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교수 "K-발레 레전드도 나와야지요"


(인터뷰)제자들과 무대에 오르는 교수...한국적 미학 기반 발레 구축 '구슬땀'

[조이뉴스24 박재덕 기자] "내가 배운 무용은 공연으로 세상과 만나는 것입니다."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교수는 "무용은 상상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제자들의 공연을 적극 후원하는 교수로 정평이 나 있다. 감독이나 코치만 하는 게 아니라 제자들과 연습도 하고 무대에 함께 올라 공연도 한다. 조기숙표 제자사랑법이다.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교수가 서울 마포구 상수동 스타카페 라부에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기자 ]

조 교수 사전에는 나이가 없다. 나이를 잊고 산다. 그러기에 딸 뻘인 제자들과 무대에 올라 같이 땀흘리며 춤을 춘다. '열정의 발레리나' 조 교수는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방탄소년단(BTS)을 K-팝 레전드로 키워냈듯이 제자들을 'K-발레 레전드'로 키우는 게 꿈이다.

◆ K-발레 미학적 토대 구축한 안무자

조 교수가 지금까지 창작공연한 발레 작품은 30편이 넘는다. 학계는 그녀에게 'K-발레의 미학적 토대를 구축한 안무자'로 평가한다.

"무용가로서 제자들과 함께 한국적인 내용과 미학을 기반으로 한 K-발레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조 교수는 21세기 한국에 맞는 컨템포러리 발레 장르 개척을 추구한다. 우리나라 발레는 특정 시기, 특정 작품들에 치중하는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조 교수는 "발레도 나라와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며 "서양 신화에 기초한 서양 작품에 한정될 게 아니라 동양 신화 속에서도 많은 모티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들로는 여신 시리즈 '그녀가 온다-여신 서왕모', '그녀가 논다-여신 항아' '그녀가 운다-여신 무산신녀' 등이 있다. 또 '백조의 호수-사랑에 반하다' '백조의 호수II-사랑에 취하다' '백조의 호수III-사랑에 빈하다' '백조의 호수 IV-사랑에 통하다' 등 백조의 호수 연작 시리즈는 원조 클래식 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해 호평받았다.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교수가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기자 ]

◆ 제자, 학교에 대한 지독한 사랑

지칠 줄 모르는 창작활동을 펼쳐온 조 교수는 문화계에서도 큰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서울특별시 교육청 문화예술교육 자문위원, 이화여자대학교 문화예술 도시재생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안팎으로 팔방미인이다.

그녀가 요새 공을 들이고 있는 일이 또 하나 있다. 학교의 미래문제다.

조 교수는 "몸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라며 "몸도 대학도 잘 먹고 영양과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 역시 하나의 몸이며, 고정불변의 딱딱한 조직이 아니고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체라는 주장이다.

조 교수는 "몸을 알고 순환 관계를 알면 조직을 이해하는 깊이, 소통하는 깊이가 다르다"며 "앞으로 이화라는 공동체를 살리는 일에 기여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말끝마다 제자사랑, 학교사랑이 묻어난다. 지극정성이다.

◆"강에서, 산에서 더 자유롭게 춤추고파 "

제자, 학교 얘기 말고 자신의 인생 얘기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시장에서 광장에서, 강에서 산에서 더 자유롭게 춤추고 싶어요."

조 교수는 "무용 예술의 지형이 극장만으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삶의 현장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소신이다.

그는 "제자들을 키우고 나중에 퇴임하면 유랑춤패 하나 만들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춤추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털어놨다.

"결국에는 극장에서 나와 세상으로 들어가야지요."

조 교수는 자연주의자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형제이자 자매인 동물과 식물을 너무 학대했다"며 "그들을 너무 함부로 대해 지구가 아픈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얘기다.

"지구가 살기 위해 아프다고, 살려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조 교수는 "이 상황을 꿰뚫어보는 정책과 자기 성찰. 문명 성찰, 개인의 실천 등이 총제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조이뉴스24 박재덕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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