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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민 "그로저, 못 알아볼까 걱정했죠"


옛 프리드리히스하펜 동료, 7년 만에 네트 사이에 두고 재회

[류한준기자] 배구공이 둥근 것처럼 돌고 도는 인생,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 지 모른다.

지난 2008년 경기대 졸업반이던 문성민(현대캐피탈)은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그는 독일 남부 소도시인 프리드리히스하펜에 둥지를 틀었다. 그 곳에서 문성민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독일의 유망주로 꼽히던 한 선수와 팀 동료로 만났다. 올 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그로저(독일)가 그 주인공이다.

그로저는 레오(쿠바)를 대신할 새로운 외국인선수로 삼성화재에 합류했고 20일 홈코트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V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경기 결과는 현대캐피탈의 3-0 완승. 개인 기록에서도 문성민은 옛 동료 그로저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문성민이 18점, 공격성공률 51.61%를 기록한 반면 아직 V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그로저는 17점, 공격성공률 33.33%를 나타냈다. 공격점유율(문성민 39.24% 그로저 47.19%)을 포함해도 문성민이 이날만큼은 그로저보다 활약도가 높았다.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두 선수는 V리그 코트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만났다. 문성민은 경기가 끝난 뒤 참석한 공식 인터뷰에서 "경기 전 팀 연습 때는 인사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며 "경기가 진행 되는 동안 볼데드 상황에서 네트를 마주보고 눈인사를 건넸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직접 코트에서 만나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문성민은 "솔직히 그로저가 나를 못 알아보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며 "다행히 바로 알아보더라"고 웃었다. 문성민은 그로저에 대해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라며 "독일에서도 원체 잘 때리던 선수였다. 우리팀과 경기에서는 세터와 손발이 좀 안맞는 것 같았는데 앞으로 경기를 좀 더 치르면 훨씬 더 나아질 것 같다"고 옛 동료의 플레이를 오랜만에 지켜본 소감을 말했다.

그로저는 문성민이 '힘'만큼은 자신이 본 선수들 중에서 최고라고 꼽은 적이 있다. 문성민은 이날 파워에서는 다소 밀렸지만 반 박자 빠른 공격 타이밍과 스윙으로 그로저를 앞섰다. 문성민은 "삼성화재와 2라운드 경기에서는 좀 더 다른 상황이 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세터 유광우와 호홉을 맞춰가면서 V리그 무대에 적응된다면 그로저는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시즌 두번째 맞대결은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는 11월 4일 경기를 치른다. 그 때는 그로저가 문성민의 홈코트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찾는다.

조이뉴스24 대전=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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