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감독도, 배우들도 입을 모아 말한다.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은 새로운 미스터리 장르물이라고. 하정우와 김남길은 새로운 장르라서, 또 영화 장르의 다양성을 위해 '클로젯'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어디서 많이 봐왔던 장면들이 극을 가득 채우다 보니 결말까지 예측 가능할 정도로 뻔하다. 어느 부분에서 '새로움'을 느껴야 하는 거냐고 묻고 싶은 '클로젯'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 분)과 그의 딸 이나(허율 분)는 관계 회복을 위해 새집으로 이사를 간다. 이나는 상원의 말에 대꾸 한번 하지 않을 정도로 침울해져 있는 상태. 상원은 이나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긋난 사이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나가 방긋 웃기 시작하더니 친구가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상원이 다시 건축 일을 시작하기 위해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하자 이나의 태도가 180도 바뀐다. 상원은 잔뜩 날이 선 채 막말까지 하는 이나의 이상 증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나는 까마귀를 죽이거나 섬뜩한 그림을 그리고 바이올린까지 망가뜨린다.
결국 그는 제대로 된 해결책은 찾지 않고, 신경정신과 의사인 친구의 조언대로 이나를 치유 캠프에 보낼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나의 방 안에 있는 벽장에서는 기이한 소리가 들려오고 상원마저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 지 얼마 후, 이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나를 찾아 헤매는 상원에게 어느 날 퇴마사 경훈(김남길 분)이 찾아온다. 그가 가리킨 곳은 다름 아닌 이나의 방에 있는 벽장. 10년간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을 좇고 있는 경훈은 믿기 힘든 이야기를 꺼내고 상원은 딸을 찾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벽장의 문을 연다.
'클로젯'은 하정우와 김남길의 첫 만남이자, 하정우와 인연이 깊은 김광빈 감독의 장편 입봉작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시종일관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 '신선한 미스터리 드라마',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색다른 영화'라는 홍보 문구가 내걸렸다.
하지만 '클로젯'은 '벽장 문이 열리고 아이가 사라진다'는 설정 외에 스토리적으로 기존 공포 영화들과 별다른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방치되고 학대 받는 아이들의 원한은 또 다른 비극을 낳지만, 이 역시 가족애로 치유가 된다는 결말은 뻔하디 뻔해서 허탈함을 안긴다. 누가 봐도 소름돋는 이나의 달라짐을 처음부터 인지하지 못했던 상원의 깨달음과 변화는 급작스럽다. 너무 쉽게 봉합되는 갈등, 가족의 화해는 허탈감을 안긴다.
기대를 모았던 하정우와 김남길의 연기 호흡도 싱겁다. 경훈의 등장이 늦기도 하거니와 후반부에는 각자의 위치에서 따로 행동을 하기 때문. 그렇기에 두 사람이 보여주는 황금 케미는 '단짠' 그 자체다. 하정우와 김남길이 치고받는 대사는 긴장으로 물든 극에 한줄기 빛 같은 재미를 더한다.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생기는 몰입도 역시 좋다. 다만 이게 너무 짧아서 문제다.
그러나 오컬트 장르답게 소리가 주는 공포, 암흑 속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강렬하다. 또 실제인지 아닌지 구분 짓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CG, 북유럽 스타일의 공간 속 소품, 환청에 시달리는 상원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한 벽과 천장이 움직이는 세트 등은 보는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오는 2월 5일 개봉. 러닝타임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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