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다시 여기 바닷가' 음원차트 1위에 깜짝, 이렇게 오래 사랑받을 줄 몰랐죠."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가 이름 그대로 올 여름 차트를 '싹쓸이' 했다. 유재석(유두래곤), 이효리(린다G), 비(비룡)의 조합으로 결성 전부터 화제를 모은 싹쓰리는 주요 음원차트 1위 후 '롱런'을 이어가고 있다. MBC '음악중심'과 엠넷 '엠카운트다운' 등 음악방송 2관왕을 차지하며 '괴물 신인'의 면모를 입증했다.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노는어린이(high seAson)는 '다시 여기 바닷가' 인기의 숨은 공신이다.
'다시 여기 바닷가'는 이효리 작사, 이상순 작곡, 노는어린이가 편곡한 합작품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싹쓰리 데뷔곡 선정을 위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쟁쟁한 곡들을 제치고 타이틀곡이 됐다.
노는어린이는 "타이틀곡 블라인드 테스트 하기 전 의뢰를 받았다. 처음엔 정확하게 무슨 프로젝트인줄 몰랐다. 많은 작곡가들이 참여하니까 한 번 해보자고, 의뢰를 받았다"고 '다시 여기 바닷가'의 작업 시작을 알렸다.
'다시 여기 바닷가'는 1990년대 감수성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한 뉴트로 장르로,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와 청량한 편곡이 어우러졌다. 추억의 혼성그룹이 재조명 됐고, 뉴트로 열풍이 다시금 유행하는 시발점이 됐다.
1983년생인 노는어린이는 2007년 걸프렌즈(채리나, 유리)의 'Beautiful Day(뷰티풀데이)'로 데뷔하며 가요계에 입문했다. 쿨, 룰라, DJ DOC 등의 음악을 듣고 자랐다. 90년대의 음악 트렌드를 분석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세대로, 자연스럽게 당시의 노래들은 작곡가의 꿈이 되는데 자양분이 됐다. '다시 여기 바닷가'에 1990년대 감성이 묻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상순이 작곡한 '다시 여기 바닷가'는 지금의 어쿠스틱 버전에 조금 더 가까웠던 노래. 노는어린이는 이 곡을 신나는 분위기로 편곡했다.
노는어린이는 "'다시 여기 바닷가'를 듣는 순간 느낌이 왔다. 그 시대 음악을 많이 듣고 자랐다. '어떻게 신나게 바꾸지'라고 고민은 했는데, 어느 순간 편곡 방식이 매칭이 됐다. 멜로디가 워낙 좋아서 처음에 임팩트를 있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인트로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다시 여기 바닷가'는 처음 작업할 당시만 해도 싹쓰리의 타이틀곡이 아니었다. 노는어린이는 "이 직업이 맨날 기대하다가 실망하는 일들이 많다.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운도 따라줘야 한다. 워낙 잘하는 분들이 많아서 마음을 내려놓고, 정말 재미있게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최종 타이틀곡이 됐다는 이야기에도 음원이 나올 때까지 안심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녹음이 끝나고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안 믿겼다. 다른 노래가 타이틀곡이 되지 않을까 불안했다. 앨범 발매되고 나서야 '이제야 됐구나' 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지난 달 18일 발매된 '다시 여기 바닷가'는 싹쓰리 신드롬에 힘입어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그것도 벌써 3주 넘게 '롱런' 중이다.
노는어린이는 "이 정도까지 잘될 줄 몰랐다. 10위권 안은 예상했는데"라고 웃으며 "1위를 해도 금방 내려오겠지 했는데 이렇게 오래 사랑받을 줄 몰랐다. 20대, 30대,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했던 것 같다. 가장 듣기 좋았던 말이 '딸이랑 같이 듣는다'는 말이었다"고 말했다.
가요계 뉴트로 열풍을 주도한 '다시 여기 바닷가'의 인기 이유는 무엇일까. 노는어린이는 "우리나라 가요계가 아이돌 음악에 치우쳐 있었는데, 뉴트로가 트렌드로 떴다. 한 장르에 치우치면서 대중들의 피로감이 쌓였던 것 같다. 한 번씩은 이런 것을 원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여기 바닷가'는 바캉스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상황에서 음악으로 즐기는 대리만족이 있었던 것 같다. 여기에 30,40대들의 추억도 자극하지 않았나. '멜로디는 좋은데 가사가 울컥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주변의 반응들을 전했다.
물론 싹쓰리 멤버인 린다G(이효리)와 유두래곤(유재석), 비룡(비)의 네임밸류도 무시할 수 없다. 세 사람이 함께 하는 호흡은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내놨다.
노는어린이는 "이 분들은 프로구나 싶었다. 음악을 빨리 느끼고 해석하고 잘 표현을 해줬다. '엠카'나 '음중' 무대도 봤는데 경험이 많아서인지 프로라는게 느껴지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세 분과 작업한 건 처음이었다. 사실 처음에 걱정은 됐다. 너무나 자신의 색깔이 뚜렷한 분이라 믹스매치가 잘 될까. 개개인으로 불렀을 때는 너무 잘 하는데, 노래가 전체적으로 어울릴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프로는 프로더라"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 "유두래곤은 처음 봤을 때 '연예인이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웃으며 "그 전에 다른 일들로 녹음을 많이 해봐서인지 열정도 대단하고, 디렉을 더 하려고 하더라. 경험이 있어서 잘 소화한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다시 여기 바닷가'가 크게 히트하면서 싹쓰리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도 컸다. 그는 "음악이 1위하고 난 뒤 이상순 형님에게 감사하다고 연락했고, 이효리 누나에게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노는어린이는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늦게 온다고 한다. 휴가철에 바닷가에서 들으면 좋은 노래"라고 강조하며 "조금 더 롱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활짝 웃었다.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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