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차해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메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유종의 미'는 거뒀다.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GBK 인도어 볼리볼 홀에서 열린 3, 4위전 일본과 경기에서 이겨 동메달을 땄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덮고 가거나 모른척 해서는 안된다.
'차해원호'는 다시 소집된다. 오는 29일부터 일본에서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18-19시즌 여자부 V리그 개막일도 뒤로 미뤘다.
세계선수권에 나설 최종 엔트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 뛴 선수들이 주축이 될 전망이다. '에이스'인 김연경(엑자시바시)은 당연히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차해원호'는 아시안게임에서 베스트 전력을 구성하지 않았다. 대표팀에서도 세대교체는 중요한 문제지만 고교생 3명을 데려가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9명으로만 아시안게임을 치른 셈이 됐다.
전략적인 판단을 제대로 내려할 때를 잘못 짚은 셈이다. 결과론이지만 한국 배구가 세계선수권보다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아시안게임에 최대한 베스트 전략을 가동해야했다.
정호영, 박은진(이상 진주 선명여고) 이주아(원곡고) 등 고교 유망주를 세계선수권에 데려가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었다. 물론 대표팀 차출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와 잡음은 비단 프로팀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세계선수권 일정은 전국체육대회와 겹친다. 그렇기 때문에 고교 유망주가 소속된 학교의 이해 관계도 얽혀있다. 선수단 구성을 해야하는 차해원 감독 입장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또한 아시안게임에 앞서 차 감독이 당초 구성하려던 코칭스태프도 제대로 조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표팀은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이 얘기한 것처럼 '실험하는 곳'이 아니다. 차 감독은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리그 중국전과 태국과 준결승전이 끝난 뒤 "지도자로서 많이 배운 경기"라고 했다. 그런데 차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통해 지도자로 데뷔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여자배구대표팀을 맡은 적도 있고 남자프로구단(대한항공) 코치 뿐 아니라 여자프로구단(흥국생명) 사령탑도 거쳤다. '커리어'가 있는 지도자로 할 말이 아니다. 목표가 있고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분명한 국제 대회에서 언급할 부분은 아니었다.
경기에서 선수 기용과 교체 등은 감독이 갖고 있는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 '차해원호'는 선택과 전략적인 판단에서 분명히 모자른 부분이 있었다.
중국과 조별리그 2세트 그리고 태국과 준결승전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강 중국을 맞아 한국은 0-3 완패를 당했다. 사실상 조 1위가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라 최선을 다해야해다.
그러나 조별리그는 단판승부인 토너먼트가 아니다. 그래서 중국전 2세트는 교체로 투입된 이다영(현대건설) 정호영을 코트에 그대로 뒀어야했다.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가 전위가 아닌 후위에 있을 때 이다영을 투입했던 장면은 논외로 하더라도 중국과 맞대결에서 한국은 경기에서도 지고 주전 멤버 체력도 소진해버렸다.
이 여파는 태국과 준결승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차 감독은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고 했다. 그런데 리시브 문제는 단순히 이번 대회에에서만 눈에 띄게 도드라진 것이 아니다.
태국전은 시작부터 꼬였다. 경기 내내 선수 교체와 타임아웃 타이밍 등에서 엇박자가 났다. 차 감독은 2~4세트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태국에 연속 실점해 결국 패한 부분에 대해 가장 큰 원인으로 '리시브가 흔들렸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그러나 벤치에서 한 발 늦은 대응도 태국에 덜미를 잡힌 빌미 중 하나가 됐다.
한국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트리니다드 토바고, 태국과 함께 D조에 속했다. 일본 고베 그린 아레나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만만한 팀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한다. 미국과 러시아는 중국, 브라질 등과 함께 세계 6강 안에 들어가는 팀이다. 아제르바이잔은 V리그를 경험한 폴리가 나올 경우 전혀 다른 팀이 될 수 도 있다.
그리고 한국은 태국과 리턴매치를 갖는다. 차 감독과 여자배구대표팀에게는 아시안게임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한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이 본선 진출권 획득을 위해 나설 가능성이 높은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만날 팀들에 대한 전력 탐색 자리도 될 수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여러모로 잘 활용해야 할 이유다. 그렇기에 자카르타에서 보인 문제점을 세계선수권에서도 반복해서는 안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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