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국경없는 포차' PD "국경 넘는 매력은 사람과 인연"(인터뷰①), "가식 1도 없는 신세경…몸·마음 다 쓴 이이경"(인터뷰②)에 이어서
하물며 장사를 해도 사전에 홍보를 하고 손님 유치를 위해 힘쓴다. 그런데 '국경없는 포차'는 장사도 아니고 사람이 모이고 이야기가 펼쳐지고 인연이 만들어지는 '파티' 같은 공간이다. 충분히 '보고싶은 사람'에게 초대장 정도 보내볼 수 있다. 초대장을 들고 왔다는 것만으로 리얼리티가 훼손되는 건 아니다.
20일 방송을 끝으로 3개월의 대장정을 마치는 올리브 '국경없는 포차'는 줄곧 3%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시달렸던 게 있다. 일부에서 제기한 '주작 의혹'.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유명 인사가 찾아오고 한국어를 꽤 하거나 관심이 많은 이들이 많이 방문했다는 것이 의심의 시작이다.
'국경없는 포차' 박경덕 PD는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주작 의혹'에 대해 묻자 "절대 아니다"라며 "하루 5~6시간 포차를 열고 손님 30여 팀을 받기도 했다. 중간에 통역과 함께 체크를 하기도 하지만 세세하게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컨트롤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다양한 카테고리의 손님이 섞여 있었는데 그 분들이 어떻게 왔는지까지 다 담지 못했다. 홍보와 초대 등을 통해 다양한 손님들을 맞고자 했다.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설명이 충분치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 그런 면에서는 미흡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동시에 일부에서 섭외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인물은 프랑스 유명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방송에서는 '국경없는 포차' 크루들이 포차를 준비하면서 각자 왔으면 하는 손님에 대해 말하는 시간이 있었고 SNS 등을 통해 초대하는 모습도 담겼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신세경의 '워너비 손님'이었다.
박 PD는 "파리 포차에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초대했고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포장마차에 나타나는 순간까지도 올지 안 올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의 방문 자체가 리얼리티고 그가 포차의 음식을 맛있게 먹고 크루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덴마크 인기 싱어송라이터 크리스토퍼와 전설적인 밴드 마이클 런스 투 록의 방문에는 제작진이 아예 '초대로 왔다'는 자막을 넣었다. 그들은 초대로 왔지만 포차 분위기에 녹아들었고 '휘게스러운 곳'이라며 마음껏 즐겼다. "음식을 맛있게 먹고 노래를 부르고 크루 및 손님들과 어울린 것은 자연스럽게 벌어진 일"이다.
안정환을 알아보고 본인들끼리 대화를 나눈 20대 영국인 커플에 대해서도 말이 나왔다. 일부는 '20대 외국인이 안정환을 알아보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의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이는 오히려 설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그 상황이 설정이라면 안정환이 다가가 대화를 나누는 등 특별한 장면을 만들어내지 않은 게 더 이상하다.
박 PD는 "영국 커플은 정말 구경하다가 내려온 이들이다. 서빙만 했던 테이블이라 무슨 대화를 했는지도 몰랐다가 뒤늦게 알았다. 안정환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설정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리고 안정환 씨는 길거리에서도 정말 많은 분들이 알아봤다. 그 장면이 얘깃거리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들을 비롯해 손님들 중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추억이 있는 외국인이 꽤 있었다. 이마저도 트집이 잡혔는데 반대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상할 게 없다. 프랑스의 한 방송사에서 연예인들과 함께 서울에 독특한 식당을 오픈해 리얼리티 프로를 촬영한다고 하면 프랑스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들이 더 호기심을 갖고 더 많이 방문하지 않을까.
특히 파리 센느 강변은 관광지 중에서도 핫스팟인데다 조용히 식사만 하고 가는 곳이 아니다 보니 한국이 친근한 이들의 방문 비중이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코펜하겐은 작은 도시인데다 덴마크 내 한국 교민은 40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소문이 나는 건 순식간이고 접근성도 높다.
이는 공간 자체가 개방적인 스트릿 바인 포장마차의 형식을 취한 것이나 손님에게 다가가 왁자지껄하게 어울리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 크루들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박 PD는 "한국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저렇게나 많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직접 가서 느낀 건 한국에 관심 있는 분들이 정말 많다는 거였다"며 "파리 센느 강변은 워낙 사람들이 많은 곳이고 코펜하겐은 작은 도시다. 홍보를 하면 한국에 관심 있는 분들이 와주실 거라고 생각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국경없는 포차'에서는 메뉴판에는 가격이 적혀 있지만 계산서 대신 '국경없는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즐거웠던 만큼 응원해달라'고 적힌 종이를 나눠준다. 장사가 아닌 소통에 무게중심을 둔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더 명확해지는 부분이다.
박 PD는 "국경을 넘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과 인연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서로 교감하고 이야기를 전하고 기부까지 좋은 일로 연결시키는 것이 우리가 생각한 진정성이었다. 그런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다음 시즌을 하게 된다면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좀 더 사람과의 인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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