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수원 블루윙즈의 캡틴 염기훈이 '리더십 업그레이드'를 선언했다.
솔선수범하며 후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유지하되, 필요할 경우 적극적인 질책을 곁들여 분위기 반전을 이끈다는 의미다. FC서울과의 올 시즌 첫 K리그 슈퍼매치를 승리를 이끌며 '임상실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염기훈은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G조 5차전 원정 맞대결을 앞두고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올 시즌엔 필요할 경우 후배들에게 화도 낸다. 팀이 잘 되려면 여러 가지 방법을 써야 한다. 그게 리더의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수원은 지난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5-1 대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냈다. 이상호와 정대세가 2골씩 터뜨리며 맹활약했고, 염기훈도 한 골을 보탰다. 1골 2도움으로 무려 3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염기훈은 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최근 8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기록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팬들 사이에서 불리는 '미친 왼발'이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활약이다.
염기훈은 팀 리더로서 이전에 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려 애쓰고 있다. 기본 전략은 기존과 동일하다. 어린 선수들, 경기에 출전할 기회가 적은 선수들 위주로 챙겨서 팀 분위기를 하나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올 시즌엔 '진심을 담은 질책'을 추가했다.
염기훈은 "지난달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포항과의 K리그 개막전에서 2연패한 뒤 후배들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도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할 말은 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 염기훈은 자신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올 시즌 들어 매일 오전 한 시간씩 개인 훈련을 실시 중이다. 물오른 프리킥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염기훈은 "수원과의 재계약이 늦어져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선수들끼리 잘 맞춰놓은 호흡이 나 때문에 무너지지 않을까 두려웠다. 그래서 더 열심히 개인운동을 했다. 생각보다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와 기대는 했지만, 8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줄은 몰랐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염기훈은 "워낙 자신감이 있다 보니, 요즘엔 경기 중에 페널티박스 근처의 프리킥 찬스가 은근히 기다려진다. 올 시즌을 앞두고 80kg이던 몸무게를 3kg가량 줄였다. 프로에 처음 입문했을 때의 체중(77kg)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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