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유미가 코트로 돌아왔다. 한유미는 지난 2011-12시즌 KGC 인삼공사에서 활동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배구공을 손에서 놓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20여년 넘게 해온 배구와 인연을 끊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유미는 다시 배구공을 손에 잡기로 했고, 친정팀 현대건설 선수단에 합류했다. 아직 선수로 정식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지난 19일 팀 숙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으로 와 후배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코트에서 뛰고 있다.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28일 '조이뉴스24'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한)유미가 팀 연습을 함께 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다"며 "유미는 지난 2년 동안 운동을 쉰 셈인데 현재 정말 적극적으로 팀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 구단도 한유미의 복귀 의지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그동안 팀 분위기가 조금은 느슨하게 풀어진 부분도 있었다"며 "유미가 팀 내 최선참으로 어린 선수들을 잘 리드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미도 이번이야말로 마지막이라는 각오가 대단하다. 오랜만에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온 만큼 맏언니 역할을 기대한다"고 얘기했다.
한유미는 수일여중과 수원한일전산여고를 나와 지난 2000년 실업 현대건설에 입단해 성인배구무대에 데뷔했다. 한송이(GS 칼텍스)와 자매선수로도 유명했다. 그는 2005년 V리그 프로 원년 멤버로 뛰었는데 그동안 선수생활에 부침이 있었다. 공백기를 따진다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유미는 2009-10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현대건설과 재계약하지 못했고 다른 팀으로 이적도 실패해 'FA 미계약선수'가 됐다. 당시 해외리그 진출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잘 풀리지 않았다. 1년을 코트에서 떨어져 보낸 한유미는 2011-12시즌 KGC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고 코트로 돌아왔다.
KGC 인삼공사 시절 우승 트로피도 품에 안았다. 한유미는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나름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김형실 감독이 이끌었던 여자배구대표팀에 뽑혀 2012 런던올림픽 4강 진출에 도움을 줬다.
한편 현대건설은 최근 주장 자리도 새얼굴로 바꿨다. 2013-14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어 소속팀과 재계약에 성공한 세터 염혜선이 주장으로 선임됐다. 그동안 주장을 맡았던 황연주의 뒤를 이었다.
양 감독은 "(황)연주와도 주장 자리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연주가 직접 주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연주는 '운동에 전념하고 싶다'는 뜻을 코칭스태프에 전달했다. 양 감독은 "연주를 비롯해 유미도 그렇고 고참급 선수들이 솔선수범하고 있다"며 "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기대를 전했다.
한유미는 조만간 현대건설과 정식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로 세 번째 출발선에 선 셈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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