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손세이셔널' 손흥민(27, 토트넘 홋스퍼)에게 정말 특별하다.
손흥민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카디프시티와의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3-0 승리에 기여했다. 시즌 11골 6도움이다. 리그만 따지면 8골 5도움이다. 득점 부문 공동 8위다. 11월 중순까지 순위에도 없었던 손흥민이다. 단 50일여일 만에 얻은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놀랍다.
토트넘(승점 48점)은 2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1위 리버풀(54점)이나 3위 맨체스터 시티(47점)가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아 언제라도 순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우승 싸움 동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손흥민이 분명한 역할을 한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손흥민을 두고 토트넘 팬들은 괴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17~2018 시즌이 끝난 뒤인 지난해 6월 러시아월드컵으로 한 달을 보냈고 8월 중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소화했다. 이번에는 2019 아시안컵이 기다리고 있다.
유럽인들에게는 아시안게임이나 아시안컵이 동일하다고 생각되게 마련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손흥민이 병역 혜택을 얻은 것을 알면서도 아시안컵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모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의무 차출 대회면서도 구단이나 팬들 모두 현재의 상승세 때문에 모른 척(?)을 하며 보내기 싫은 티를 내는 것이다.
그래도 손흥민의 책임 의식은 상당하다. 손흥민의 국가대표 데뷔는 2010년 12월 30일 시리아전이었다. 당시는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둔 시점이었다. 아시안컵을 통해 이름을 알렸기 때문에 대회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있다.
막내였던 손흥민은 4강에서 일본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눈물의 3위를 경험했다. 2015년에는 결승까지 올라 호주를 만났고 0-1로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제는 우승을 외치고 있다. 한국은 1960년 2회 대회 이후 우승이 없다. 59년 만의 우승에 모든 것을 걸었다. 손흥민도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이 끝난 뒤 대표팀에 합류한다. 16일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는 교체 출전이 예상된다. 우승을 외치는 손흥민의 활약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다.
대표팀만 오면 다소 작아졌던 손흥민이지만 지난해 주장 완장을 차면서 달라졌다. 이타적이면서도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조력자, 주인공 상관없이 존재감 그 자체로도 상대가 떨 정도다.
아시안컵이 끝나 토트넘으로 복귀하면 여전히 할 일이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은 리그컵 4강에 올라 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도 올랐다. 운명처럼 손흥민이 정말 강한 '꿀벌 군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를 만난다. 8강, 4강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승리를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재밌게도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6일 사우스햄턴전에서 유럽 무대 통산 100호골을 완성했다. 이후 8경기에서 7골을 더 보태 총 107골을 기록 중이다. 차범근이 보유한 한국인 통산 유럽 무대 최다인 121골 타이에 14골이 남았다.
산술적으로는 올 시즌 깨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당초에는 다음 시즌에 깰 것으로 예상됐지만, UCL 16강, 리그컵 4강 등으로 출전 가능한 경기가 늘었다. 아시안컵 전 리그컵 4강 1차전을 치르고 복귀하면 UCL 16강과 리그 12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아시안컵 피로를 빨리 풀고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만 보여준다면 새 기록 달성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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