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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년]엄정화·김윤석…10년 의리파 배우들과 심엔터(인터뷰①)


심엔터테인먼트 심정운 대표 인터뷰

[이미영 장진리기자] 김윤석 주원 엄정화 엄태웅 유해진 김상호 강성진 등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배우들이 한꺼번에 5일의 시간을 비우는 것이 가능할까. 불가능한 미션처럼 보였지만 가능했다. 심엔터테인먼트 창립 10주년을 맞아 필리핀 세부로 단체 여행을 다녀오기 위해 1월부터 스케줄을 비웠다. 26명의 소속 배우들이 전원 함께 했다. 다들 대단하다고 했고 또 부러워했다. 단순히 스케줄 정리 때문이 아니다. 배우들의 회사에 대한 애정, 사업적 관계를 넘어선 가족 이상의 끈끈함, 소통이 잘 된다는 의미였다. 심엔터테인먼트의 10년이 가능했던 이유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엔터테인먼트사 심엔터테인먼트가 출발한 지 올해로 딱 10년째다. 지난 2004년 12월 옥수동 언덕배기의 사무실에서 엄정화, 엄태웅과 함께 시작됐다. 그 이름에 걸맞게, 배우들은 마음(心)을 다해 연기했고 대표와 매니저, 직원들은 '뚝심 있게' 뒷바라지 했다. 그렇게 달려온 10년, 심엔터테인먼트는 탄탄한 연기파 배우들과 스타 배우들과 가능성 있는 신인들을 보유한 자타공인 유력 엔터테인먼트사가 됐다.

조이뉴스24 창간 10주년을 맞아 창립 10주년을 맞은 심엔터테인먼트 심정운 대표를 만났다. 지난 10년과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10년을 들었다.

"엄정화-엄태웅-김윤석, 10년 함께 가는 비결은"

심엔터테인먼트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심정운 대표는 GM기획을 거쳐 유니코리아문예투자에서 설경구 매니저로 현장 경험을 쌓았다. 그 회사 매니지먼트 파트가 갑자기 해체되면서 성동구 옥수동에 사무실을 차렸다.

심엔터테인먼트에는 장기간 몸을 담은 의리파 스타가 많다. 김윤석과 엄정화, 엄태웅이 심엔터테인먼트와 시작한 배우들이다. 지난 10년을 함께 했다. 지금이야 다들 내로라 하는 스타지만, 엄태웅은 당시 '쾌걸춘향'에 막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이었다. 이름없는 조연이었던 김윤석도 늦게 빛을 본 스타다.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던 그는 영화 '타짜'(2006)와 '추격자'(2007)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아 흥행 배우로 자리잡았다. 유해진과 김상호도 6-7년째 심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있다. 이들은 심엔터와 함께 성장하며 존재감을 가진 배우로 성장했으며, 그가 발굴한 주원도 끈끈한 관계를 계속해오고 있다.

심 대표는 특유의 혜안으로 신인 배우들을 스타 배우로 성장시켰고, 기존 배우들이 작품 속에서 자기 몫을 잘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내실 있는 경영으로 탄탄한 기획사가 됐다.

심 대표에게 성공 비결을 묻자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웃지만, 사실 업계 관계자를 그를 추진력을 갖춘 배포 좋은 경영인이자 배우와 작품을 보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사 대표라고 꼽는다. 그리고 가장 큰 재산인 좋은 사람, 좋은 배우들을 곁에 두고 있다.

심정운 대표는 "신인 배우들도, 잘 된 배우들도 진짜 노력을 많이 한다. 심엔터의 10년을 이끌어온 배우들이 작품만 생각한다"고 성공의 이유를 배우의 몫으로 돌렸다.

심정운 대표의 '배우관' 중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성이다. "엄태웅과 엄정화, 김윤석 등 모두 인성을 갖춘 배우들이다. 일을 오래 같이 하고, 함께 오래 가려면 인격적으로 훌륭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을 발굴해낸 일화를 들어보면, 그의 소신이 드러난다.

"주원이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란 뮤지컬 작품을 할 때 처음 봤어요. 6, 7개월 동안 진행되는 그 긴 공연을, 혼자 춤추고 노래하는 시간만 1시간이 넘는데도 더블 캐스팅이 아니라 혼자 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참 성실하다 생각했죠. 닭집에서 만나 맥주를 시키는데 술을 안 먹는다고 한 것도 호감이 갔어요. 몸 관리 때문에 술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주원이 90kg가 넘게 나가는 체구였는데 '7kg만 빼와라' 이랬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10kg을 감량해 왔더라고요. 주원은 성실성과 인성을 다 갖췄다고 생각했고 지금까지 함께 하게 됐죠."

좋은 배우들 뿐만이 아니다. 좋은 매니저들이 있고, 좋은 직원들이 있다. 심 대표도 회사의 장점으로 좋은 직원들을 꼽았다. 실제로 심엔터테인먼트에는 첫 직장으로 들어와 10년씩 함께 하는 직원들이 많다. 팀장급 이상의 매니저들이 그렇다. 이직률이 높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인 것을 감안하면 신기할 정도로 놀랍다.

"매니저는 성실히 한 만큼 보상을 받는 직업이에요. 우리 회사는 일한만큼 업계 최고 대우를 해준다고 자부해요. 대신 일이 엄청 힘들죠. 남들 쉴 때 쉬면서 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어요."

◆'잘먹고 잘사는 엔터사'…심엔터의 지난 10년, 앞으로 10년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부침이 심한 곳이다. 잘 나가던 회사가 무리한 확장으로 빚에 허덕이기도 하고 하루 아침에 문을 닫기도 한다. 사람과의 신뢰가 자주 무너지고, 톱스타 한 명에 회사의 명암이 엇갈린다.

심엔터테인먼트는 2004년 창립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탄탄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적자에 허덕이며 간판을 내릴 때도 내실 있는 경영으로 부러움을 샀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심정운 대표는 "회사가 문 닫을 뻔한 적이 있었다. 2005년 세무 사기를 당해서 큰일 날 뻔한 적이 있었다. 사업도 처음 해서 그 때가 위기라고 생각했다"고 생각했다. 크고 작은 일도 많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심 대표는 "10년을 생각해 보면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고 긴 레이스다. 일이 좋았던 때도 있고 힘들었던 때도 있지만 버텨냈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금이 위기라고 생각한다. 내년이 위기고 매해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지난 10년, 심엔터테인먼트의 성과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소박했다.

"큰 성과가 있었죠. 심엔터로 모든 직원들이 잘 먹고 잘 사니까 그게 제일 커요. 우리 직원들은 법인카드도 허투루 쓰는 법이 없어요. 자기 회사라고 생각을 하니까 할 수 있는 거죠. 우리가 1등이다, 대한민국 최고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다들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좋아요. 지금도 엔터업계의 황제가 될 거라는 꿈은 없어요. 정서 자체가 다른 회사와는 다른 것 같아요."

"저는 기분 좋은 게 김윤석, 엄태웅, 김상호 모두 우리 회사에서 같이 열심히 일해서 본인들이 집도 사고 훨씬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거. 그리고 제가 그것을 지켜보고 이런 것들이 너무 좋고 보람 있어요."

심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몇 년간 매니지먼트 외에도 호텔형 펜션 모닝캄빌리지 등 부가사업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내년에는 영화 및 드라마 제작 등 제작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단순히 양적 성장이 아닌, 배우들과 직원 그리고 회사가 함께 잘먹고 잘살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물론 심엔터의 본질인 매니지먼트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모닝캄 빌리지는 일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요. 공기 좋은 곳에서 행사도 하고, 가족들과 고기 구워먹고 이런 것들이 좋아요. 본질은 잘가기 위한 장치들이죠. 어쨌든 앞으로 매니지먼트를 제일 열심히 잘해야죠. 사실 지금도 제일 힘든 건 책(시놉시스) 보는 거에요. 마르지 않는 강처럼 너무 힘드네요(웃음)."

인터뷰가 끝날 즈음, 심정운 대표는 지난 9월 필리핀 세부 10주년 여행에서 촬영한 배우들의 화보 사진과 동영상을 틀어줬다. 동영상에는 진지한 얼굴로 줄다리기 작전을 짜는 김윤석이, 물 속에서 신나는 얼굴로 달리는 유해진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단체 줄넘기를 하고 있는 주원이, 승부욕을 불태우다 웃음이 터진 엄정화와 엄태웅이 있었다. 배우로서의 무게를 내려놓고 웃음이 가득한 얼굴들이었다. 배우들도, 매니저들도 함께 그 시간을 온전히 즐겼다. 지난 10년이, 앞으로의 10년에 대한 이야기가 그 곳에 있었다.

"워크샵에 가서 함께 한 10년, 함께 할 10년을 얘기했습니다. 지금 배우들과 앞으로 20주년 워크샵 갈 때도 아무 사고 없이 지금 온 것처럼 더 발전된 모습으로 함께 하자고요. 10주년 워크샵 갔던 배우들에, 식구들이 더 늘어서 20주년 워크샵을 가고 싶습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장진리기자 ent@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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