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미생'은 이 시대 직장인의 필독 드라마가 됐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하나 하나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갑'들의 세상에 던져진 까마득한 '을'의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신입이라 또 상사라 그 나름대로의 이유로 속내를 감추고 울분을 삼켜야하는 직장인의 비애,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죄인이 되어야 하는 워킹맘의 애환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이 직장인들의 에피소드로 뜨거운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달 31일 방영된 5화는 '여자 미생'들을 위한 공감 에피소드였다.
이날 방송은 워킹맘 등 직장 여성들의 애환을 다룬 에피소드로 여성 시청자들, 특히 워킹맘들의 가슴을 울리며 큰 공감을 이뤄냈다. 이 시대 워킹맘을 대변하는 선 차장 역할은 자신 또한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신은정이 맡아 그 감동을 더했다. "답이 없다. 우리를 위해 열심히 하는 건데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역설적 대사로 워킹맘들의 가슴을 울렸다.
안영이(강소라 분) 또한 여자라는 이유로 심심치 않게 차별 대우를 받았다. 그는 직장 상사에게서 "이래서 여자랑 일 못한다. 뭐가 이리 뻣뻣하냐. 죄송하다고 못하냐"면서 "꼴도 보기 싫으니 가봐라"라고 타박을 듣고 홀로 눈물을 쏟았다.
현실적인 드라마와 격한 공감. 물론 현실과 오버랩되며 답답해질 때도, 한숨이 나올 때도 있다. 그러나 '미생'은 '누구나 별반 다르게 살고 있지 않다'고 달래주는 동시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릴 때가 있다.
이날 오상식 과장(이성민 분)은 사과를 강요하는 자원팀 마 부장과 정 과장(정희태)에게 한 방 먹였다. 오 과장이 업무 인수인계 이후 자원팀과 불화를 겪게 되고 급기야 상식의 과거 얘기까지 들춰내 갈등이 불거진 상황이었다. 마 부장은 사내 성희롱으로 문제를 일으켰고, 당시 증인으로 나섰던 오상식은 미운 털이 박혔다.
오상식은 억지 사과를 요구하는 마 부장에게 성희롱 일을 들춰냈다. 마 부장은 "그게 왜 성희롱이야. 파인 옷 입고 온 그 여자가 잘못이지"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만만한 신입직원 안영이에게 성희롱이냐고 물었고 안영이는 "듣는 사람이 성적으로 불쾌감을 느꼈다면 성희롱이라고 생각됩니다"라고 말했다. 여성 시청자들을 속시원하게 하는 소신 발언이었다.
또 이날 '미생'에서 회의 중 "사과 하겠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오상식의 사과도 통쾌했다. 사내 인트라넷에 '사과문 미안하다 좀 많이'란 문구와 함께 사과 그림을 올리며 마 부장을 조롱했다. 직장인들을 대변하고 있는 오상식의 '한 방'은 직장인들의 서글픔을 다소나마 상쇄시켰다.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는 드라마, 격한 공감을 자아내고 있는 드라마답게 상승세가 무섭다. '미생'은 방송 3주만에 시청률 4%대를 돌파했다. 첫 방송 이후 멈추지 않는 시청률 최고치 경신이 계속되고 있는 것.
이날 '미생' 5화는 평균 시청률 4.6%, 최고 시청률 6.0%를 기록하며, 또 한 번 가파른 상승세로 시청률 최고치를 경신했다.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1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전연령 남녀 시청률도 동시간대 1위를 기록, '미생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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