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이 영화 '기적'으로 뭉쳤다. 보면 볼수록 애정이 생길 정도로 따뜻하고 위로가 된다는 '기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극장가에도 '기적'을 전할 수 있을까.
26일 오후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장훈 감독, 배우 이성민, 박정민, 임윤아, 이수경이 참석했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 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88년 설립된 최초의 민자역사이자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간이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따뜻한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재창조된 이야기다.
박정민은 마을에 기차역을 세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 역을, 이성민은 준경의 아버지이자 원칙을 중시하는 기관사 태윤 역을 맡았다. 또 임윤아는 준경의 비범함을 한눈에 알아본 자칭 뮤즈이자 친구 라희를, 이수경은 준경의 든든한 누나 보경을 연기했다.
이날 박정민은 "이 영화는 촬영이 끝난 지 6개월 정도 됐다.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애정이 가고 예쁘고 착한 영화다"라며 "많은 관객들에게 빨리 소개시켜드리고 싶은 생각이 강했던 영화다. 같이 만든 모든 사람들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정민은 "공감도 많이 되고 마음을 움직이는 부분이 많아서 시나리오가 좋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내가 이 역할을 해도 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하고 싶은데 내가 하면 관객들이 공감을 못할 것 같다는 우려가 있어서 고민했다"라며 "하지만 감독님을 뵙고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결정을 했다"라고 전했다.
또 박정민은 "미팅 끝내고 감독님께서 펭수 인형, 우산 그런 것을 잔뜩 주셨다. 그것에 감동을 받았다"라고 농담을 하더니 "감독님과 얘기하는 한 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믿음이 생겼고 촬영 끝난 후에도 다음 영화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제가 좋아한다"라고 이장훈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런 박정민에 대해 이장훈 감독은 "박정민은 비주얼 배우라는 선입견이 있다. 얼굴만 믿고 연기 열심히 안할까봐"라고 운을 떼서 박경림을 당황케 만들었다.
이어 이 감독은 "비주얼만큼 연기도 잘하는 배우였다"라며 "이전에는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연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진짜 흰 쌀밥 같은 연기를 원했다. '박정민 연기 잘한다'가 아니라 '연기 어땠지?'라면서 연기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그 캐릭터가 되길 바랐다. 중요하고 힘든 연기인데 관객들은 인정을 잘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뭘 못하게 해서 너무 미안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정민은 "저도 연기를 하다 보면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기도 한다. 부산에서 촬영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다음 날 찾아갔다. 명사에게 한 시간 동안 강의를 들은 것처럼 감독님 말씀을 듣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다음 날부터 신기하게도 걱정 없이 촬영을 재미있게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이 감독은 "제가 전작을 했을 때 달렸던 댓글 중에 '배우들이 다했네', '감독은 뭐했나' 하는 댓글이 있었다. 이번에는 진짜 하는 거 없이 날로 먹어서 그런 댓글이 더 많이 달릴 것 같다"라며 "배우들에게 '테이크 많이 안 간다'라고 했는데 현장에서는 테이크를 많이 갔다. 마음에 안 들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저렇게 연기하지?'라며 놀랐고 신기하고 더 보고싶어서 그랬다. 행복했고 편하게 작업했다"라고 캐스팅에 대한 만족도를 밝혔다.
박정민과 임윤아는 이번 '기적'을 통해 첫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에 박정민은 "윤아 씨와 같이 연기를 한다는 것이 놀라웠고 감사했다"라며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 친구랑 같이 작업을 하는 것이 웃겼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앞으로도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면서 살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에 임윤아는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다. 편하게 만들어줘서 덕도 많이 받았다. 촬영 후에 준경을 박정민이 했기 때문에 준경에 대한 캐릭터가 잘 표현이 됐다고 생각해서 '박정민이라 다행'이라는 얘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정민은 "저를 보며 우는 신이 있었는데 눈을 안 보고 저의 좁은 어깨를 보면서 딱해하더라. 준경이라 다행인 건 '나의 어깨 때문이냐'는 얘기를 농담처럼 했다. 격이 없이 재미있게 촬영했다"라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성민 역시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전하면서도 "속은 그렇지 않은데 표현하는 것이 무뚝뚝하다. 그건 저와 많이 다른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제작기를 보고 난 뒤 "울컥한다"면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 경상북도 봉화 출신인 이성민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사투리 도움을 받았다는 임윤아의 사투리가 월등했다고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은 분이나 편집본 분이나 똑같이 '내 얘기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다양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 신기한 영화다"라며 "저는 꿈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내가 처한 현실에 만족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데 그 또한 위로가 있지만, 어린 친구들에게는 '어차피 안 될거니까 포기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생각되더라. 마음껏 꿈을 꾸고 부딪혀보라는 말을 해보고 싶었다. 또 어른들이 그들이 좌절하지 않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시기에 가장 적합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웃고 울고 하시다 보면 이 세상이 조금은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위로 받고 행복을 느끼시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건넸다.
'기적'은 오는 6월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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