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콜롬비아는 시종일관 여유가 넘쳤다. 하지만, 숨겨야 하는 상황에서는 상당히 날카로웠던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신태용호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임자를 만난 셈이다.
축구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콜롬비아와 62위까지 밀린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상당히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콜롬비아는 겉으로는 여유로웠다. 지난 5, 6일 전원 해외파로 구성된 선수들이 내한해 수원에 여장을 풀었고 장거리 이동을 고려해 거의 회복과 휴식에만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공식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었다. 하메스는 볼을 편하게 다루다 골대를 한 번 맞히는 슈팅을 보여주는 여유로움을 보였다.
물론 콜롬비아는 칼 같았다. 공개 시간 15분이 지나자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하며 국내는 물론 자국 언론까지 모두 막았다. 호세 페케르만 감독이 기자회견에 다소 늦어지면서 훈련을 볼 시간은 그만큼 줄었다. 실제 언론이 콜롬비아의 훈련을 본 시간은 3~4분여에 불과했다.
훈련 강도를 최대한 낮췄다고는 하지만, 콜롬비아의 한국전 준비는 철저했다. 본격적인 훈련 시작을 앞두고 서로 모여 어깨동무를 하며 전의를 다졌다. 페케르만 감독도 의욕적으로 볼 다루기를 지시하는 등 훈련에만 몰두하도록 유도했다.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다비드 오스피나(아스널) 등이 부상으로 제외됐지만 하메스 로드리게스에 카를로스 바카(비야 레알)·후안 콰드라도(유벤투스) 등이 건재하다. 이들을 중심으로 몇몇 새 얼굴이 섞였다. 하메스는 패싱력과 공간 침투가 뛰어나고 바카는 스피드가 좋다. 콰드라도는 힘이 넘친다.
페케르만 감독은 한국 분석에 어려움이 없었다며 불꽃 승부를 예고했다. 그는 "깊이 분석하지 않아도 어려움은 없었다. 월드컵 본선 수준의 강도와 최상의 전술로 경기에 나서겠다"며 빡빡한 경기를 예고했다. 주전급들이 최소 45분 이상은 소화한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 그야말로 귀한 승부다.
'최정예'라 규정하며 선수들을 모은 신태용호 입장에서도 제대로 겨룰 한 판이다. 본선에서 4번 시드에 배정되는 한국은 2번 시드에 들어가는 콜롬비아와 얼마든지 만남이 가능하다. 미리 예방 주사를 맞으면서 냉정하게 전력을 점검하기에도 적격이다.
특히 수비진이 제대로 능력을 검증받게 됐다. 김진수·최철순(이상 전북 현대) 김민우(수원 삼성) 고요한(FC서울) 등이 그렇다. 지난달 러시아, 모로코를 상대로 변형 플랫3를 시도했다가 맥없이 무너졌던 신태용호 입장에서는 또 한 번 수준을 가늠해 볼 중요한 기회다.
콜롬비아는 남미 예선에서 하메스의 패스를 수비 뒷공간에서 받아 골로 마무리하는 장면을 자주 보여줬다. 순간 속도와 침투는 상당히 빨랐다. 조직력 완성이 중요한 수비진은 제대로 시험을 치르는 셈이다. 측면이나 중앙 수비 모두 심혈을 기울어야 한다.
물론 2006년 독일 월드컵 아르헨티나를 8강,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콜롬비아 8강을 이끈 '여우' 페케르만 감독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는 "훈련 시간은 부족했지만 빨리 적응했다. 최대한 즐기면서 하겠다"며 편안함을 나타냈다. 강약을 모두 보여주겠다는 콜롬비아의 압박에 신태용호의 극복 방법이 큰 관심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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