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미국프로농구(NBA)가 충격에 빠졌다. NBA에서 현역 선수 시절 20시즌을 LA 레이커스에서 슈팅가드로 뛴 코비 브라이언트(41) 사망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브라이언트는 이날 둘째 딸 자아니(13)의 농구 경기 참가를 위해 전용 헬리콥터를 이용해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헬리콥터가 추락했고 브라이언트와 자아니를 포함한 탑승자 9명 전원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NBA 현역 선수들은 자신의 '우상' 중 하나였던 브라이언트의 사고 소식에 비통해했다. 사고 당일 열린 NBA 경기에서는 브라이언트의 사망에 대해 추도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기 시작 후 한 팀은 플레이를 하지 않고 공격제한시간 24초를 소진했고 이어 한 팀은 하프코트를 넘어가지 않으며 8초를 보냈다. 브라이언트가 선수 시절 레이커스에서 사용한 등번호 24와 8을 기리기 위해서다.
사고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선수와 코칭스태프도 있었다. 브라이언트의 전 소속팀 레이커스는 이날 경기가 없었지만 홈 구장인 스태이플 센터 주변은 온통 꽃다발로 뒤덮혔다. 팬들이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기 위해 체육관 주변을 찾아 놓고 갔다.
모교인 팔라델피아에 있는 로연 매리온 고교 체육관에도 추모와 명복을 비는 꽃이 놓였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센터로 뛰고 있는 조엘 엠비드는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그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라며 "브라이언트가 뛴 2010년 NBA 파이널을 본 뒤 농구 선수로 길을 걷게 됐다. 사고 소식에 미치도록 슬프다"고 적었다.
이날 NBA 경기를 뛴 선수들은 착용한 신발에 브라이언트를 기리는 문구를 직접 적어 넣었다. 유타 재즈에서 가드로 뛰고 있는 마이크 콘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비통한 심정이다. 남은 가족들과 관련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선수로 뛰는 동안 브라이언트와 코트 안에서 경쟁하는 일은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른 종목 선수들도 브라이언트의 사망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는 미국프로골프투어(PGA) 파머스 인슈어런스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방송 인터뷰를 통해 "18번 홀 그린에 갔을 때 갤러리 사이에서 브라이언트를 위해 해달라'는 말이 나왔다. 당시에는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몰랐지만 이제 알게 됐다"면서 "믿을 수 없다. 정말 슬프다"고 얘기했다.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SNS에 과거 브라이언트와 함께 한 사진을 개시한 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슬픔을 표현했다. 축구스타 네이마르(브라질, 파리 생제르망)는 같은날 열린 프랑스리그 리그앙 릴과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브라이언트를 위한 세리머니를 했다.
네이마르는 후반 7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킨 뒤 양 손가락으로 두 개와 네 개를 폈다. 브라이언트의 선수 시절 등번호 24를 나타내며 추모했다.
손흥민(28)의 소속팀 토트넘 동료인 해리 케인도 SNS를 통해 브라이언트가 홈 구장을 찾았을 때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종목을 떠나 스포츠계는 영웅 한 명을 떠나 보냈다"며 "이번 사고로 희생된 이들의 가족과 친구에게도 애도를 보낸다"고 전했다.
NBA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추모가 이어졌다. 레이커스와 같은 로스앤젤레스를 연고로 둔 다저스 소속 코티 벨린저(외야수)는 "사고가 불과 15시간 전에 일어났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지금도 사실이 아니었으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다저스 마무리 투수 켄리 얀센과 저스틴 터너(내야수)도 SNS에 브라이언트의 생전 사진을 올리며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충격이 크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다저스 구단은 브라이언트의 유족을 위로하는 공식 성명도 발표했다. 한편 브라이언트는 현역 선수 시절 세 차례나 한국을 찾아 농구 클리닉을 여는 등 국내 팬들과도 만난 인연이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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