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초반만 해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게 됐다. 그게 바로 배우 이초희의 존재감이다.
이초희는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에서 보조 작가 황보경 역을 맡아 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러블리 매력과 누구와도 꿀케미를 뽐내며 매회 시선을 강탈했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처음엔 작가 작업실에 앉아있는 한 명의 보조작가에 불과했다. 그런데 중반 이후부터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이초희가 눈에 띄기 시작했던 건 평소 소심했던 황보경이 메인 작가에게 대들면서 그만두겠다고 하면서부터다.
그때를 기점으로 김준하(지일주)와 티격태격 썸을 타면서 연애세포를 깨우기도 하고, 이현수(서현진) 옆에서는 껌딱지처럼 찰싹 붙어서 그의 사랑과 일에 무한 응원을 보내며 세상 어디에도 없는 든든한 후배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분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이초희는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분량이 많아졌다. 그냥 전 작품을 하는 게 좋다는 마음으로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초희는 뽀글머리와 안경 그리고 조금 독특했던 경상도 사투리로 황보경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했다.
"서울말이랑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서 했어요. 경상도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도 썼고요. 서울말을 쓰려고 했는데 안 되는 아이를 표현해야 했거든요. 중간중간 완벽히 서울말을 할 때도 있었어요. 3개월 동안 그 말투를 달고 있다 보니 지금도 좀 묻어나는 것 같기도 해요."
이초희는 자신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캐릭터 덕분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 예뻐보이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눈에는 그 어떤 캐릭터보다 예뻤다고 했다.
"캐릭터가 참 좋고 예뻤어요. 다른 분이었다면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배우로서 그 역할에 잘 맞는 옷을 입었다는 판단이 서면 가장 예쁜 게 아닐까 싶어요. 전 저의 최선을 다했고 황보경을 준비하면서 이 캐릭터가 정말 너무 예뻤어요."
'사랑의 온도'는 모든 등장 인물들의 사랑이야기고 이초희도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전 '사랑의 온도'가 오만가지 사랑이야기라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황보경과 김준하의 사랑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이 아니었을까요? 미운 정이 쌓이다가 이상한 기류가 돌고 서로 현실을 부인하지만 어느 순간 마음이 생겨버렸다는 걸 알게 되는 그런 사랑이요.(웃음)"
'사랑의 온도'는 이초희에게 좀 더 특별한 의미다. 소속사를 옮긴 뒤 처음 임한 작품이었고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한 해였어요. 휴식기도 가졌고 작품도 했어요. 전에는 연달아 작품만 했었는데 쉰 기간이 큰 힘이 됐어요. '사랑의 온도'를 하면서 매일 출근하는게 행복했어요. 배우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캐릭터를 맡았고요. 올해를 행복하게 마무리하는 것 같아요."
이초희는 작품에 임하고 연기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깨달았고 앞으로도 이 마음가짐을 갖고 가는 게 목표다.
"쉬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에 일단 잘 쉬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진짜로 내가 가장 좋아서 하는 일이 연기였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배우 인생이 끝날 때까지 정말 연기하는 게 좋아서 행복해서 연기를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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