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의 전 직원이 양심고백을 통해 현 구단의 비리의혹을 폭로했다.
박기형 전 전남 드래곤즈 유소년팀장은 7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병 비리 척결을 외쳤던 현 전남 구단 역시 8만달러의 용병비리을 저지르려다 미수에 그쳤었다"며 "이외에도 구단 직원의 공금유용을 눈감아줬고 증거로 본인의 말을 녹취해놓았다"고 밝혔다.
박전팀장은 '전남 구단 진술을 밝힙니다'라는 A4용지 9장짜리 자료집을 통해 전남 구단이 용병비리를 담합하려는 의도와 구단 직원의 공금 횡령을 덮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추후 이를 입증할만한 녹취자료와 증빙서류를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전팀장의 자료집에 따르면 지난 7월 전남 구단은 이장수 감독을 배제한 채 L과장을 브라질로 보내 외국인 선수의 영입을 시도했다. 이감독이 이에 반발하며 결국 함께 브라질로 떠나게 됐다.
결국 구단에서 고른 호제리오와 이감독이 선택한 엘렐로 압축이 됐고 엘렐과 계약을 맺으려 하자 구단이 반대하며 결국 아무도 뽑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알고보니 당초 브라질로 떠나기 전 호제리오의 몸값은 당초 임대료와 5개월 급료를 포함 24만달러에 보고됐지만 브라질 현지에서 8만달러가 뛴 32만달러로 둔갑돼있었다는 것.
이감독은 당시 브라질 현지 에이전트였던 S씨에게 확인하자 처음에는 "24만달러가 확실하다"고 말하다가 4시간 후 갑자기 "잘 못본 것 같다. 32만달러가 맞다"며 발뺌했다고 박전팀장은 주장했다.
박전팀장은 당초 24만달러에서 32만달러로 둔갑한 증빙 자료를 자료집에 첨부했다.
박전팀장은 L과장이 구단 공금 1천~2천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추가로 폭로하고 "구단 고위관계자들은 이를 알고도 쉬쉬하다 최근에서야 3천만원으로 올려 계좌추적을 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L과장과 5시간 대화를 나누며 녹취해놓은 테이프에 구단 관계자들이 대거 포함돼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용병비리 근절을 위해 구단에 부임했던 현 집행부가 구단 내부에서 여전히 비리의혹이 불거지고 있는데도 이를 묵과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이를 밝혀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던 이장수 감독은 비리담합의 희생양이다"고 말했다.
이날 박전팀장이 폭로한 사실은 현재로서는 전남 구단의 용병 비리 의혹이 미수에 그쳐 사실입증이 힘든 상황이다. 비리의 중심에 서있는 L과장이나 브라질 현지 에이전트 S씨가 밝히지 않는 한 사실입증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전팀장은 "끝까지 진실을 밝혀 앞으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전팀장은 지난 10월20일 유소년팀내에서 성추행사건이 빈번하다는 인터넷 제보에 따라 책임을 지고 현재 보직에서 해임돼있다.
▲왜 전남구단의 비리를 밝힐 기자회견을 자청했나
방금 전 이장수 감독이 공식 해임됐다. 이감독은 프런트의 지원없이도 후기리그 준우승까지 이끌었는데 구단이 밝힌 해임 사유에 해당요건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 구단 집행부는 용병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부임했지만 오히려 비리 담합의혹이 짙은데다 회계상으로 부정 비리를 남발하고 있어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
▲이감독과 구단이 갈등했던 이유가 뭔가
구단은 올시즌 초부터 이장수 감독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구단 직원과 에이전트와 2억4천만원을 8천만원씩 나눠 가졌다는 소문을 퍼트렸다.
이감독은 단 돈 10원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불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후 구단 관계자들이 김남일 등 스타선수들의 퇴출 언급과 강철 선수의 은퇴를 감독과 상의하지 않고 돌발적으로 팀을 운영했고, 지난 7월 불거진 용병 비리 담합의혹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자 이미 해임을 결정해놓았었다.
▲구단에서 어떻게 용병비리을 담합했다는 것인가
지난 7월 구단에서는 감독을 배제한 채 브라질로 L과장을 혼자 보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계획이었다. 감독에게 무슨 포지션의 어떤 스타일의 선수가 필요한 지 일절 상의 없이 일이 추진되다 감독이 출국 3일전 구단 결정을 번복시켜 함께 출발하게 됐다.
L과장은 호제리오를 최종후보로 지명했고, 이감독은 엘렐 선수를 지목했다. 결국 이감독은 브라질 리그를 좀더 지켜본 후 엘렐과 최종계약을 맺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감독 귀국일 아침 갑자기 구단에서 외국인 영입 취소를 일방적으로 결정해 어쩔 수 없이 아무도 뽑지 못하고 돌아오게 됐다.
이후 출국전에 임대료와 5개월 급료를 포함 24만달러였던 호제리오의 몸값이 32만달러로 8만달러가 올라간 것을 확인하게 됐다. 이감독은 사장을 찾아가 "구단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지만 전혀 답변이 없었고 호제리오 영입을 추진했던 L과장은 프로지원팀 팀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이후 이감독이 현지 에이전트인 S씨에게 이를 확인했다. 몇차례에 걸쳐 24만달러라고 사실을 확인해줬지만 확인서를 요구하자 4시간만에 번복하며 "잘못 본 것이다. 32만달러가 맞다"고 발뺌했다.
이후 S씨가 구단 모직원에서 전화를 걸어 "내가 말하면 L과장이 다쳐"라고 말한 것을 내가 옆에서 들은 적이 있다.
▲L과장의 공금 횡령 사건을 설명해달라
이 사실은 L과장이 구단에 직접 고백한 내용이다. 구체적인 언급은 이미 녹취해놓아 나도 증거자료를 갖고 있다. L과장은 구단 내부에서 계좌추적을 통해 자신의 비리증거를 수집하려하자 사무국장에게 찾아가 모두 고백했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이에 대해 아무런 징계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L과장의 공금횡령액을 3천만원으로 늘려 조사하자 L과장은 "나 혼자 교도소 가겠다"고 말하더라.
▲이같은 사실을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자료가 불충분하지 않나
L과장의 녹취자료를 갖고 있는 데다 추후 증빙자료를 제시하겠다.
포스코 그룹은 현재 이구택 회장님이 '투명경영'을 강조하며 서울 본사에 '포스코 기업윤리 실천 사무국'을 열어놓았다.
나는 지난달 29일 이 곳을 찾아 구단의 회계상 비리와 앞에서 제기한 모든 것을 이동만 부장에게 밝혔지만 조사에 들어갔는 지는 알 수 없다.
현재로서는 L과장과 S씨가 고백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지만 본인들의 의지는 그다지 없어보인다.
▲구단 고위관계자로부터 감독에게 해임통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나
지난달 28일 새벽 3시30분에 사무국장의 전화를 받고 집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구단 비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자 국장은 화를 내며 "플레이오프도 다 필요없다. 감독에게 가서 해임을 알리라"고 지시했다.
나는 이를 따랐을 뿐인데 구단에서는 마치 내가 홧김에 단독으로 감독에게 알린 것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이후 구단에서 어떻게 행동해왔나
L과장이 나를 만나 구단에 복직을 권유할 테니 이제 그만하라고 말했다. 다음달 오전 구단 회의를 마치고 L과장이 다시 나를 찾아와 국장과 모두 얘기됐다. 이제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정정보도를 요청하면 복직시키기로 했으니 구단으로 가자고 말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거절의사를 밝혔다.
이 회유건이 또 말썽을 빚을 것으로 보이자 다음달 L과장이 또 나를 찾아와 "그 발언은 내 사견이지 국장 뜻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현재 보직해임된 것으로 아는데
내가 담당하고 있던 유소년팀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대회에 참가하기위해 장기합숙을 하다보니 숙소에서 성인비디오를 틀어줬고 사춘기 애들 너댓명이 장난을 한 모양이다.
이 사실이 구단 홈페이지에 제보됐고 이를 책임지고 지난 10월20일 보직해임됐다.
▲앞으로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텐가
그동안 나는 축구선수와 축구행정가로 30년간 일해왔다. 앞으로 이감독같은 희생자가 없도록 하기 위해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겠다.
조이뉴스24 최원창 기자 gerrar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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