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들은 해외에서 펼쳐지는 스프링캠프 참가를 입단 이후 첫 목표로 잡는다. 하지만 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 자리는 극히 한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팀에 따라 단 한 명의 신인도 캠프에 데려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올 시즌엔 각 팀들이 서로 경쟁하듯 새내기들을 캠프 참가 명단에 포함하는 분위기다.
NC의 경우는 신고선수까지 포함 총 12명의 신인을 미국행 비행기에 태웠다. 올해 처음 1군리그에 뛰어드는 막내구단이라는 차별성이 있긴 하지만 9개 팀 중 단연 최다 인원이자 프로야구 출범 이래 가장 많은 신인이 한꺼번에 해외전훈에 참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외 기존 구단들은 팀 상황에 따라 평균 3~4명의 신인 선수를 캠프에 데리고 간다. 이들 대부분은 상위 순번을 받은 유망주들이 주를 이루며 고졸보다는 대졸 신인의 캠프 참가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단 한 명의 신인만 데려가는 구단이 있다. 바로 두산이다. 전체 4번으로 지명한 김인태(외야수)만이 20일 두산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다.
두산은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일본 교육리그에는 4명의 예비신인을 합류시켰으나 이번엔 달랑 김인태뿐이다. 선수단 59명 중 막내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김인태는 3월 6일 본진이 귀국하는 그 날까지 잘 지내다 함께 귀국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피력했다.[이하 김인태 인터뷰 전문]
-신인 중에 혼자 캠프로 떠난다. 외로울 것 같은데.
"이천에서 훈련을 하면서 나름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명단에 포함되어 너무 기뻤다. 그런데 혼자 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동기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았을 텐데, 좀 걱정된다."
-두산은 올해 신인들이 모두 고졸이다. 그만큼 동기간의 관계도 원만할 것 같다.
"그렇다. 다른 팀 신인들 보면 대졸 형들이 많은데 우리는 같은 또래라 의지도 더 되고 단합도 잘 되는 편이었다. 나만 (스프링캠프에) 가게 돼서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동기들 몫까지 잘하고 오겠다."
-동기들이 은근 부러워하지 않나?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어디서 훈련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남아 있는 선수들 중에서도 분명 기회를 주실 것이다. 내가 특별히 잘해서라기보단 먼저 기회를 주시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이천에서 지내다 최근엔 잠실야구장에서 훈련을 했다. 집이 대구인데 어디서 출퇴근을 한 건가?
"최주환 선배님 집에 며칠 신세를 졌다. 불편하셨을 텐데 잘 챙겨주셨다. 선배님과 말도 잘 통하고 친해졌다. 모교 북일고도 팀 분위기가 좋은 걸로 유명한데 여기 두산에 와보니 훨씬 더 좋다. 선후배 간의 정을 느낄 수 있다. 프로라는 곳이 삭막하고 정이 없을 거라는 예상이 완전 빗나갔다. 이런 팀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기대된다."
-지명 순번으로 합류한 걸까? 아니면 훈련하는 모습에서 좋은 인상을 보여준 걸까? 객관적으로 무엇 때문인 것 같나?
"잘 모르겠다.(웃음) 코치님이 알려주시는 거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잘 봐주신 거 같다. 일단 아프지 않아서 가능했다. 그동안 컨디션을 잘 조절해온 것이 주효했다."
-고교시절 좌완으로 큰 활약을 했고 실제로 전국에서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였다. 투수를 포기하고 외야수로 전향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고2에서 고3 올라가는 겨울 나름 고민을 많이 했다. 키(178cm)가 좀 더 컸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다. 키가 전부는 아닌데…(웃음) 주변에서 방망이도 좋으니까 외야를 보는 것을 권유했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 키로 평가하는 것에 오기가 발동해 더 독하게 연습했던 것 같다."
-후회는 없나?
"없다. 외야수로 1라운드 지명을 해줬다는 것 자체만으로 투수에 대한 미련은 깨끗이 사라졌다. 나를 선택한 팀 두산에 보답할 일만 남았다."
-북일고 주장을 맡았다. 미래 두산 주장도 꿈꾸고 있는 건 아닌가.
"너무 빠른 이야기 같지만 정말 그렇게 되는 걸 목표로 삼고 10년이고 20년이고 두산 선수로 남고 싶다. 그게 마음처럼 되는 건 아니지만 나랑 잘 맞고 또 선배님들도 너무 좋으시다. 난 우리 팀이 너무 좋다."
-개막일이 기대될 텐데. 역시 엔트리 포함이 당장의 목표?
"나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일단 팀이 우선이다. 팀 성적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수비면 수비, 타격이면 타격, 나를 필요로 하는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으로 2할5푼만 치면 좋겠다. 일단 일본 캠프에서 다치지 않고 많이 배워 오겠다. 마지막 날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고 싶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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