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구단 대표이사 이하 팀장급까지 전원 사직서 제출이라는 강한 조치를 내린 대전 시티즌. 대전 구단 김윤식 사장이 K리그 전체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윤식 사장은 29일 오후 전북 현대와 K리그 12라운드 홈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전원 사표 제출 조치에 대해 설명을 했다.
대전은 승부조작으로 4명의 선수가 구속되고 4명이 조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등 위기에 빠졌다. 순식간에 구단의 위상이 흔들렸고 이날 오전 11시 김 사장을 비롯해 대전시 문화체육국 국장, 구단 이사진이 모여 긴급회의를 했다. 이를 통해 사표 제출과 사태 수습을 위한 태스크포스팀 구성에 합의했다.
전날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돌아온 김 사장은 바로 구단 직원들과 회의를 한 뒤 이날 다시 한 번 긴급회의를 했다.
김 사장은 "최소 보름이나 한 달 이내에 이번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구단주인 염홍철 대전 시장에게는 30일 오전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경기 뒤 왕선재 감독과도 대화를 나눴다는 김 사장은 "입에 발린 반성을 누가 믿겠느냐. 극단적인 자세로 책임을 절감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전했다. 똑같은 의미로 코칭스태프도 물러나야 한다고 전했다"라고 말했다.
사표수리 여부를 떠나서 K리그를 대표해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구단이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책임을 느끼지 않으면 안된다. 감독은 선수단을 잘 이끌고 모든 책임은 사장이 지고가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선수단 관리를 제대로 못한 왕 감독에게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수 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사장에게 책임이 있다. 왕 감독이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데 말이 안된다"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확실한 일처리를 통해 구단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한 김 사장은 "이번에 어설프게 처리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축구의 명예가 걸려있다. 대충 넘어가면 누가 믿겠느냐. 대전 스스로 부정에 개입하면 안된다는 것을 강력하게 각인시켜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43명의 선수단 중 구속된 이들을 제외한 선수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 김 사장은 "확실하게 진상을 밝히고 싶다. 이사회에 안건을 올리겠다. 그 후 그만두겠다"라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조이뉴스24 /대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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