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우리 유스 선수들 연령대는 유럽 팀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합니다."
K리그 클래식 꼴찌를 이어가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유스 출신들의 힘으로 반등하고 있다. 오랜 투자 결실을 조금씩 보고 있는 셈이다.
인천은 1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광주FC전에서 후반 40분 김용환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고 잔류 마지노선인 10위로 올라섰다.
그야말로 제대로 된 반전이다. 지난달 24일 울산 현대와의 16라운드 2-1 승리가 반전이었다. 앞선 15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0-3으로 완패하자 이기형 감독은 젊은피 이정빈, 김진야, 명성준 등 유스 출신 3인방을 모두 교체 명단에 넣었다.
주전들에 대한 긴장과 동시에 유스 출신 활용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 20세 이하(U-20)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던 김진야는 이날 수반 시작 후 이효균을 대신해 들어가 활발하게 전방을 휘저으며 2-1 승리에 기여했다.
같은달 28일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에서는 김용환이 선발로 출전했고 김진야, 이정빈, 명성준이 대기 명단에 있었다. 김진야는 후반 16분, 이정빈은 후반 41분에 투입됐고 1-1 무승부에 일조했다.
경기 리듬을 유지한 이들은 광주전에서 일을 냈다. 후반 40분 김진야의 패스를 김용환이 결승골로 연결하며 1-0 승리를 만들었다. 후반 39분 김진야를 투입한 이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다.
유스 출신들의 활약은 인천 입장에서는 중요했다. 인천은 전날(6월 30일) 대건고 재학 중인 정우영(18)이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4년 6개월 계약을 맺는 대박을 터뜨렸다. 유스팀 계약이 아닌 성인팀 계약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웠다.
2008년 18세 이하(U-18) 팀으로 창단한 대건고와 2009년 15세 이하(U-15) 팀으로 창단한 광성중과 12세 이하(U-12) 팀까지, 유스시스템의 결실을 확인한 이적이다. 독일 빌트 등 주요 매체는 정우영의 이적료를 70만 유로(약 8억8800만원)로 추정했다.
70만 유로면 인천 유스팀 4년 비용이다. 인천 관계자는 "1년에 광성고에 들어가는 비용이 2억원 정도가 된다. (광성중, 대건고를 거친) 정우영의 이적료는 인천 입장에서는 큰 이득을 봤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향후 정우영이 타 구단으로 이적하면 출신 학교에 대한 연대기여금이 발생, 목돈을 건지는 효과도 있다.
정우영 외에도 인천은 올해 김진야와 이정빈, 김보섭이 프로에 데뷔해 조금씩 경기 경험을 익히고 있다. 프로 4년차 김용환은 지난해부터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수원FC와의 최종전 결승골로 극적인 잔류를 이끌었다. 오랜 투자 결실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다른 인천 관계자는 "정우영 사례가 언론에 나오면서 입단 문의가 많아졌다. 솔직히 인천은 수도권 팀이라는 유리함이 있었지만 유스로 보면 FC서울(오산고), 수원 삼성(매탄고)에 밀려 인기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나오면서 시선이 달라졌다. 인천은 광성중 선수들을 주로 대건고로 올린다. 확실히 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대건고는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 주최 U-17, U-18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통의 유스인 현대고(울산 현대), 포항 제철고(포항 스틸러스)를 서서히 따라잡고 있다. 광성중은 지난해 소년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강호로 급부상했다.
유스 체계가 뿌리가 내리면서 인천도 위기 극복의 힘을 믿고 있다. 이기형 감독도 유스 출신들이 팀에서 연착륙하는 것이 맘에 든다는 눈치다.
그는 "현재 유스 출신 선수들의 연령대는 유럽리그만 봐도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성인 무대에 올라와서 몸싸움도 익숙지 않고 어렵겠지만,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자신감도 올라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스 출신 선수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 선수들이 잘 뛰어주는 것이 고맙다"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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