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란 부상 KGC인삼공사 '아쉬운 준우승'

[류한준기자] KGC인삼공사 리베로 김해란은 소속팀 뿐 아니라 여자배구대표팀에서도 수비의 한축을 맡고 있다. 그는 전 소속팀인 한국도로공사 시절부터 또 다른 베테랑 리베로 남지연(IBK기업은행)과 함께 한국여자배구에서 수비와 디그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KGC인삼공사는 지난달 22일 막을 올린 '2016 청주·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전력이 다른팀과 견줘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5-16시즌과 비교해 선수 이동이 많았다. 오프시즌 들어 사령탑도 이성희 감독에서 서남원 감독으로 바뀌았다. 위기도 있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제 1순위로 데려온 미들본(미국)이 아기를 갖는 바람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대체 외국인선수 알레나(미국)을 데려왔으나 기량은 의문부호였다. 코트에서 사령관 역할을 맡아야하는 세터도 한수지에서 이재은으로 바뀌었고 GS칼텍스로부터 시은미가 임대로 이적, 백업 세터를 맡았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이번 대회 결승까지 진출했다. 팀의 트레이드 마크인 끈질긴 수비가 발판이 됐다. 서 감독 부임 이후 수비는 한층 더 단단해졌다. 여기에 김해란이 중심 역할을 든든하게 맡았다.

KGC인삼공사는 3일 청주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컵대회 '마지막 승부'에 나섰다. 그런데 악재가 닥쳤다. 1세트 초반 김해란이 다쳤다. 그는 디그를 시도하기위해 코트에 몸을 날렸는데 팀 동료 최수빈과 부딪혔다.

다친 곳은 하필이면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있는 오른쪽 팔꿈치였다. 응급 치료를 위해 코트 밖으로 나간 김해란은 이날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를 다쳐 더이상 정상적인 경기 소화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김해란은 대표팀에서도 부상 투혼을 보였다.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세계예선전부터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올림픽 본선 무대인 브라질 리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쉴 틈이 없다보니 제대로 치료를 할 시간도 부족했다.

김해란이 빠진 뒤부터 KGC인삼공사가 자랑하는 수비는 조금씩 빈틈이 생겼다. 서브 리시브에서도 흔들렸다. 티내 두 번째 리베로 박소영이 코트에 투입되기도 했으나 김해란이 빠진 자리는 컸다.

코트 안에서 뛴 KGC인사공사 선수들은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 마지막까지 몸을 던지는 등 투혼을 보였으나 IBK기업은행의 화력이 더 강했다. IBK기업은행이 세트스코어 3-0(25-21 25-19 25-16)으로 KGC인삼공사에게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008년 양산 컵대회 이후 두 번째 대회 우승 도전에 나섰으나 세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끈끈한 수비와 조직력은 오는 15일부터 개막하는 2016-17시즌 정규리그를 앞두고 다른팀들에게 경계대상으로 꼽힐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