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하정우가 세 번째 연출작 '로비'로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 골프를 잘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영화 '로비'로 흥행 부진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4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하정우,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최시원, 차주영, 곽선영이 참석했다.
![(왼쪽부터)박병은-강말금-차주영-최시원-김의성-강해림-곽선영-하정우 감독-이동휘가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5810f604d4f68.jpg)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다.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 이후 10여 년 만에 만들어진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로비'는 골프라는 스포츠 특성상 골프장 내에서 여러 비즈니스가 오가는 것에 착안해 대한민국 최초로 로비 골프 세계에 영화적 상상력을 접목했다.
하정우부터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박해수, 곽선영까지 지금 이 시점 가장 핫한 배우들의 조합으로 말맛과 연기 볼 맛을 함께 전할 예정이다.
이날 하정우는 "세 번째 연출 작품을 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 기간 여러 차례 작품을 선택하기도 하고, 만들지는 못했지만, 고민이 많았다"라며 "그러다 로비하는 이야기가 떠올랐을 때 무조건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왼쪽부터)박병은-강말금-차주영-최시원-김의성-강해림-곽선영-하정우 감독-이동휘가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45172a067e192.jpg)
이어 그는 "배우로서 개봉을 앞둔 것보다는 감독으로서의 마음으로 굉장히 긴장되고 싱숭생숭하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또 "제가 연기하고 컷을 하는 건 굉장히 어색하고 이상하더라. 저보다는 바라보는 같이 연기하는 배우와 스태프가 더 어색해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하정우에 대해 김의성은 "파이팅이 넘치는 감독", 강해림은 "슈퍼맨이다", 이동휘는 "예리한 감독", 박병은은 "적극적인데 예민한 감독", 강말금은 "배우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감독", 최시원은 '배우의 입장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감독", 차주영은 "멋있는 감독", 곽선영은 "천재성이 있는, 좋은 감독"이라고 평했다.
김의성은 자신이 맡은 최실장 역에 대해 "일을 잘하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는데 단 하나의 약점은 진프로(강해림 분)를 속으로 굉장히 좋아한다. 큰 팬이다"라며 "약점을 걸고 제안을 하는 거다. 거기에 휘말려서 속내가 드러나는 역할이다. 제가 그동안 맡았던 인물보다도 애정과 증오가 함께 있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이 영화를 통해서 '강해림 배우의 발견', '김의성의 재발견이 되는 영화'라는 얘기를 했다"라고 말했고, 김의성은 "그만 재발견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김의성은 배우 중 출연 의사를 가장 늦게 밝혔다고. 하정우는 "빨리 결정해주면 다음 스텝으로 갈 텐데 "할 건데 좀 두고보자“면서 시간을 두더라. 믿음을 가지고 기다렸다"라고 전했다.
![(왼쪽부터)박병은-강말금-차주영-최시원-김의성-강해림-곽선영-하정우 감독-이동휘가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bc5f53756a34f.jpg)
진프로 역을 맡은 강해림은 "처음엔 감사한 마음이 컸는데, 촬영을 같이 하다 보니까 감동한 일이 많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기자 역 이동휘는 "하정우 감독님, 김의성 선배님과 함께해서 좋았고, 캐스팅이 신선해 시너지가 날 것 같다"라며 "하정우 감독님의 말맛을 사랑하는 팬이다. 제가 탁구공이 되어 핑퐁과 티키타카 사이에서 배우는 것이 많았다. 열심히 찍었다"라고 말했다.
라이벌 회사 대표 광우 역의 박병은은 "제가 했던 역할 중 가장 독특하고 가장 이상하고 가장 퇴폐적인 역할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정우와는 대학 시절부터 30년 알고 지냈다"라며 "배우 대 배우로는 '암살'에서 같이 연기했다. 그게 10년이 됐는데, '로비'로 만나서 개인적으로 기뻤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인간 하정우의 유머러스함, 여유로움과 연기,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같이 해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부패한 조장관 역의 강말금은 "안하무인이다. 여기 있는 분 중 가장 높은 지위에 있어서 좋았다. 다 하대하면서 찍었다"라며 "그동안 선역이나 보통 사람, 서민 역을 하다가 이번에 상류층이다. 스포츠카도 타고 골프도 배우고 여러 경험을 했다. 저 스스로도 신선했다. 지금까지는 눈치 보는 역만 하다가 눈치 안 보는 역을 해서 저는 좋았는데, 예쁘게 봐달라"라고 당부했다.
![(왼쪽부터)박병은-강말금-차주영-최시원-김의성-강해림-곽선영-하정우 감독-이동휘가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281499926cf39.jpg)
최시원은 마성의 국민배우 마태수 역을 맡아 파격 연기 변신에 나선다. 그는 "감독님의 주문대로 최선 다해 구현했다. 보면서 저 자신을 돌아봤다. 부모님을 시사회에 초대해야 할까 말까 많이 고민한 역이다"라며 "사랑 앞에서는 낭만적으로 사는 역인데 미리 사과드리겠다"라고 사과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엑스 여친 역인 차주영과의 호흡에 대해 "같이 연기하면서 리액션도, 흡수력도 그렇고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을 잘해서 감동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또 하정우에 대해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이자 감독님이라 제가 이해가 안 될 때 이해가 될 때까지, 빠른 시간에 농축해서 설명해주셔서 케미가 잘 맞았다"라고 말한 뒤 "일단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골프장 대표 사모님이자 마태수의 전여친인 다미 역을 맡은 차주영은 '로비'가 첫 영화다. 그는 "이렇게 멋진 감독님, 선배님과 연기할 수 있어 영광이라 생각한다"라며 "제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풀어진 캐릭터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현장에 놀러 간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라며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고 너무 즐거웠다. 또 같이 만나고 싶다"라고 최시원과의 남달랐던 호흡을 전했다.
"시나리오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는 차주영은 "하정우 장르의 팬이었다. 모든 분과 한 현장에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언제 할 수 있나 싶어서 주저 없이 어떤 역할이든 해보고 싶어 출연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왼쪽부터)박병은-강말금-차주영-최시원-김의성-강해림-곽선영-하정우 감독-이동휘가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688def742d460.jpg)
곽선영은 김이사 역을 맡아 하정우와 호흡한다. 하정우는 "곽선영이 나왔던 작품을 보면서 같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화술이 굉장히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안을 드렸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하정우는 "촬영하기 전 전체 리딩 10번, 소그룹 리딩을 20번 했다"라며 "배우들이 시간을 내주셔서 촬영 전에 호흡을 맞춘 것이 영화 촬영을 진행했을 때 큰 도움과 힘이 됐다. 감독보다는 배우로서 앙상블을 이루는데 집중한 것도 그런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출자로서 큰 축복이자 행운이다"라고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러면서 하정우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김이사는 브레인 같고 옆에서 잘 챙겨주는 인물이었으면 했다. 마음은 연기로 표현하기 힘든데 곽선영이 잘해줬다. 좋은 호흡을 맞춰줘서 큰 고마움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차주영, 최시원, 강말금 배우들이 큰 역할을 해주셨다. 캐릭터에 힘과 영혼을 실어주셨다. 캐릭터를 잘 살려주신 거라 생각해 감사하다"라며 "박병은 선배는 누구보다 개인적으로 믿음이 갔다. 극중 대립, 갈등 관계가 우리 둘의 30년 세월 속에서 표현되지 않을까 기대했다"라고 밝혔다.
또 "이동휘는 코미디적인 큰 축을 잘 소화했다. 기대했기에 캐스팅했다. 기분 좋은 탁구공처럼 핑퐁을 이루면서 밸런스를 잡아준다"라며 "강해림은 프로 골퍼라 육체적으로 가장 고생한 친구다. 촬영하면서도 일주일 5일, 4시간씩 살인적인 스케줄을 구김 없이 잘 표현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영화의 키는 최실장이다. 그의 기분에 따라 흘러간다. 미묘하게 변화하고 쌓여가는 심리표현을 너무나 훌륭하게 표현해주셨다. 개인적인 기대는 '김의성의 큰 재발견'이 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강한 자신감과 믿음을 드러냈다.
![(왼쪽부터)박병은-강말금-차주영-최시원-김의성-강해림-곽선영-하정우 감독-이동휘가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0582f16eadfb6.jpg)
연출 공백의 시간 동안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수년간 고민했다는 하정우는 블랙코미디가 가장 잘 맞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그는 "캐릭터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욕망과 생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제일 흥미롭고 얘기하고 싶은 부분이다. 그래서 세 번째 작품을 선택했을 때 이러한 형태의 작품이길 바랐다"라고 블랙코미디 장르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작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무의식적으로 생존 신고를 하는 것 같다"라며 "불현듯 생각이 드는 건 인간이 가장 사치스럽게 놀 수 있는 놀이인 것 같다. 제가 하는 활동과 관심이 저를 만들어온 모든 것이고, 전부이며 살아가는 이유다.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가진 꿈과 연결이 되는데 무언가를 만들어서 관객들과 만나는 과정이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로비'는 골프를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하정우는 '클로젯'부터 '비공식작전', '1947 보스톤', '하이재킹', '브로큰'까지, 최근 작품 성적이 좋지 못했다. 극장가의 상황이 좋지 못한 것도 있지만, 출연작의 완성도가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그런 가운데 감독으로 돌아온 하정우가 '로비'로는 흥행이라는 값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로비'는 4월 2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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