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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강하늘의 뚝심 "후회無…과거도, 현재도 옳은 선택이라 믿어"


(인터뷰)배우 강하늘이 완성한 '비와 당신의 이야기' "내 스타일"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강하늘이 감성 로맨스로 돌아왔다.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걱정하면서도 첫사랑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청춘'의 얼굴을 스크린에 담아낸 강하늘의 얼굴은 여전히 맑고 싱그럽다. 화를 잘 못낸다는 실제 강하늘이 그대로 투영된 듯한 캐릭터는 따뜻한 봄날 기분 좋은 설렘을 안겨준다.

지난 28일 개봉된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강하늘 분)와 소희(천우희 분),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한 그들이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 감성 무비다. 강하늘은 불확실한 내일에 흔들리는 삼수생 영호를 연기했다.

배우 강하늘이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주)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배우 강하늘이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주)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공부엔 뜻이 없는 영호에게 찾아온 뜻밖의 설렘. 바로 첫사랑 소연(이설 분)이다. 소연에게서 온 답장. 그 편지는 영호의 삶에 한줄기 빛이 된다. 하지만 진짜 편지를 보낸 이는 소연의 동생인 소희였고, 두 사람은 12월 31일에 비가 오면 만나자는 약속을 한다. 이에 아주 긴 '기다림'을 선택한 영호다. 강하늘은 이런 영호의 맑고 순수한 성정을 고스란히 담아내 관객들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최근엔 볼 수 없던 영화였고, 그래서 더 끌렸다는 강하늘은 다소 비어있는 시나리오에 자신을 투영해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래서 더욱 애정이 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2007년 데뷔해 벌써 '14년'이라는 경력이 쌓인 강하늘은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밝고 긍정적이게 살아간다. 이것이 강하늘을 더욱 빛나게 하는 이유이자, 대중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다.

- 시나리오로 봤을 때와 스크린으로 봤을 때 다른 느낌이 있었나.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봤다. 단순한 잔잔함이 아니라 내가 한때 느꼈던 감정을 자꾸만 되새긴 대본이었다. 군대에서 읽어서 더 그랬을 수도 있다.(웃음) 그 느낌이 스크린에서 더 극대화되더라. 내가 상상했던 그림이 눈 앞에 펼쳐지다 보니 뭐랄까. '내 스타일'이었다. 좀 더 좋았다."

-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한 멜로 영화 느낌이 아니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접속' 느낌도 났다. 관객으로서 이런 느낌의 영화를 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대본이 좋아서 선택하게 됐다."

- 영호 캐릭터에 공백이 많아 스스로 모습을 많이 채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영호와 강하늘은 얼마 정도 닮았나.

"감독님께서 캐릭터에 공백이 있었고, 거기에 저 강하늘을 좀 더 넣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정해져 있던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100%는 아니고 제가 느끼기엔 77.6% 정도인 것 같다.(웃음) 다른 점은 영호처럼 애매모호한 느낌이 아니라 조금 더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뭐든 확실하게 하려고 하는 점이 다르지 않나 싶다."

- 영호를 채워나가는데 있어서 어떤 아이디어가 반영됐나. 극 속에서 전단지 받는 영호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대본에는 많이 비워져 있었고 표현들이 간결했다. 저의 아이디어라기 보다는 영호를 만들 때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했고, 감독님도 아이디어를 주셔서 만들어진 것들이 있다. 전단지 받는 장면은 대본에 없이 현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맞다. 그 캐릭터를 표현할 수 부분이 많다는 생각에 대사보다는 반응, 표정, 그 상황에서 해야 하는 조그마한 행동들을 소소하게 넣으려고 노력했다."

배우 강하늘이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주)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배우 강하늘이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주)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 실제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아직 남아 있나. 또 영호가 소연이에게 쓴 편지 내용 혹은 소연이를 만나기 위해 한 행동 중 중 가장 공감에 갔던 부분은?

"당연히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다. 저 또한 편지를 좋아했고, 과거 싸이월드에서 좋은 글귀를 보면 '퍼가요'하면서 가져와서는 손편지에 자주 썼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고민해서 편지를 쓰던 모습들이 조금 더 공감이 갔다."

- 편지를 주고 받은 천우희, 11년 지기 강영석, 두 배우의 연기는 어떻게 봤나.

"좋은 연기, 훌륭한 연기 감사하다.(웃음) 많은 분들이 느끼면 좋겠는데, 저는 극에서 우희 누나를 못 봤다. 진짜 소희라고 믿게 됐던 것 같다. 그 부분이 너무 좋았다. 또 영석 씨와는 오래 친하다 보니 처음 나올 때는 '윽' 했다. 되게 잘하더라. 그 배역으로 봤던 것 같다. 너무 잘했다."

- 영화 속 주인공과 직접적으로 교류를 하는 장면이 많지 않은데, 소연에게 빠져드는 영호를 보여주기 위해 어떤 부분에 신경쓰면서 연기했나.

"녹음된 내레이션을 듣고 했는데 실제로 만난 것보다 더 큰 울림을 줬던 것 같다. 계속 상상했던 그 이미지가 오래 남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더 좋았던 부분이다. 신경을 썼다기 보다는 그 부분이 좋아서 이런 방식이 좋다는 얘기를 했다."

- 수진(강소라 분)을 향한 영호의 감정을 어떻게 해석하고 연기했나.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인데, 떠나기 전 수진이 있는 공간에 일부러 찾아가서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무 감정이 없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얘가 얘를 좋아해', '둘이 사귀어' 같은 표현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저 또한 '내가 저 사람을 좋아하나?', '왜 이렇게 마음이 쓰이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 식의 표현을 하고 싶었다."

- '미생'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강소라 배우와의 재회는 어땠나.

"정말 오랜만에 만났는데 재미있더라. 둘이 입이 트여서 한참 얘기를 하다가 제작진이 우리 수다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촬영을 하기도 했다. 소라는 '미생' 때도 배울 게 많은 친구라는 생각을 했다. 매번 치열하게 준비를 해온다. 그리고 그 준비해온 것을 여유롭게 해낼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친구다. 이번에도 고민해 온 지점이 설득력이 있었고, 치열하게 준비를 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우리 둘 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연기나 현장에 대해 유연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 강소라 배우가 군대 때 문자도 보내주고 했다고 들었는데, 혹시 이번 홍보 활동 중에 강소라 배우와 연락을 주고 받은 것이 있나.

"쉬고 있는 것 같아서, 딱히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늘쯤은 연락을 한 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10년 가까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영호의 변화와 성장은 어떻게 담아내고자 했나.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고 싶긴 했는데, 느끼신 분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호흡, 목소리 톤을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물론 10년 전이나 시간이 흐른 후나 저 자체이다 보니까 얼마나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노력을 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강하늘 [사진=키다리이엔티, 소니픽쳐스]
비와 당신의 이야기 강하늘 [사진=키다리이엔티, 소니픽쳐스]

- 실제로도 영호와 같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건지, 하는 일을 좋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런 지점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했을 것 같은데 어떠한가.

"영호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잘 웃고 다니고, 그런 것에 깊은 고민을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나이가 들면서, 일단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저스트 두 잇' 이 말을 좋아하는데, 일단 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과거에도 100% 옳은 선택을 했고, 지금도 옳은 선택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미래에도 맞는 선택을 할거라 믿는다. 후회해봐야 소용 없기 때문이다."

- 실제라면 아련하지만 말 한마디 제대로 못 나눠본 첫사랑 소희와 옆에서 응원하며 둘만의 추억 쌓은 수진 중 누구를 선택할 것 같나.

"저라면 수진이 아닐까 생각한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지 않나. 옆에 붙어있는 수진이랑 더 재미있는 일이 많을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 비오는 날 중 기억에 남는 날이 있나.

"비오는 날 창문을 열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한 번은 빗소리를 들으며 슬며시 잠이 들었다. 일어났더니 비가 들어와서 바닥이 난리가 났더라. 깔아놓은 카펫을 전부 다 빨았던 기억이 있다."

- 천우희 배우와 촬영 분량이 적어 아쉽지는 않았는지, 또 앞으로 더 긴 호흡으로 만나고 싶은 생각이 있나.

"아쉬움보다는 소리가 전해주는 이미지가 생각보다 깊게 남은 것 같다. 목소리를 들으면서 상상을 하다 보니 실제 만난 것 처럼 훨씬 더 많은 기억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에 치고 박고 하는 역할로 다시 만나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역할은 친해야 잘 되니까, 그렇게 만나고 싶다."

- '미담 제조기', '미담 자판기' 등 착하고 선한 이미지들이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하나.

"부담 안 된다. 그런데 이런 질문이 부담이 된다.(웃음) 저는 그런 것에 짓눌려 살고 하는 성격이 아니다. 전 저답게, 강하늘스럽게 살고 있는 것 같다."

- 미담을 들어보면 평소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으로 살고자 고민하고 노력하는 편인가.

"제 목표는 하나다. 저랑 잠깐이라도 만나는 사람이 얼굴 찌푸리는 일이 없길 바란다. 큰 노력을 하는 건 아니지만 저도 상대가 시간을 투자해서 서로를 마주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기에 부정적인 시간보다는 즐겁고 기분 좋은 시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 무대 차기작도 계획이 있나.

"당연히, 무대는 계속할거다. 하지만 시국도 그렇고 향후 정해진 작품도 있어서 지금은 못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할 마음이 있다."

- 각 매체별로 얻는 에너지와 시너지가 다를 것 같다.

"연극은 관객들에게 그 에너지와 감동을 전하기 위해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는, 그 현장성이 좋다. 영화는 내가 고민하고 표현하는 걸 한 컷에 담아낸다. 순간 순간 캐치하게 되는 에너지가 있어 매력 있다.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드라마는 한 역할로 할 수 있는 감정선을 길게 끝고 가야 한다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배우 강하늘이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주)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배우 강하늘이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주)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 촬영 현장에서 이것만은 지킨다라고 하는 습관이나 약속이 있나.

"제가 맡은 역할이 작품보다 잘 보이는 건 지양하고 싫어한다. 작품보다 역할이 먼저 보이는 건 싫다. 작품 안에 제가 자연스럽게 보였으면 한다."

- 앞으로 차기작이 쭉 이어질텐데, 쉼없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거 끝나면 쉬겠지'라는 생각?(웃음) 좋은 작품을 계속 만나게 되어서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하고 좋은 일이다."

- '달이 뜨는 강'으로 오랜 만에 사극 연기를 했는데 어땠나.

"재미있었다. '해적2'도 찍긴 했는데, 드라마 사극은 오랜만이었다. 사극에도 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달뜨강'에서도 좋게 예쁘게 편집해주셔서 좋았다."

- 최근에 편지를 쓰거나 받은 경험이 있나.

"최근에는 쓴 적이 없는데, 군대에서 썼던 기억이 있다. 받았던 편지는 군대에서 아버지가 인터넷 편지를 써주셨다. 아버지께 편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경험이자 기억으로 남아 있다."

- 세 번째 '라디오스타' 촬영은 어땠나. 특히 '동백꽃 필 무렵'에서 함께 호흡했던 김강훈과 다시 만나 반가웠을 것 같다.

"저를 세 번이나 불러주신거라서 감사하고 재미있었다. 모두들 자리를 편하게 즐겁게 해주셔서 감사했다. 저는 강훈이 보다 필구가 더 편한데, 너무 놀랐다. '왜 이렇게 컸지?' 이런 느낌이었다. 반가웠다."

- 영화가 위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한데, 본인에게 위로를 준 사람이 있다면?

"강영석이다.(웃음) 제가 군대를 갈 때 머리 밀어준 친구들이 있는데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위로를 준 사람들이다."

- 데뷔한 지 14년, 벌써 15년차 배우가 됐다. 돌아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 앞으로 더 많은 작품과 만날텐데 어떻게 쌓아나가고 싶나.

"말도 안 되는 기분이 든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만 만나서 잘 쌓아가고 싶다."

- 스스로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의 기준은?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작품은 극장을 나가고 TV를 끌 때 기분 좋은 마음이 하루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영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2시간 정도 되는데 나머지 시간들이 그 영화 덕분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남을 수 있다면 좋은 작품인 것 같다."

-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추천하는 한 문장은?

"분명히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때 느꼈던 감정을 영호나 소희는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해해주셨으면 좋겠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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