과 비슷했다. 결국 27분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가로지르기가 리카르도 오르솔리니의 발에 정확하게 닿아 골이 됐다.
이탈리나는 37분 장-케뱅 오귀스탱에게 페널티킥으로 골을 내줬지만 수비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프랑스가 파고 들어와 1선을 뚫어도 2선에 또 벽을 치고 버텼다. 최후방 수비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8분 또 한 번 측면 침투로 파니코의 헤딩골로 2-1로 앞선 뒤 협력 수비는 최고 수준이었다. 프랑스가 측면을 노리면 길목을 정확하게 막았다. 세트피스 수비에서도 자신이 방어해야 하는 선수와 볼의 궤적을 잘 파악했다. 11m의 좁은 지역에 9명의 수비가 흐트러지지 않고 버티는 일사분란함은 최고였다.
결국 프랑스는 한국처럼 후반 막판 슈팅을 남발했지만 이탈리아의 수비에 막혀 울었다. 조별리그의 공격력은 이탈리아의 지우개 수비에 사라졌다.
조이뉴스24 천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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