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현재의 대한축구협회는 일부 개편이 필요하다."
최순호(55)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지난 2012년 FC서울 미래기획단 단장을 맡으면서 유소년 축구에 육성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하나씩 꺼냈다. 이후 2013년 3월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 취임하면서 역시 유소년 분야를 책임졌다.
최 감독은 축구협회의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인 골든 에이지에도 신경을 썼다. 골든 에이지는 축구협회 소속의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와 시·도협회 추천을 받은 지역지도자 등을 두고 지역별, 권역별로 선발한 선수를 추려 우수선수를 영재센터에서 육성하는 방식이다.
2013년 8월, 독일·프랑스·벨기에 등 유럽 축구 강국에 유소년 육성 정책 사례조사단을 파견, 사례 수집 끝에 2014년 골든 에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카타르전 2-3 패배로 골든 에이지를 비롯해 일선 프로팀 산하의 유스팀 선수 육성 시스템 등에 대한 수정 필요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의 사퇴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위원회의 개선도 마찬가지다. A대표팀이 흔들리면 여자대표팀, 연령별 대표팀 정책에 대한 논의는 우선 멈춤이다. 이 전 위원장이 물러나면서 "기술위원회와 A대표팀 감독 선발위원회로 분리해 임기를 보장받고 일을 했으면 한다"며 적어도 대표팀 감독 문제에서는 분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최 감독은 더 구체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17일 울산 현대와의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를 치르면서 대표팀 이야기가 나오자 "협회의 개편이 필요하다. 대외협력 등 필요한 부분은 자문역을 두고 운영하더라도 기술위 등은 전문 분야다. 기술위원장도 겸임해서는 안된다. 기술위도 성인과 유·청소년으로 나눠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감독의 생각은 과거 개혁 성향의 축구인들이 내놓은 방안과 유사하다.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는 2011년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경험을 토대로 사임 후 "기술위원회의 전문성이 너무 떨어진다. 대표팀만 전담하고 유소년은 따로 자문하는 기술위원회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일치한다.
최 감독은 "축구협회의 내규만 고치면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며 기술위원장이 일체의 겸임 없이 오직 축구대표팀 등의 연구를 위해 전임으로 보수를 받으며 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축구의 흐름 변화와 국내 정책 관리 등 충분히 할 일이 많아서 기술위원장이나 일부 기술위원들의 유급 상근직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다.
'이상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최 감독이지만 구상 자체만 놓고 보면 설득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프로팀에 고교 선수가 뛸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관련 기관과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축구협회 선수 등록 규정에 일부 손질을 한다면 충분하다. 프로팀 산하 유스는 지금도 가능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팀들이 21세 이하(U-21) 팀을 두고 운영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량은 있지만, 프로 진입이 막힌 선수들을 뽑아 U-21 팀에서 리그를 치러 가능성 있는 선수를 1군으로 올리는 방안이다. 현재의 1군에서 비주전 선수들이 R리그(2군리그)를 나가는 것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최 감독은 "물론 이들을 선발하는 비용이 들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사람에 투자해야 더 큰 돈을 벌 것이 아닌가. 진로가 막혀 사장되는 선수가 얼마나 많은가"라며 폭넓은 개선이 필요하다며 끊임없는 제도 개선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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