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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질 독일 대표팀 은퇴로 사회적 파장 확산


메르켈 총리 존중 의사와 달리 터키계 이민자 불만도 커져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독일 대표팀에서 은퇴를 선언한 메수트 외질(30, 아스널)을 두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

외질은 23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독일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로 인해 힘들었다. 최근에 벌어진 일들을 무거운 심정으로 돌아보며 인종차별과 무례함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더는 독일 대표팀을 위해 뛸 수 없다"고 선언했다.

독일은 2018 러시아월드컵 F조에서 스웨덴, 멕시코에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며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 월드컵 역사상 최대 이변 중 하나라는 불명예와도 마주했다.

부진한 경기력이 이유로 꼽힌 가운데 외질을 희생양으로 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DFB) 회장은 "외질을 대표팀에 뽑은 것은 실수였다. 다만, 외질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책임을 미루는 발언을 쏟아냈다. 올리버 비어호프 단장도 "(앞으로) 월드컵에서 외질이 없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팀 바이에른 뮌헨의 울리 회네스 회장은 "스파이가 (국가대표를) 끝내 기쁘다. 지난 몇 년 동안 쓰레기 같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외질은 터키계 이민 2세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 주역이었지만,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마주했다.

특히 월드컵을 앞뒀던 지난 5월 같은 터키 이민 2세인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 시티)과 함께 레제프 타이에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사진을 찍어 파장을 일으켰다. 에르도안은 대선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이다. 외질은 단순히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했지만, 인권 탄압 의혹을 받는 에르도안을 향한 독일 정계의 시선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를 두고 외질은 "터키 대통령과 만나는 일은 제 조상의 뿌리에 대한 결례나 마찬가지다. 대통령과는 상관이 없다. 선거와 무관하게 사진을 찍었다"고 했지만, 비판과 옹호가 엇갈렸다.

2009년 2월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을 통해 독일 대표팀에 데뷔 9년 동안 A매치 93경기에 나서 23골을 넣은 역사도 흔들리게 생겼다. DFB는 "외질의 국가대표 은퇴는 유감이다. 인종차별과 관련 있다는 외질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축구 애호가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울리케 데머 독일 정부 대변인을 통해 "외질의 대표팀 은퇴를 존중한다. 그는 독일 대표팀에 많은 이바지를 한 선수다"며 담담한 반응을 내놓았다.

그러나 독일 내 이민자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등 다문화 사회라는 점에서 외질의 국가대표 은퇴 선언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DPA 통신은 "당장 터키계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DFB를 성토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우려했다. 이어 "정당에 따라 입장 차이도 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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