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 주장 홍성흔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이를 악 물었다. 4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에서 성적이 좋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올 시즌에는 반드시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수없이 자신을 다그쳤다. 겉으로는 온화한 미소가 가득했지만 그의 가슴 속에선 '독기'가 가득했다.
그러나 시즌이 개막해서도 홍성흔의 속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초반 슬럼프가 길게 갔다. 지난 15일까지 12경기에서 타율 2할1푼4리에 그쳤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9개의 안타 가운데 장타는 2루타 1개가 전부였다. 5번 타순인 그의 차례에서 공격 흐름이 끊기기 일쑤였다.
벙어리 냉가슴 앓던 홍성흔은 그러나 13일 시원하게 웃었다. 이날 대구 삼성전 4회와 6회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오랜만에 포효했다.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로 두산의 5-0 완승을 타선에서 견인했다.
홍성흔의 '각성'은 두산에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우선 주장의 부활이다. 팀의 리더이자 공격의 중심 라인 중 하나인 그다. 막중한 책임을 걸머진 중압감에 성적 부진까지 겹치며 보이지 않게 괴로워했던 기억을 훌훌 털게 됐다. 주장인 그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 팀 전체에 흥이 살아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둘째 타선의 연결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됐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우리팀 타선은 라인업일 뿐 타선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공격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고 따로 논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5번타자인 홍성흔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경우 두산은 상하위 타선의 연결이 자연스러워진다. 두산은 현재 9번 타자인 정수빈과 1번 타자 민병헌이 타선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연신 찬스를 만들지만 중심타선에서 기회를 날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4번 칸투의 장타력이 여전한 데다 홍성흔이 본격적으로 제 몫을 해준다면 득점 창출 기회는 더욱 많아진다. 15일 경기에서도 두산이 올린 5점 가운데 하위타선에서 2점, 중심타선에서 3점을 올렸다.
두산에 남은 마지막 퍼즐은 3번 김현수의 부활이다. 시즌 초반 긴 침체에 빠져 있는 그가 하루 빨리 정상적인 타격을 선보여야만 팀 타선이 '완전체'가 될 수 있다. 김현수는 이날 4번의 타격기회에서 뜬공 3번에 1루수 직선타 1번에 그쳤다. 하지만 타구의 질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만큼 한 번 터지면 봇물 터지듯 안타가 나올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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