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마지막 촬영 후 현장에서 노그래(박하선 분)는 눈물을 흘렸고 전 집에 가서 '혼술'했죠."
'혼술남녀'의 마지막 촬영을 마친 그 이후, 실제 배우들의 모습조차 드라마 속 캐릭터들과 묘하게 겹쳐진다. 물론 다른 점은 있다. 드라마 속 고퀄리티로 '혼술'을 하던 하석진은 집에서 소박하게 '혼술'을 했다.
하석진은 지난 25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진정석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사실 진정석이란 극중 배역보다 '고쓰'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렸다. 학원가 최고 스타강사인 그는 매일 같이 '쿼얼리티'를 외쳐대는 인물. '퀄리티' 있는 삶을 지향하고, '혼술'조차도 퀄리티 있게 고급 음식점에서 우아하게 즐긴다. 그러나 거만하고 밉살스러운 성격 탓에 '고쓰'(고퀄리티 쓰레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평소 반듯하고 젠틀한 이미지의 하석진은 '고쓰'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입었다.
하석진은 "고쓰는 너무 재수가 없는 인물이다. 제작진은 '내가 재수 없는 걸 잘할까' 걱정을 했다. 첫 촬영 후 제작진이 '개재수 없다. 너무 좋다'고 했다. 1부 편집하면서 너무 재수 없어서 덜어냈다고 하더라. 친구들도 '드라마지만 넌 너무 쓰레기다'고 문자를 보내왔더라"라고 웃었다.
밉상 캐릭터로 굳혀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안 했을까.
하석진은 "축구 게임을 위닝 일레븐을 포면 선수를 피지컬, 체력 등등 육각형으로 표현한다. 여기에 비유하면 '고쓰' 같은 아이는 하나만 뾰족하게 발달했다. 실패하지 않으려 하다보니 서툴고, 연애도 할 줄 모르고 자기 동생도 챙길줄 모르는 인물이다. 그렇게 해도 직업적으로 잘 나가니까 아무도 건들지 못하니 기고만장 해졌다. 코믹 드라마니까 과장된 면이 있다"라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재수 없게 연기를 해야했다. 사실 제가 어떻게 표현을 할 거라는 계획이 있었다. 처음에 완전히 버림 받을 정도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다. 재수 없음의 타당성을 보여줄 장면이 있으면 잘 살려야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 "7,8부 대본을 보면서 '작가님이 고쓰에게 원하는게 이런 거구나' 생각했다. 연애가 너무 잼병인 느낌, '사랑꾼' '여친바보'가 되는구나 생각했다"고 캐릭터 변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석진은 '고쓰' 연기를 즐기며 했다고 했다. 그는 "조금 더 내려놓고 장난기 있는 역할을 하면서 재미있었다. 애드리브도 많이 했다"고 웃었다. 실제 박하나와 둘이 데이트 하는 장면에서 선글라스를 끼거나 올백머리를 한 것도 하석진의 아이디어였다고.
하석진이 '혼술' 하는 장면은 크게 화제를 모았다. 다양한 장소에서 소고기, 대게, 곱창, 일식 등 맛깔스러운 안주로 혼술을 했다. 리얼리티를 위해 음주 촬영을 하기도 했다고도 털어놨다.
하석진은 "저만 진짜 술을 먹었다. 무알콜 맥주도 있는데, 그건 더 고통스러워 맥주를 먹었다. 촬영을 하다가 취한 적도 있다. 그럴 때는 제작진을 원망했다"고 웃으며 "고기 구워 먹는 장면에서는 거의 3000cc 정도를 먹었다. 촬영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마시니까 몸이 힘들더라.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면서 '캬' 해야하는데 그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석진은 '혼술남녀'와 '1%의 모든 것'을 촬영하며 로맨틱한 매력도 발산했다. 하석진의 재발견이라는 호평도 많이 들었다.
그는 "(로맨틱한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생긴다. 40대 중반이 되면 로맨틱한 연기를 할 기회가 거의 없다. 대중이 바라는 40대 남성의 캐릭터는 중후함이나 캐릭터적인 것이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연애를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욕심이 있고, 다른 배우들을 보며 자극을 많이 받는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석진은 올해 예능프로그램 '문제적 남자'부터 드라마 '혼술남녀' '1%의 모든 것' 등에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는 "지금은 에너지가 많이 고갈됐다. 지금은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드라마 끝나면 박하선이 소개팅 시켜주기로 했다"며 장난기 섞인 말도 잊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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