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개그콘서트'를 진두지휘했던 김석현 PD와 지상파 방송3사 34명의 개그맨들이 한 배를 탔다.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한강유람선 선착장에서 출발한 유람선에는 tvN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이 총출동했다.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준형부터 아직 인지도 없는 신인 개그맨, 방송 출연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 이들이 코미디의 부활을 목표로 뭉친 것.
'코미디 빅리그'는 10번의 경연 결과로 우승을 가리는 리그제로 진행된다. 총 11개 팀으로 이뤄진 이들은 매주 개그 경연을 펼치고, 현장에 있는 200명의 방청객의 투표 결과에 따라 각각 승점을 획득한다. 10번의 경연을 마친 뒤 누적 점수가 가장 높은 팀이 우승과 함께 상금 1억 원을 차지하게 된다.
우승 상금은 차치하고서라도 개그맨들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승부이자 코미디에 대한 사명의식이 걸린 꿈의 무대다.
'코미디' 빅리그'의 수장인 김석현 PD는 "우리는 한 배를 탔다. 지난 두 달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제가 과거에 하던 '개그콘서트'가 주목받고 있는데 부끄럽지 않게, 긴장할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개그맨들의 갑작스런 개인기 요구에 김 PD는 "이적하면서 받은 돈으로 머리를 심었다"며 모자를 벗고 머리를 공개, 개그맨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영아와 함께 MC를 맡은 이수근은 "못마땅한 분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개그맨 동료인 제가 하는 것에 응원해달라. 경합의 장이 아닌 화합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 '코미디 빅리그'가 개그계의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리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의 주인공이었던 개그맨 10팀은 방송 무대보다 재치넘치는 팀명과 깨알 출사표로 유람선 안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절박하면서도, 야심차고, 웃음이 넘쳤다.
'갈갈스'의 박준형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개그를 잘하는 PD를 믿고 따라왔다. 시간이 많아서 열심히 했다. 개그맨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이 프로그램이 잘 되야 한다"고 말했다.
MBC 공채 개그맨 출신인 '꽃등심' 전환규는 "이국주와 함께 MBC를 등지고 왔다"며 "MBC 정통 개그를 탈피해서 연기력으로 승부하겠다. 웃음기 쫙 빼겠다"고 말했다.
'개통령'의 김인석은 "어린이들에게 뽀통령이 있다면 성인들에게는 개통령(개그대통령)이 있다. 즐거움을 줄 것"이라며 야심(?)을 드러냈으며, 김미려와 안영미, 정주리 등 유일한 여자 개그맨으로 구성된 '아메리카노'는 "각 방송사의 얼굴 대표들이 왔다. PD님의 머리를 모두 심는 그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옹달샘'의 유세윤과 유상무, 장동민은 즉석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유세윤이 "공개코미디에 목말라 있었다. 피와 심장이 끓고 있다"고 각오를 전하던 중 갑작스럽게 유상무가 유세윤의 뺨을 때렸고, 장동민 역시 다른 쪽 뺨을 때려 경악케 했다. 유세윤은 "제가 가위바위보에서 졌었다"고 설명하며 상황을 수습했다.
출정식부터 화끈한 웃음을 선사한 10팀의 개그맨들 중 코미디의 역사를 새롭게 쓸 주인공은 누가 될까. '코미디 빅리그'는 9월17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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