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마스터'의 강동원이 정의로운 형사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올 한 해 누구보다 화려한 활약을 펼친 그는 이제껏 도전한 적 없던 색채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새로운 도전을 맞닥뜨렸다. 현실에 한 명쯤 있다면 좋을법한 판타지적 인물을 그려내면서, 그는 최근 이슈가 됐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서도 재치있게 답했다.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스터'(감독 조의석, 제작 영화사집)의 개봉을 앞둔 배우 강동원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까지, 그들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극 중 형사 김재명 역을 연기한 배우 강동원은 최근 시국과 묘하게 맞물리는 영화 속 정서와 관련해 속이 시원하다고 느껴지는 대사가 있었는지 묻자 "있었지만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감독이 시켜서 한 것일 뿐"이라고 웃으며 말해 폭소를 안겼다.
또한 강동원은 "감독과 나, 아마 이병헌 선배와 김우빈도 블랙리스트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 멤버 중 오달수 선배만 블랙리스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감독님은 본인이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졌을 때 '저는 없어요'라고 말하더라"고 말을 이어간 가동원은 "알고 보니 영화감독협회 회비를 내지 않아 제명이 돼서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나는 감독에게 '이번 작품으로 100% (블랙리스트에) 오르실테니 걱정 마시라고 했다"고 밝게 알렸다.
이날 강동원은 최근 비선실세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 가결 등 굵직한 사건들과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에 대해서도 "꼭 이번 사건 때문에만 사람들이 화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쌓여있던 것이 있었고 이번이 결정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촬영) 당시에도 이걸 보고 관객들이 스트레스가 풀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며 "우리 나라가 굉장히 정의로운 나라라 생각되진 않는다. 모두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라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극 중 김재명은 역대 최대 사기사건으로 등장하는 원네트워크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정의로운 형사다. 강동원은 "내가 생각했던 나쁜 사람들,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이들이나 경제사범들은 (사기의) 단위가 너무 큰데 가벼운 형벌을 받기도 하더라"며 "누구나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것이 아닌, 힘 있는 사람들을 알면 잘 넘어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또한 "('마스터'에서처럼 실제 현실이) 깨끗한 사회는 아니라 생각한다"며 "그래서 제 스스로는 대리만족한 면이 있었고,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정의가 실현되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통쾌하더라. 다른 것은 몰라도 그 지점이 속이 시원했다"고 돌이켰다.
한편 영화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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