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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PCO 새 주장 하경민 "새 시즌이 기다려진다"


새로운 사령탑-새로운 분위기, 적응은 OK

[류한준기자] 한 시즌 만에 다시 돌아온 팀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주장이라는 자리를 맡았다.

남자프로배구 KEPCO의 센터 하경민 얘기다. 그는 지난 시즌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장광균과 신경수가 KEPCO로 오고 하경민이 대신 대한항공으로 가는 상호 임대 때문이다. 시즌 종료 후 세 선수는 다시 원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하경민은 "내 나이가 벌써 주장을 맡을 때가 됐나 싶다"고 껄껄 웃었다. KEPCO는 지난 시즌까지 최고참 방신봉과 세터 이동엽이 주장 자리를 번갈아 맡았다. 방신봉은 이제 그 자리를 후배 하경민에게 물려줬다. KEPCO 유니폼을 입고 현역선수로 복귀했던 이동엽도 지도자로 새출발했다. 김찬호 경희대 감독이 이끌고 있는 유니버시아드대표팀에서 코치로 활동 중이다.

KEPCO는 2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KEPCO 체육관에서 유니버시아드대표팀과 평가전을 가졌다. 하경민은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선 빠졌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경민은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코트 한쪽 편에 서서 평가전이 진행되는 내내 '힘을 내자'며 동료들을 독려했다.

평소 코트 안팎에서 말이 별로 없는 편인 하경민에게는 큰 변화다. 하경민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의미를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KEPCO는 동생인 유니버시아드대표팀에게 1세트를 내줬다. 하경민이 "괜찮다"며 동료들을 격려했다. "잘하고 있다. 자신감있게 공격하면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KEPCO 신영철 감독은 2세트 시작과 함께 하경민을 코트에 투입했다. 세터 양준식이 올린 토스를 하경민이 속공으로 마무리했고 유니버시아드대표팀의 사이드 공격을 멋지게 블로킹으로 잡아냈다. 하경민이 자랑하는 트레이드 마크다.

평가전이었지만 두 팀 모두 진지했다.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형님 KEPCO가 아우 유니버시아드대표팀을 3-2로 꺾었다. KEPCO는 재활 중인 최석기와 성인대표팀에 차출된 서재덕을 제외한 10명의 선수들로 평가전을 치렀다.

하경민은 "아무래도 말을 더 많이 하게 된다"며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에서 뛸 때는 내 자리에서 할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방)신봉이 형과 나이 차는 나지만 팀에 돌아와서 보니 내가 서열이 두 번째더라"고 웃었다. 하경민은 "감독님부터 대한항공 시절과 견줘 말씀을 더 많이 하신다"고 덧붙였다.

신영철 감독이 지난 시즌 중반까지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에 하경민과 함께 했고, 이번에는 또 같은 팀 KEPCO에서 함께 하게 됐다.

하경민은 "돌이켜보면 KEPCO에서 보낸 2011-12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런 팀 구성을 다시 이루긴 힘들겠지만 다시 돌아온 KEPCO에서 시작할 새 시즌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2011-12시즌 당시 KEPCO는 잘 나가다가 기세가 꺾였다. 프로배구 승부 및 경기조작에 연루돼 주전과 백업 세터 그리고 핵심 레프트 자원이 모두 팀을 떠나는 후폭풍을 맞았다.

하경민은 "선수들 모두 그 여파로 지난 시즌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비록 그 때는 다른 팀에 있었지만 예전과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주장으로서 팀과 선수 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을 잘 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이뉴스24 의왕=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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