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 원정길을 정석대로 간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8월 30일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9차전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다.
같은날 우즈베키스탄은 중국과 우한에서 원정 경기를 갖는다. 한국은 승점 13점으로 2위, 우즈벡(12점)은 3위다. 한국이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1위 이란(20점)을 이기고 우즈벡이 꼴찌 중국(6점)에 패한다면 승점 4점 차이로 벌어지면서 본선 티켓을 확보한다. 5일 예정된 우즈벡 원정길이 가벼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이기고 우즈벡이 지는 일이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다. 이란이 어느 정도의 전력을 갖추고 올지 미지수지만 한국 역시 감독, 코칭스태프가 달라졌고 선수단도 일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쉽게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 우즈벡은 홈에서 중국을 2-0으로 이긴 경험이 있다. 우즈벡 원정에서 본선행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속 편하다.
대표팀 이동을 놓고 고심하던 대한축구협회는 원안인 9월 1일 출발로 확정했다. 행정적인 문제로 인해 1일과 3일 출발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있던 축구협회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경질 후 사령탑이 공석인 상황에서 항공권 확보 등의 문제로 1차 선택이 필요했고 여유가 있었던 3일 출발로 결정했다. 출장을 준비해야 하는 취재진에도 일정 변경이 가능하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3일 출발로 공지됐다. 3박 4일 원정 일정이 5박 6일로 늘어났다.
3일에 출발하면 저녁 늦게 우즈벡 타슈켄트에 도착한다. 4일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공식 훈련을 갖고 5일 경기를 치른 뒤 6일 돌아오는 3박 4일의 초단기 일정이다. 시차가 4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응 전 경기를 하고 오는 셈이다.
단기 일정의 좋은 점은 공식 경기를 치르는 경기장에서 비공개로 전환하고 집중력을 높인, 촘촘한 훈련이 가능하다. 익숙한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피로 회복 및 전술 훈련을 맞춰보고 간다는 이점도 있다.
그런데 신 감독이 부임한 뒤 1일 출발을 하는 안으로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일찍 현지에 들어가서 쉬고 훈련하는 것이 낫다는 신 감독의 판단이었다는 후문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1, 3일 출발 안을 모두 잡아 놓고 신 감독에게 보고했고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1일에 가는 것으로 정리했다. 빨리 현지에서 들어가 적응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나왔다. 2일에는 타슈켄트 직항편이 없다"고 말했다.
1일에 출발하면 2, 3일 훈련 시 우즈벡 축구협회에서 내주는 훈련장을 사용해야 한다. 이미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숙소에서 한 시간 떨어진 열악한 훈련장을 배정하는 등 텃세를 부린 우즈벡이다. 음식 등 부차적인 문제도 있다. 이 때문에 축구협회는 실무자가 조만간 현지답사를 떠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나마 나은 훈련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우즈벡도 한국에 경기 이틀 전 왔었다. 이란도 마찬가지고 평가전을 치르러 왔던 유럽이나 북중미 팀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주어진 기간은 나흘이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도 1일 선택에 대해서는 "3일에 출발하는 게 낫지만, 시차 적응을 위해서는 1일 출발이 필요했다. 하루에 한 시간씩 시차 적응을 하면 경기 당일에 문제가 없다고 봤고 최종 선택했다. 지금부터는 하나로 뭉쳐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대표팀 주치의로 우즈벡 원정을 경험했던 송준섭 서울 제이에스병원 원장은 "바로 원정을 치르는 경우라면 컨디션 유지에 문제가 있지만 이란전을 치르고 가는 것이고 시차도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1·3일 출발 여부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원정길치고는 (중동과 비교하면) 괜찮다. 경기력에 영향을 줄 정도도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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